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세410-쟁점

“노동운동 위기다” 95%…금속노조 미래는 ‘파란불
15만 금속노조 대의원 의식 설문조사 결과

금속노조는 지난 12월 20일 속개된 산별완성대의원대회에서 대회에 참가한 대의원 526명을 대상으로 ▲노동운동 전망 ▲금속노조의 과제 ▲민주노동당 평가 및 대선 ▲언론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한 대의원은 모두 362명으로 수거율은 68.8%를 보였다. 응답한 대의원들의 분포를 보면 2006년 6월 산별전환으로 금속노조에 가입한 비율이 62.1%로 가장 많았으며, 2001년 창립시 가입한 비율이 23.9%로 그 뒤를 따랐다.
사업장 규모에 따른 분포를 보면 1000명 이상 사업장의 비율이 63.7%로 가장 많았고, 업종별로는 자동차(76.5%)가 압도적 비율을 차지했으며, 기계금속(7.5%), 전기전자(6.6%), 철강(4.4%), 조선(3.0%)업종 순으로 나타났다.
간부경력은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대의원 비율이 42.6%로 가장 많았고, 5년~9년이 27.1%, 5년 미만이 30.3%로 나타나 응답자의 70% 정도는 노조활동경험이 많은 대의원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응답한 대의원 가운데 민주노동당 당원이 60.4%였고, 후원회원이 10.8%인 반면에 관계없다고 응답한 대의원은 28.8%였다.

<각 영역별로 설문조사결과 분석>

노동운동 진단 및 전망=간부역량부족+실리주의가 문제
위기 원인은 내부에…현장조직력 강화가 해답

15만 금속노조 대의원들은 노동운동이 현재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위기상황은 아닐지라도 침체상태에 빠져있다고 응답한 대의원 23.8%를 포함할 경우 94.7%가 ‘노동운동은 위기상태’라고 진단한 셈이다. 이러한 진단은 지회규모가 클수록, 2006년 가입한 대의원일수록, 5년에서 14년 경력을 가진 간부들에서 더 강하게 인식했다.
대의원들은 위기의 원인은 정권이나 자본보다는 노조내부(77.4%)에서 찾았다. 조합원 실리주의 경향과 연대의식 부족을 원인으로 꼽은 대의원은 38.8%로 가장 많았고, 간부의 의식과 역량부족이 위기를 불러왔다고 응답한 비율도 38.5%나 되었다. 조합원의 실리주의 경향에다 이를 극복하고 노조로 결집시켜내기 위한 지도부와 간부들의 역량부족이 맞물려 노조운동이 위기에 빠졌다는 얘기다.
위기탈출을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 22.7%의 대의원들이 현장조직력 강화를 첫 손에 꼽았다. 다음으로는 현실에 맞는 정책과 투쟁전술 개발(16.2%)과 현장조직이나 간부의 분열과 대립해소(15.8%)를 대안으로 제시했으며, 12.9%는 조합원의식강화를, 10.7%는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사업을 선택했다.
민주노총의 이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조직확대 전망이 밝지 않다(70.6%), 산하조직에 대한 지도력 강화나 사회적 영향력 확대에 대한 의견에서 각각 65.9%, 57.1%의 대의원이 아니라고 답해 위기상황임을 반영했다.

현장은 건재한가=현장조직력 ‘약화’ 압도적 의견
조합원 교육·통일적 활동으로 돌파해야

자신이 속해있는 단위사업장의 조직력 상태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6.3%가 약화되었다고 응답해, 강화되었다는 응답 16%의 비해 약화되었다고 진단하는 대답이 3.5배나 되었다.
현장조직력이 왜 약화되는지에 대한 원인으로 대의원들은 조합원의 실리주의(35.2%), 정책대안 부재(31.8%)와 현장활동가 역량부족(11.7%) 등 조직화방안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역량부족을 주요 문제로 꼽았다. 이러한 원인에 대한 진단은 조선과 철강사업장의 경우 조합원들의 실리주의를 원인으로 꼽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활동경력이 긴 경우에는 정책부재에 대한 응답이 높았다.
현장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교육강화(24.2%) ▲ 현장간부와 활동가의 통일적 활동( 21.7%) ▲ 새로운 현장활동 유형 개발(19.1%) ▲간부들의 역량 강화(17.7%)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노조운동의 위기탈출을 위해 현장조직력 강화를 꼽았듯이 실천내용으로 조합원 의식화와 활동가 역량의 결집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만 금속노조에 대한 전망=금속노조 미래 낙관적
이해관계 등에 따른 갈등 우려

