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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호/사람과 사람날벼락 같은 1,700명 대량해고 그리고 고공농성, 한강도하 시위 김오근 삼성에스원 위원장
날벼락 같은 1,700명 대량해고 그리고 고공농성, 한강도하 시위
김오근 삼성에스원 위원장

8월 8~9일 2500명 가운데 1700명 대량해고 그리고 11월 21일 40m 대형광고판 고공농성, 28일 한강도하 시위까지 ‘전국삼성에스원세콤 영업전문직 노동자연대(노동자연대)’가 전국에 소개 된 사건들이다. 솔직히 한숨부터 나온다. 노동자연대가 내민 명함은 왠지 장기투쟁 명함첩에 꽂힐 듯한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요즘은 100~200일은 명함도 못 내민다는 서글픈 얘기가 있듯 이 노동자들은 또 얼마나 오랫동안 끝이 안 보이는 갱도를 통과해야 할까?
오늘(12월 12일)에서야 손을 내밀었다. “여보세요..”, 미안한 마음에 조심스레 전화를 넣었다. “아~예 안녕하십니까!”, 씩씩하다. 혹여 지친 목소리를 예감했지만 다행이다 싶었다. “제가 그리로 가겠습니다”라며 의욕을 보이는 김오근 노동자연대 위원장을 만났다.
7월에 경찰청으로 질의서가 날아들었다. 기계경비업법상 하도급을 줄 수 없게 돼 있는데 영업직도 해당하느냐는 요지의 질의서다. 이에 경찰청의 담당자는 “그렇다(법률자문 결과 근거없는 판단임이 드러났다)”고 회신했다. 그 질의서는 삼성에스원이 보낸 것이고 회신을 해고수단으로 활용한 것도 삼성에스원이다. 외부계약을 맺을 당시(2002년)에 했어야 하는 질의를 지금에서야 했다니 그것도 삼성이 말이다. 또 그것을 악용해 1700명을 대량 계약해지(해고)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이번 달엔 신입사원을 채용한단다.
김오근 위원장은 대량해고가 “외부계약비율이 많은 경쟁업체를 견제하고 나아가 전국지사에서 수수료 동결 등의 문제로 형성되는 불만이 노조와 같은 형태로 표현되는 것의 싹을 자르기 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한다. 더욱이 복수노조허용에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인 시점이라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현재 이 문제는 경찰 법제처에 판단을 물은 상태이고 이달 20일 정도에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리라고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오근 위원장은 한두마디의 질문에 무척 많은 얘기를 꺼내 놓았다. “왜 특수고용 노동자의 문제가 심각한지 알았다”에서부터 911야합을 저지른 한국노총, 자본의 눈치를 보는 경찰, 만인 앞에 결코 평등하지 않는 법, 경비업계의 현실 등 많은 얘기들을 했다. 그 가운데 너무도 정당하지만 쉽게 권할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딜레마에 관한 부분에 이르러서는 날 더욱 안타깝다 했다. 날벼락처럼 1,700명이 해고된 후에 전국에 2~3명씩 흩어져서 일하던 생면부지의 노동자들이 지난 8월 31일 처음 모였단다. 그는 20명인 지금 보다야 많았지만 “당시에도 숫자는 많지 않아 64명이 모였다”고 출발당시의 힘겨움을 말한다. 또한 경찰회신을 이용한 회사의 교묘한 협박으로 “회사가 준비해 온 계약해지 통보서(노동자가 회사에 통보하는 내용)에 다수의 노동자들이 서명을 한 상태여서 적잖은 사람들이 싸우기를 체념한 상태였고 이후에도 손배청구, 감시와 협박, 중상모략, 회유로 40여명이 조합을 탈퇴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더욱이 “나은 생활을 위해 나섰지만 싸우면 싸울수록 힘겨워지는 생활을 참아내라고 말할 순 없었다”라는 말에서는 쓸쓸함마저 배어나왔다.
그러나 김오근 위원장은 좌절하진 않았다. 지금은 딱 20명이 전선에 남아 있지만 이제 그들에겐 사명감마저 느껴진다. “여기저기 다니며 졸음운전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나 하나 어떻게 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동료들의 일을 대표하는 몸이기에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단다. 점점 왜소해진지는 조직의 모습 때문에 기자는 “행여 어려움에 짓눌려 있지 않을까?”하는 방정스런 생각을 해봤지만 김오근 위원장은 의지를 다잡고 있었다. “비록 적은 수지만 고공농성도 하고 한강도하 시위도 하면서 강한 단결의지를 모아냈다. 전에는 서로 얼굴도 모르던 사람들이지 않았는가”라는 대답에 나약함은 없었다. 그러면서 오늘 만남에 동행한 조합원의 어께를 토닥이고 서로를 응시하는 저들의 모습은 이미 조합원 사이 이상이었다. 김오근 위원장의 오늘은 어쩜 이 땅의 노동자에게 필연일 수 있지만 그에겐 남다른 인연이 있기도 했다. 코오롱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의 이상진 조합원이 그의 죽마고우다. 계모임에서 친구 이상진이 노동자의 투쟁에 대해 말할 때 “꼭 저렇게 해야만 하나”하는 의구심을 갖기도 했는데 “막상 내가 당하고 나니 상진이의 한마디 한마디가 이해간다”는 김오근 위원장에게 이상진 조합원은 이제 동지다. 그 동지와 함께 또 새로 얻은 조합원 형제들과 함께 김오근 위원장은 또 내일의 투쟁을 준비한다.
“전원삭발, 천막투쟁, 단식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 그도 안 통하면 거대 삼성을 상대로 점거타격도 마다하지 않을 작정이다”
짧은 만남을 마치며 그는 “노동자연대의 인터넷카페가 있는데 많이 들어오셔서 격려와 충고의 말씀을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라고 부탁한다.
안티쎄콤(에스원) http://cafe.daum.net/antis1

박성식기자 bullet1917@hanmail.net

민주노총  kctu@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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