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이석행 지도부는 조직혁신과 현장복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민주노총은 1월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제39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제5기 임원선거를 통해 이석행 위원장과 이용식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했다.
당선된 지도부의 선거운동 슬로건과 정책공약, 그리고 선거기간 정책토론 과정에서 새롭게 형성된 쟁점현안들을 통하여 이석행 지도부가 추진할 부문별 사업에 대한 전망을 그려본다.
△조직혁신=이석행 위원장은 '현장대장정을 통한 민주노총 재창립'을 선언했다.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현장복원, 즉 현장을 살리자라는 것이 그가 가진 문제 의식의 핵심이다. 조직 주체인 조합원을 민주노총 종심에 세우겠다는 것. 민주노총 현장조직 복원사업이 보다 강화될 것이란 예상을 할 수 있다. 이석행 위원장은 현장을 세우려면 간부를 재교육, 육성해야 한다고 보고 10만 간부양병을 위한 교육원 설립을 제시했다. 현장을 바로 세울 간부 활동가를 만들기 위한 강력한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것. 총연맹 새 지도부는 6개월간 현장순회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또 총연맹-산별노조-단위사업장 교육시스템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동운동의 사회변혁적 집권전략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 연구과제 설정 및 의견수렴 구조를 확립하고, 민주노총 정책연구원과 연계한 연구사업을 추진하겠다는 틀도 조기에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현장문예운동 활성화와 온라인·오프라인 선전역량 강화 계획을 내놓음으로써 민주노총내 온-오프라인 의사소통 시스템이 전면 혁신될 것으로 내다뵌다.
△직선제=민주노총 재창립 논리는 현장 조합원이 민주노총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게 만든다는 것과 맥이 닿아있다. 이석행 위원장은 이를 위해 먼저 임원과 파견대의원 직선제를 동시에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직선제가 조직혁신의 전부는 아니지만, 조합원 참여를 유도하고 조직적 단결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데 유용한 민주적 장치라는 것. 직선제는 산별시대에 걸맞는 조직혁신 사업과도 연결돼 있어 큰 의미를 갖는다. 신임 지도부는 재정구조 혁신과 집행력 강화, 비정규 할당제 실시, 산별시대 민주노총 대의체계 재편과 회의규정 개정, 간부 재교육과 규율위원회 강화를 통한 간부비리 엄단 등을 조직혁신 방안으로 설정함으로써 조직전반에 걸쳐 직선제 실시 제도혁신을 시작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산별건설=산별건설에 따른 산별운영 방안이 적극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조직, 투쟁, 교섭, 연대전략은 이석행 집행부가 공개한 핵심전략들. 특히 통합산별연맹과 산별노조 건설 강화를 위한 민주노총 지역본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이석행 위원장의 산별건설 전략이다. 특히 비정규노동자 부문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산별노조 가입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대중적 산별노조 가입운동으로 비정규노동자 60만명 신규 조직화를 이뤄내고, 16개 지역본부와 30개 지구협에 비정규 차별해소 상담소를 즉시 설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10만명 이상의 7개 대산별노조로 재편하겠다는 전략은 강력한 총파업체계 구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앞에 산별시대 민주노총 체계 재정립과 정책연구 기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행 위원장은 이를 위해 지역본부장들과 2박3일 수련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이는 정파를 뛰어넘어 통합적 단결투쟁 체계를 세워내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대선=이석행 지도부는 07년 대선과 08년 총선에 강력하게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선 300만표 총선 30석을 목표로 제2의 정치세력화운동을 전개한다는 것. 이석행 위원장은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2007년 상반기 ‘100만 민중참여경선제’로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를 선출한다는 공약을 제시함으로써 민주노동당과의 관계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 등 각계각층의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대중조직들의 조합원, 회원들이 참여로 대통령후보를 뽑자는 방안도 총연맹과 당 모두 제도개정을 요구하는 부분이라 한층 적극적인 논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석행 위원장은 이같은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집권의 길을 여는 희망을 주고 개입력과 교섭력을 갖춘 당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분야의 대중투쟁 의제와 진보적 의제를 개발하고, 일상적 정치실천단 체계 조기 구축과 당원 재교육,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의 산별노조 가입운동과 민중참여경선제를 결합하겠다는 것이 이석행 지도부가 설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현실적 목표이다.
△진보진영상설연대체 강화=새 지도부는 노동자, 농민의 실질연대가 민중총단결의 기초라고 판단하는 모습. 이와같은 실질연대의 토대를 통해 진보진영 총단결체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민중의 강력한 정치적 힘을 확인해야 한다고 이석행 지도부는 주장한다. 이석행 위원장은 민주노총 단위노조와 전농 110개 시군 농민회간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1노조 1농민회 자매결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총단결체 본조직도 올해 안에 완성한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진보세력의 주도권 강화를 놓고 보수와 진보라는 극명한 이념적 지형으로 나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산업별, 지역별 남북 자주교류 사업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조준호 지도부에서 구체화시킨 국제노동운동과의 연대교류도 한층 확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파갈등 해결=조직내 정파갈등 문제가 첨예하다. 이석행 위원장은 선거기간내내 정파적 갈등을 해결하는 단초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상호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일상적 교류와 소통이 가능하도록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노동운동혁신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실현가능성에 대한 집중점검과 토론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며, 취임 초기 통합지도부 구성에 대한 지도부 역량이 공약실현의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투쟁 강화=비정규 차별철폐와 비정규법 재개정은 선거에 나선 모든 후보들이 일제히 강조한 부분이다. 이석행 지도부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 셈. 이석행 위원장은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 100만원 쟁취를 통한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일차적 목표로 설정하면서 현실성있는 사회적 결과 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별노조 조직확대의 경계가 열리면서 비정규직 부문의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제도 개선투쟁이 쟁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섭과 투쟁=교섭전략문제는 선거과정에서 격론이 일었던 부문 중 하나다. 세 후보 진영간에 극명하게 이견이 엇갈렸던 문제이기도 하다. 이석행 위원장은 애초부터 교섭을 통한 쟁점화·의제화를 내세웠다. 이석행 지도부 출범은 민주노총 전략·전술로써 교섭과 투쟁전략은 보다 정교하게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시급한 현안들=민주노총 5기 집행부는 노동연대를 통해 한미FTA 6차~8차 협상에 대한 강력한 저지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입법안 쟁취와 산재법 전면개혁 투쟁이 신임 집행부의 첫 공식투쟁 사업으로 배치됐다. 이밖에 반미반전 자주통일투쟁 강화와 6·15공동선언 이행, 산업별 지역별 남북자주교류 확대 제안에서 볼 수 있듯이 민족문제에 대하여 새 지도부가 적극 개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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