노동운동이 위기에 처해있고, 민주노총의 앞으로 전망도 어둡다고 진단했으며, 현장조직력도 예년에 비해 약화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에 반해 대의원들은 금속노조 전망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기업별노조운동을 청산하고 산별운동의 포문을 여는 것에 대한 기대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위기를 돌파해내고 운동의 새로운 전망을 만들어낼 무기로써 산별노조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금속노조 전망과 관련해 ‘정부의 산업정책에 대한 개입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본 대의원은 71.3%나 되었다. 이는 최대규모의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의 산별교섭이 산업정책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을 예측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 ‘노동운동내 연대투쟁이 강화될 것이다’에 대한 응답도 66.7%의 대의원이 그렇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비정규, 여성, 이주노동자 등 소수자 연대라는 산별정신 실현에 대한 기대와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사용자와의 교섭력이 강화(66.0%)되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도 커질 것(59.4%)이라고 대의원들은 진단해 미래를 밝게 내다봤다.
반면에 현장조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53.9%가 아니라고 응답한 점을 볼 때 금속노조가 현장조직력을 강화시켜내기 위한 사업에 힘 쏟아야 함을 에둘러서 지적했다.
대의원들은 금속노조 전망을 밝게 내다보는 것과 더불어 초기에 우려되는 사항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가장 우려되는 사항을 2가지 답하라고 한 질문에 대해서는 ▲규모·업종·정규-비정규 등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에 따른 내부 갈등 21.1% ▲조직내 정치적, 조직적 입장의 차이로 인한 갈등 19.3% ▲조직체계와 교섭체계 등 과도기의 혼란으로 인한 어려움 12.0% 순으로 우려사항을 꼽았다.
설문분석을 한 김승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은 “대의원들은 정치적 입장이나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에 대한 우려를 객관적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결정하면 함께 한다’는 금속노조 출범 때의 기풍과는 달리 조직내 갈등이 표출되는 방식이나 해결되는 방식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2007년은 조직의 통합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며 통합적 조직운영을 강조했다.

민주노동당=대선이슈로 “사회양극화 해결”
“민주노동당 지지한다” 85%

금속노조 대의원의 84.7%는 지지하는 정당이 민주노동당이라고 답했다. 이런 압도적인 지지는 응답자들의 성향분석에서 드러났듯이 민주노동당 당원과 후원회원이 71.2%를 차지하고 있는데 연유한 바 크다. 그러나 당원이나 후원회원과는 상관없다고 답한 인원이 28.8%였던 점을 볼 때 당원이나 후원회원이 아닌 사람 가운데에서도 10%가량은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지하는 정당이 아예 없다고 한 응답은 11%에 그쳤다.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지만 민주노동당의 활동에 대해서는 긍정(33.3%), 부정(31.2%)적인 평가가 거의 같은 비율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 또한 다르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대의원들은 서민의 이해를 대변해서라는 응답이 53.9%로 가장 많았고, 부정적인 평가의 이유로 노동현안에 대한 대응을 못했기 때문(23.7%)과 서민이해 대변 못해서(23.3%)를 꼽았다.
2007년 12월 19일 치러지게 되는 18대 대선에서 가장 큰 이슈로 예상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비정규직 등 사회양극화 해결이 32.1%로 가장 많았고, 경제성장 전략(28.6%)을 두 번째로 꼽았으며, 부동산 문제 해결 15.3%, 정계개편이나 개헌 등 정치개혁 12.4%로 그 뒤를 따랐다.

노동자언론=“노동자 이해 대변 신문 없다”
노조홈페이지·기관지 통해 노동정보 얻어

대의원들의 절반 가량(44.5%)은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신문이 없다고 답했고 잘 보는 인터넷 신문으로는 오마이뉴스(34.8%), 민중의 소리(23.3%), 참세상(12.7%), 레디앙(6.2%)의 순서로 답했다. 또한 노동관련 정도를 가장 많이 얻는 곳은 노조 홈페이지라고 21.9%가 응답했고, 금속 기관지인 <금속노동자>는 19.5%의 대의원이 선택했으며, 민주노총 기관지인 <노동과 세계>에서 정보를 얻는다고 답한 대의원은 12.3%로 노조의 소식망을 통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49.1%를 차지했다.
노동자 언론 발간은 진보적인 인터넷 신문을 확대강화해 만들자는 의견이 28.8%로 가장 많았고, 총연맹과 금속 기관지 등을 묶어 노동자 언론을 강화하자는 의견도 25.2%로 나타났다. <금속노동자>에 대한 평가는 불만족 15.1%, 만족 25.3%, 보통은 49.0%였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종합적 견해로 김 연구원은 “노동운동 전반에 대한 위기의식은 밑바닥까지 가 있는 상황임에도 금속노조의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그동안의 숙원사업이었던 산별전환을 승리로 이끌어냈다는 자신감과 조직확대의 기운이 반영된 것으로 15만 금속노조에 거는 기대가 결과로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속노조신문 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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