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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호/기업의 사회적 책임‘기업의 사회적 책임’논의 더 확장돼야
‘기업의 사회적 책임’논의 더 확장돼야
“쇼”를 넘어 진보적 쟁점으로

지난 5일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실은 최근 상승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연구발표회’를 열었고 이미 삼성SDI은 국내기업 최초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표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 확산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엘지칼텍스는 노동자 탄압으로 뽑아 낸 초과이윤 중 일부를 떼어내 연 100억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출연하고 있다.
조명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에 의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1940년대에 미국 대법원 판결로 확립되었고, 세계 거대기업의 45%가 사회책임 보고서를 내고 있다”고 한다.
사실 사회공헌기금이라는 말부터가 기업이 하지 않아도 될 시혜를 사회에 베푸는 것으로 포장하는 용어이고 우리나라에 있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실제로도 반(反)기업정서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거나 기껏해야 ‘자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삼성그룹이 정치자금법에 연루된 이후 이건희 회장이 돈으로 무마하려는 것이나,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과 그의 아들이 기소되자 1조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내 놓은 것도 그 예이다. 또 연말이면 기업의 총수까지 나서서 ‘연탄’과 ‘김장’의 봉사체험을 하는 장면은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또 12월 13일자 매일경제는 “대가수 기업들이 이런 활동(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사회복지사를 채용했지만 대부분 사회복지사들이 비정규직인 점은 사회봉사활동이 ‘쇼’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사회공헌활동을 일회성 행사로 끝낼 수 있거나 언제든지 필요에 따라 폐지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충고하고 있지만 야수의 잔혹성을 감추기 위해 양의 탈을 쓰는 수단인 사회적 책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자본가들은 CSR을 이용해 수익성 효과와 더불어 직원들과 소비자들로 하여금 충성심을 유도하고 있다. 엘지 노동자들은 임금의 1%를 사회공헌기금으로 내 놓고 있다.
이에 대해 전창환(한신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CSR이 공적인 통제 없이도 기업이 일으키는 문제(환경문제 등)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기업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공공정책으로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는 대응방안을 내놓기도 하지만 여기에 그칠 일도 아니다. 진정으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 한다 하면 기업은 우선 노동자의 생존권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나아가 기업의 이윤 자체가 어떤 개인이나 일부집단의 성과일 수 없으며 사회적 활동의 결과인 만큼, 당기순이익의 2.2%만을 떼어주는 것(삼성)이 아니라 이윤에 대한 통제 자체를 사회전체가 관장해야 하는 것이 CSR의 근본적 태도일 것이나 아직은 시기상조다. 그러나 세계화라는 구호로 국민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규제없는 이윤축적을 누리는 거대자본에 대한 통제를 위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그 논의를 확장해야 한다. 그래야만 CSR담론이 “홍보라는 상업적 동기와 친화적 기업 이미지 형성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의도”(조돈문 카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로 노동자의 영혼까지 빼앗고 지속적인 착취를 꾀하는 수단에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진보의 방향타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박성식 기자 bullet1917@hanmail.net

민주노총  kctu@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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