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철 경제전문가

노동자도 돈을 벌려는 상인의 시각이 필요하다

재래시장에 가면 여러 종류의 물건을 파는 상인을 만날 수 있다. 상인들이 물건을 파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함이다. 상인들은 농촌이나 공장에서 물건을 가져다가 시장에서 판매함으로써 소비자의 수고를 덜어주는 대가로 돈을 벌게 된다. 이러한 거래행위는 물건을 도매시장에서 소매시장으로 옮김으로써 돈을 버는 것이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별다른 고민 없이 이러한 생활을 반복하지만, 일부의 상인들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를 고민한다. 동일한 물건이라고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시장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경우가 많다. 가까운 동네의 재래시장에서 2만원씩하는 청바지가 동대문 도매시장에서는 5천원이며, 지방의 재래시장에서는 더욱 비쌀 수도 있다.
물건을 옮기는 방식에는 지역간에 이동시키는 것 이외에도 현재에서 미래로 이동시킬 수도 있다. 즉, 수확기에는 가격이 싸지는 경향이 있으며 새로운 수확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가장 비싸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수확기에 물건을 팔지 않고 저장해 두었다가 가격이 가장 비싸지는 시기에 물건을 팔아서 보다 높은 이익을 얻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상인만이 알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잘 이용하는 상인은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
거의 모든 소비자는 미래의 소비를 위해 많든 적든 저축이나 투자를 한다. 상인의 관점으로 보면, 저축이나 투자를 하는 행위는 물건(돈)을 미래로 옮기는 행위이다. 따라서 저축이나 투자를 하는 활동에도 상인의 시각이 필요하다. 어떤 물건(예금, 주식, 채권과 같은 금융상품)을 사서(투자해서) 미래의 어떤 시점에 물건을 처분하는 것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근로자의 총소득은 근로소득과 함께 투자소득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소득을 높이는 방법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근로자와 그렇지 않은 근로자간에는 궁극적으로 엄청난 소득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많은 부를 축적한 근로자 중에는 근로소득이 높아서가 아니라 여유자금을 잘 관리함으로써 투자소득을 높인 경우가 많다. 근로자들도 노동의 질을 높여서 근로소득을 높이려는 노력과 함께, 자금을 관리하고 투자하는 방법을 익히고 정보를 획득해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투자행위는 사업을 통해 돈을 벌려는 자본가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보다 풍족한 소비를 하려는 근로자에게도 똑같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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