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우 민주노총 포항지역건설노동조합 조직1국장

포항시는 영일만 신항만공사를 진행하면서 현대중공업을 배후단지에 유치하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이로 인해 포항시는 시민들에게 책임을 묻는 엄청난 비판을 감수해야만 했고, 그 연장선에서 1월29일 포항시가 주관한 노사정 평화선포식을 가졌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였으나, 누가 봐도 기업 유치에 대한 실패를 감추기 위한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표본이라 생각해도 무관할 것이다.
포항건설노조는 두 번에 걸친 기자회견을 통해 출입제한 해제 촉구를 주장했다. 이와 병행해 포항시민들을 위해 건설노조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포항시와 업체 포스코는 평화선언에 동참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건적 종용을 노조측에 강요했다. ‘한국노총과의 평화 선포식’. 열사를 보내고, 70여명이 구속되고, 16억3천만원의 손배소, 3백여명 부상자 상근자의 출입제한, 90여명에 대한 출입제한 등으로 인한 3백여명 가족들의 고통. 게다가 지금까지도 30여명 동지들이 검찰의 추가 조사를 받는 등 피가 거꾸로 솟을 만큼 어려운 이 현실 속에 동지를 배반하고 보이지 않는 세력에 조종돼 한국노총 건설지부로 간 자들과 어떻게 한 자리에 모여 평화선포식을 할 수 있는가.
우리들을 기만하고 남은 옷까지 모두 벗으라는 또 다른 굴욕을 강요하는 것으로 노조는 입장을 정리했다. 파업시 포스코는 관내 44개 관변단체를 총동원해 치밀한 대응으로 건설노조를 무참히 탄압했다.
진정한 노사협력은 건설노조 조합원 동지들의 뜨거운 가슴에서 우러나올 것이기에 포항시의 노사정 선포식은 그들만의 잔치이고 그날 하루로 잊어질 것이다. 우리들의 고통은 우리가 나눠 가진다는 일치단결의 각오로 투쟁할 것이다. 포항지역건설노조의 강인함을 또 다시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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