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대장정 전초전, 대구 세진테크지회 방문

새벽 5시부터 서두른 대구, 부산행 현장방문, KTX 승차를 위해 서울역을 향했다. 첫차엔 대부분 40-50대 아저씨, 아줌마들이었다. 서울역에 도착해 조직담당과 함께 2층에 오르니 이석행위원장은 그리스와의 축구를 관전하고 있었다. 새벽 6시 40분 동대구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동대구까지 우린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했고, 위원장은 우리의 체력을 걱정하셨다. 동대구역에선 얼마전 출소하신 정우달 대구본부 본부장이 우리일행을 맞이해 주셨다. 곧바로 달성공단 안의 대동공업으로 향했다. 대구본부는 대부분 중소규모 사업장이란다. 우리가 향하는 달성공단도 델파이, 상신브레이크, 대동공업 등 7~8개의 민주노총사업장이 있다. 대동공업은 이양기, 콤바인, 트렉터등 국내에서 제법 큰 규모의 농기계생산업체이다. 조합원이 500여명이고 올해로 창립23주년을 맞는 전통있는 곳이란다.
노조사무실에 도착해 김득구 지회장, 최영민 수석부지회장, 정원두 부지회장, 김재희 사무장 및 금속노조 대구지부장, 김찬수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 등과 옛 이야기를 나누다 기념식이 거행될 사내식당으로 향했다. 신입사원들이 맨 앞좌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김구득 지회장의 기념사에서 총자본의 총노동에 대한 총공세를 우려하며, 현대자동차노조에 대한 상상을 초월하는 입체적인 총공세가 우연한 것은 아니라며 단결을 호소했다. 이어진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의 격려사는 ’77년 대동공업에 입사하여 민주노조 건설을 위해 투쟁했던 곳이며, 대동공업 5개사 그룹파업을 조직한 이야기, 그 투쟁이후 대동공업 방위산업부문이 대동중공업으로 분리되고 두헌중공업으로 매각되 ’95년 해고된 이야기 등 옛 기억과 정겨운 동지애가 담긴 인사말로 시작해 “사무직노동자들과 대동공업노조와 같이 투쟁의 전통성이 있는 금속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해 성과을 가져 올 수 있는 투쟁을 조직할 것” 임을 강조했다. 또한 “함께 결의하고 함께 실천하고 함께 평가하는, 그리고 보다 잘한 노조가 덜 참여한 노조를 보듬어 주는 통큰 단결을 통해 자본과 권력을 향해 힘찬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고 역설했다. 현장대장정 3월 2일 중앙위이후 중순부터 힘있게 추진할 것이라 밝히며 현장대장정을 통해 현장조직력을 복원하고 그 힘으로 정세를 역전시킬 것이라며 현장의 조합원들이 함께 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부산행 KTX 열차를 타기 위해 김찬수 대구시당위원장의 격려사후 대동공업노조 지도부와 인사를 나눈 후 동대구역으로 향했다. 차안에서 정우달 대구본부 본부장 또한 ’92년 대동공업투쟁때 구속되기도 했다는 말씀을 들었다. 차안에서 거제 대우조선 노조위원장, 이용식 사무총장 등과 통화후 5시 30분 세진테크지회 동지들과 저녁약속은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차후일정을 감안해 줄 것을 당부하고 동대구역으로 진입했다. KTX 열차 안 4인 동반석에앉아 도시락을 먹었다. 이석행 위원장은 오늘 일정의 핵심은 세진테크 방문이라며, 대동공업노조는 나의 노동운동의 시작이며 전부라며 지난 30년의 인연의 소중함으로 찾아 간 것이고, 부산본부 정기대대는 간부들의 요청으로 급하게 잡은 일정이라 하셨다. 기자는 점점 세진테크 방문이 기대된다.
