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세410호-쟁점

현대자동차노조 성과급 진실공방 가열=2007년 새해 벽두부터 현대자동차 노조 성과급 문제로 전국이 들썩인다. 현대자동차 사측은 지난 3일 시무식에서의 우발적 폭력사태 발생이후 바로 노조간부 26명 고소고발과 손배가압류 10억원을 청구했고, 일체의 대화와 교섭도 거부했다. 이에 발맞춰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현대차 사측 엄호, 노조죽이기에 뛰어들었다. 보수언론들은 현대자동차노조를 ‘폭력집단’으로, 노조간부를 ‘폭도’로 매도하고 있다. 울산본부 기자회견문조차 심각하게 왜곡,과장해 보도하는 방식으로 노동계 내부의 분열적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이들의 치밀한 노조무력화 공작 시나리오가 새해 벽두를 뒤흔들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2006년 한해 동안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고도 작년 7월 임단협 당시 결정, 합의한 성과급 50%를 미지급하겠다는 진실은 무엇일까.

▲발단은 현대자동차의 일방적 노사합의 파기=2006년 12월 28일 현대자동차 윤여철 사장이 노동조합을 방문해 “노조의 정치파업으로 인해 2006년 하반기에 수정된 생산목표를 98%밖에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과급 150%중 100%만 지급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성과급 150% 지급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는 노사합의사항=97년 성과급 150% 미지급분도 2002년 연5% 이자까지 받아낸 사례가 있다. 2006년 임금협상 합의서 중 ‘2006년 임금교섭 기타합의서’ (2006년 생산목표달성 성과금) 1항 단서조항 “회사는 연말 경영목표 달성율을 고려하여 상기 사업계획 100%초과 달성기준 범위 내에서 지급율을 조정하되, 상기 달성기준 이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분명히 목표달성 기준을 조정해서 150%를 지급하기로 합의하였음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이 문제는 이미 2006년 임금협상 본 교섭장에서 윤여철 사장이 발언했던 “150%를 줄거냐? 말거냐? 하는데 그거는 주겠다는 뜻이지 안 될 목표를 갖다놓고 해서 모양만 갖추고 안 주겠다는 것은 아니다. 작년도 그랬기 때문에. 금년도 시장이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모양을 갖추자는 얘기지, 그걸 어렵게 만들어서 안 주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건, 그건 확실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라는 발언을 담은 녹화 영상이 보관되어 있다. 즉, 울산 현대차 윤여철 사장이 약속을 어긴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주장 자체는 '욕심과 거짓말로 뒤범벅'='정치파업으로 인한 생산목표량 미달로 50%삭감한다는 사측 주장은 그 자체가 실현불가능한 목표수치를 적어 놓고 노동자를 우롱하였다는 점이 사실로 드러낫다. 지난 해 정권과 자본, 보수언론은 현대차노조 등을 귀족노조, 귀족노동자라는 색깔 칠하기에 주력했다. 현대자동차 조합원들이 1인당 25~30만원씩 임금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비정규 확산법과 노동법개악을 막아내기 위해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 두 달 동안 34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이는 정권과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로 비정규직이 더 많이 양산되고, 구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정당한 저항이었던 셈이다. 지난 해 하반기에 현대차 사측이 일방적으로 수정한 생산목표는 성과금 삭감이유인 정치파업 34시간 동안 생산량 1만4천35대를 포함해도 1만4천697대가 모자란 수치로 계산됐다. 이는 애초 달성하기 불가능한 목표였음을 반증한다. 회사 목표는 1,647,000대, 2006년 생산실적은 1,618,268대, 사측이 주장하는 정치파업을 포함한 생산실적은 1,632,303대였다. 한편, 목표를 달성한 기아자동차에 대해서는 영업적자 예상 등을 운운하며 성과급를 깎는 현대차으 경우와는 또 다른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4년간 생산계획을 초과해서 실적을 올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노사 양측이 기합의했던 성과급 지급 약속이 번복되지는 않았었다.

[표시작]년도별 생산계획 생산실적 생산미달량 성과금 비고
2006년 1,647,000대 1,618,268대 28,732대 250% 생산목표핑계
2005년 1.734.000대 1,683,760대 50,240대 300%
2004년 1,764,049대 1,687,800대 13,751대 300%
2003년 1,817,000대 1,648,130대 168,870대 300%
2002년 1,752,000대 1,702,227대 49,773대 300%[표끝]

▲시무식 폭력은 우발적 쌍방과실=지난 1월 3일 김동진 부회장과 윤여철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들이 총출동해 시무식을 가졌다. 이날 현대차노조 상근간부 30여 명이 성과급 미지급 등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시무식 현장에 나와 항의를 벌이는 과정에서 경비대 100여 명과 사측간부 천여명이 폭력을 자행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 간부들도 방어적 차원에서 몸싸움을 벌였지만 노조간부 한 명이 심하게 부상당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현대차 사측이 동원한 경비대의 수를 앞세운 물리적 폭력때문에 발생한 방어적 차원의 우발적 사태를 둘러싸고 언론은 현대차노조 간부들의‘폭력’만 집중부각시키고 있다.

▲성과급 공방의 진실. '기획된 노조탄압+산별노조 길들이기'=기획된 시나리오처럼 2006년 12월 28일 윤여철 사장이 노조를 방문해 "정치파업으로 생산목표 달성 못해 성과급 50%를 삭감하겠다고 통보한다. 그 즉시 현대차그룹 김동진 부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비상경영을 언급하며 임금동결을 예고한다. 1월 3일 시무식 폭력사태 즉시 노조간부 26명을 고소고발하고 10억원 손배가압류 소송을 벌인다. 보수언론을 동원하여 마녀사냥식 현대차노조 죽이기를 부추킨다. 기아자동차, 비정규직노동자 등의 임금도 삭감하겠다고 주장한다. 사측은 협력업체들도 동원해 '노조에 대한 강경대응’분위기 조장에 주력한다. 지난해 현대자동차노조가 임금협상 타개를 위해 최장의 파업을 벌였고, 금속산업연맹의 산별전환과 민주노총 하반기 총파업 등을 주도했다. 한편, 2007년 1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선거도 예정되어 있었다. 노조 역량이 점증되는 가운데 사측이 노조무력화를 겨냥한 무모한 도발을 한 셈이다. 노조투쟁의 예봉을 꺽고 길들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1월 10일 서울 양재동 현대본사 타격투쟁 이후 전망=현대자동차노조는 11일까지 사측에서 성과급 50%를 추가지급하지 않으면 선거일정을 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투쟁을 통해 쟁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노조는 1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지도부를 꾸리고 파업전술을 채택해 전면 파업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10일 양제동 현대본사 앞 기자회견을 통하여 공개했다. 특히 금속산업연맹은 10일 기자회견과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통해‘이사건의 본질이 현대자동차가 정당한 노동자의 정치파업을 원천봉쇄하려는 것이고 때문에 집행부의 교체기를 노려 노사관계를 제압하려는 술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현대자동차노조를 탄압해 민주노총과 산별노조를 고립시키려는 수작"이라며 15만 금속노조가 어떤 형태로든 사측의 비열한 노조무력화 공작에 맞서 투쟁을 책임질 것이라며 초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부도덕한 자본 기득권집단의 사회분열적 횡포가 힘을 발휘할 수록 노동의 가치가 대중 속에 더욱 확연히 인정받고 뿌리박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 시중의 의견이다.

허현무 기자 kctu24@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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