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궐기인터뷰-박석운>
1. 마침내 5차에서 협상은 흔들렸다. 한미FTA 저지 투쟁의 승리인가?
승리고지의 9부 능선에 올랐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는 국민들이 모르는 사이 얼렁뚱땅 처리하려 했으나 범국본이 출범하고 스크린, 광우병, 약값 등의 문제를 통해 국민적 공분이 일어나면서 협상기조가 바뀔 수밖에 없었다. 협상을 더 이상 진척시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받는 것 없이 퍼주는 협상의 결정판, 즉 ‘묻지마 체결’이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이다. 성과에 자만하지 않는 대비가 필요한 부분이다.

2. 세 번에 걸친 총궐기는 역동적이며 변혁의 전망을 내포하는 투쟁이었나?
올해 투쟁으로 바로 변혁적 전망이 생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시작이라고 말해야 한다. 명실상부한 노농동맹의 성과가 있었다. 이제까지는 각자의 요구에만 매몰된 지원투쟁에 머물렀기에 상호상승작용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양계급을 아우르는 이해와 요구를 기반으로 굳건한 노농동맹을 달성했기에 변혁전망을 세우기 위한 중요한 계기를 발견했다고도 볼 수 있다. 게다가 연대가 중앙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국 각 지역에서 투쟁의 성과를 느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3. 한미FTA 저지 투쟁 또는 민중총궐기 투쟁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대중투쟁의 관점에서 보자면 3차에 걸친 총궐기 투쟁, 어지간히 한 투쟁이다. 또 노농동맹을 바탕으로 원천봉쇄를 뚫어가며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그러나 투쟁을 하면 그 성과의 가시적 결과나 영향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총궐기에도 불구하고 중앙정치전선은 결코 성공적이지 못했다. 아쉽다.

4. 총궐기투쟁의 성과 조직적으로 승화시킬 방법은 없는가?
성과적으로 형성된 노동동맹을 구조화하고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조직적 승화의 핵심이다. 나아가 상설연대체의 질적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대중적 토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도 조직적 성과의 의미가 있다.

5. 민중총궐기 노동계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한미FTA 저지투쟁에 비해 노동악법분쇄투쟁이라는 측면은 부각되지 못했다.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회일정이 있는 상황이고 주요하게는 FTA 저지 투쟁보다 더 고도화된 중앙정치전선이 있어야 성과를 낳을 수 있는 투쟁이다. 대중투쟁만으론 사실 어렵다. 당의 역할도 부족했다. 또 너무 지난한 과제이다 보니 상당히 지쳐서 끝물투쟁이 되버렸다. 대중투쟁과 더불어 좌전선 우정당을 갖춘 중앙전치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6. 민중총궐기 또는 한미FTA 저지투쟁의 내년 전망은?
내년 3월에 사활을 건 2단계 총궐기 투쟁이 필요하다. 또 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확인된 농민들의 투쟁의지를 다지는 것과 함께 민주노총은 다시 3월 정치총파업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선거일정을 봤을 때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놓을 수도 없는 과제이다. 때문에 내년 선거에 임하는 모든 후보들은 한미FTA 저지 투쟁을 주요공약으로 내걸고 대중들도 후보선택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 각 지역의 활동가들이 노농동맹의 성과를 느끼고 사기가 높아 있다. 우리의 자신감이다.
박성식 기자bullet1917@hanmail.net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