부산역에 도착해 윤택근 부산본부 부본장의 안내로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사무실을 방문해 손한영 본부장, 이곤익 부본장을 만났다. 이석행 위원장은 오늘 KTX 열차 4번 타는 날이라며 불쑥 열차를 탈 때 고생하시는 기관사, 승무원 등을 만나 봤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셨다. 손한영 본부장은 이수호 전위원장은 부산지방본부에 자주 들리셨다며 가능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하셨다.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동지들의 안내로 부산본부 12년차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했다. 이곳에서도 김진숙 부산본부 지도위원, 김석준 부산시당위원장 등과 이야기를 나누셨다. 오후 2시 17분 부산본부 대강당이 꽉찼다. 170여명의 대의원, 조합원들이 봄날같은 부산날씨에 열기를 더했다.
최용국 부산본부 본부장은 대회사에서 “2007년 80만 조합원이 4만 5천 부산지역 조합원들이 함께하는 투쟁을 만드는 것이 핵심목표” 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노총 투쟁을 잘 하겠다는 결의와 각오로 임했을때 승리하는 2007년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부산본부를 찾아 주셨다며 부산지역 대의원, 조합원동지들이 박수갈채로 위원장을 맞이했다.
이석행 위원장은 “부족한 저에게 막중한 책임을 맡겨 주신 것 감사드린다. 하지만 이제는 여러분들이 함께 책임져 주셔야 한다.”고 운을 띄운 뒤, “지난해 보수언론과 정권이 우리에게 가혹하게 한 것도 있지만 우리내부가 단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80만 조합원이 하나되는 큰 용광로를 만들겠다.” 고 의지를 다졌다. 또한 “비정규, 최저임금 노동자 이야기 많이 한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비정규 투쟁 대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동지들의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해야 한다.” 며, “동지들 힘들 수록 아래에 내려가 봅시다. 저는 대장정 약속했다. 지역본부에서 텐트치고 1주일씩 머물며 현장조합원과 함께 하겠다. 민주노총 권력은 우리 조합원들에게 있는 것이다. 직선제 첫 대대에서 실현하겠다,” 라며 “(80만 조합원이) 총단결해 자본과 권력에 맞서 함께 투쟁하자. 오늘 이 대대가 (함께 투쟁을 만들어 내는) 기초가 되길 소망한다. 동지들 믿고 결코 좌절하거나 흔들리지 않겠다. (다시 한번)함께 해주길 간절히 소망하며 투쟁하겠다.” 라고 거듭 호소했다. 1부 행사가 끝나자마자 최용국 본부장, 윤택근 부본부장의 안내로 다시 대구행를 위해 부산역으로 향했다. 부산은 철도노조,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지하철 등 운수노조 핵심지역이다. 차창밖으로 부산 제3부두와 콘테이너 박스들이 보인다. 몇 번의 현장방문 속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떠 올리며 KTX 열차에 몸을 실었다. 다시 동대구다. 정우달 본부장의 기자회견 관계로 최승택 총무부장이 마중 나왔다. 대구본부에서 대구지역일반노조 정안농산지회와 대구경북 화물연대 일진테크지회 동지들을 만나기로 했다. 벌써 오후 5시다. 이석행 위원장은 세진테크지회 아줌마 조합원들과의 약속시간이 늦쳐지는 것에 대해 신경을 쓰고 계셨다. 몇일전 대구, 경북지역 유세가 진행됐던 대강당에서 4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지역 일반노조 제3기 1년차 정기대의원대회가 개최되고 있었다. 금속노조 임원선거 포스터도 눈에 띤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것은 정리해고분쇄! 위장폐업철회!가 쓰여진 빨간 투쟁쪼끼다. 정안농산지회는 이제 교섭을 앞두고 있단다. 김치사업부와 과일사업부가 있는데 김치사업부에 노조를 만들자 이를 인정하지 않고 직장폐쇄를 했단다. 이땅에서 소규모 사업장에서 자기권리를 지킨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석행 위원장은 격려사에서 “아무튼 여러분들이 마음속으로 성원해주셔서 위원장이 됐다. 그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 며, 또한 “문제는 지금부터다. 저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고 지금보다 10배 더 성원해 주셔야 한다.” 고 함께 할 것을 강조했다. “이소선 어머님, 전태일열사 어머님에게 가서 무릎 꿇고 다짐했다. 여러분과 같이 어렵게 투쟁 하시는 분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그 절박한 심정으로 사무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문제처럼 가슴으로 받아 앉고 투쟁할 수 있도록 하겠다.” 며 힘들고 어려워도 견디자며 자신의 공약 현장대장정, 50억 기금, 1,000원 구좌 개설 등을 통해 여러분들과 함께 동거동락 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남성, 여성, 아줌마가 있는데, 아줌마 부대가 단결하면 제일 힘이 세다며 반드시 승리할 것을 호소했다. 세진테크 조합원과의 약속 때문에 시간을 더 내지 못해 죄송하다며 화물연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오식 화물연대 대구경북지부장, 김옥철 일진테크지회장 등 14명의 조합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에 임했다. 상황은 화물연대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11명이 해고당했다. 당선되자 마자 화물통준위 김종인 위원장 찾아가 함께 투쟁하자고 제안했다. 어려운점 본부장, 수석본부장 통해 정리해 주시면 장관들 만나는 자리 등에서 적극 제기하겠다. “특고노동자의 현실 어렵다.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하는 이런 현실이 개선되어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라는 한 조합원의 호소를 받고 현장대장정때 다시 올 것을 약속하며 달성군청으로 향했다. 달성군청에서는 공무원 조합원들이 노조사무실 강제폐쇄에 항의해 군청안 주차장에 콘테이너 박스를 갖다 놓고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공무원노조 달성군청지부 이동준 수석부지부장, 진민환 총무부장 등과 합법화문제, 연금문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저녁 7시가 다 됐다. 시간을 제촉해 진천의 한 식당으로 서둘러 향했다. 세진테크지회 조합원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진테크는 쌍용자동차 트렁크를 납품하는 기업으로 노동조합에서 모든 것을 운영하는 자주관리업체이다. 월급사장이 있는데 사장도 개별조합원이다. 조점향 세진테크 지회장은 4년전 제다테크지회로 설립됐는데 노조설립를 이유로 구조조정이 되는 과정에서 원청을 찾아가 호소하는 과정에 성원한에스를 대신해 하청을 맡게 되었다고 했다. 현재 10여명의 조합원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지만 워낙 원하청관계로 인해 운영이 어렵다고 했다. 이석행 위원장은 조합원들과 스스럼없이 술잔을 나누며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세진테크 지회장과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이 어려운 때 민주노총 신임위원장이 작은 사업장을 찾아 주셔서 고맙다며 어쩔 줄 몰라했다. 특히 시작을 잘하시는 것같다.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고 찾아와 고맙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다. 또한 앞으로 최저임금사업장, 중소규모 사업장에 끊임없이 관심가져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정우달 대구본부 본부장과 이광우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작은 사업장의 고생과 아픔을 위원장이 함게 하고자 왔다. 이런 마음을 조합원들이 잘 간직해 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하며 위원장에게 열심히 하라고 박수 쳐 줄 것을 호소했다. 이석행 위원장은 아줌마 조합원 몇 명이 자주관리하는데 얼마나 힘들겠나. 잠실운동장에서 만났을때 당선되면 제일 먼저 찾아가 술 한잔 하겠다던 약속 지켜서 기쁘다. 오늘 간부들이 부산대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나는 처음약속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 실천했다고 뿌듯해 하신다. 오늘 모두 이석행 위원장의 현장대장정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 짐을 느꼈다. 진짜 물 만난 고기처럼 현장조합원들과의 만남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힘찼다.
서울에 도착해 두손을 꽉 잡아주며 고생했다고 격려해 주시는 위원장을 떠 올리며 드디어 현장대장정이 시작되는구나. 오늘 위원장의 대구 세진테크지회와의 만남에서 민주노총 새희망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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