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대 '노조에 가입한 청소용역 비정규 여성노동자 집단해고'

울산과학대가 노조에 가입한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을 집단해고했다.

학교측과 직접 대화를,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오십줄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구사대 폭력에 시달리다 알몸으로 저항하자 학교측은 이들에 대한 끔찍한 폭력을 저질렀다. 이는 노조무력화를 겨냥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 사용자들의 상투적인 수법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사고 있다.

도급계약 해지를 통한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집단해고 사태에 대해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와 산하 동구지역 노조대표자들은 즉각 부당한 집단해고를 규탄하고 나섰다.

울산과학대 비정규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은 학교 측의 탄압에 맞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2월26일부터 농성을 벌여왔다. 울산과학대 측은 해고 단행 당사자가 아니므로 이번 해고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학교측은 하청업체에 대한 청소용역도급계약을 해지함에 따라, 하청업체로 고용승계 돼 일하던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을 집단해고 한다. 즉 학교측이 말하는 집단해고와 무관하다는 주장과는 달리 집단해고와 직결됐다는 것이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의 원성이다.

울산과학대에서 일하는 비정규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은 열악하고 불법적인 근로조건을 개선하려고 노조에 가입해 단체교섭을 추진한다. 이들은 하청업체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그들이 소속한 하청업체가 노동법 준수를 이유로 도급단가의 개선을 요구하자 학교측은 하청업체와 도급계약 기간이 1년이나 남았음에도 도급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그동안 용역업체가 바뀌더라도 고용승계가 이뤄졌던 것과는 달리,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7년 이상을 학교에서 근무해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거 학교에서 내쫓기고 만다. 그동안 폐업 및 계약해지로 인해 해고된 노동자가 3개 업체 60여명(한영 27명, 식당 18명, 경비 10명)에 이르고 있다. 정몽주 국회의원이 이사장으로 재임 중인 울산과학대 측을 노동탄압 상습범이라 비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 울산지역본부의 설명이다.

울산과학대 동부캠퍼스에서 일하는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한 이유는 법정 최저임금과 휴가조차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터무니없이 낮은 도급단가와 비인격적 처우에서 비롯됐다. 울산과학대 비정규여성노동자들은 단 하루의 휴가도 없이 식사도 제공받지 못한 채 매일 꼬박 9시간씩 일한 대가로 2000년에는 월 45만원, 2003년에는 월 55만원, 2005년에는 월 69만원의 임금을 지급 받았다.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은 또 업무를 지시 받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학교측 관리자의 일상적 반말에 시달려왔다. 학교 측 관리자의 인격모독과 멸시가 극심했고 비정규 여성 노동자들은 모멸감에 시달려야 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측 관리자가 여성휴게실 겸 탈의실의 문을 노크나 인기척도 없이 시도 때도 없이 열고 드나들어 성폭력에 버금가는 작태를 저질렀다는 게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의 하소연이다. 학교측이 해고한 9명의 노동자들 중 4명이 가장으로서 가족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산하 동구지역단위노조대표자들은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소속 간부와 조합원들, 정당과 시민단체들, 더 나아가 시민들에게 온갖 멸시와 차별에 시달리며 서럽게 일해 온 울산과학대 비정규여성노동자들의 항의와 농성을 지지하고 격려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학교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울산과학대 학장이 직접 대화에 나서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집단해고 사태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었다.

3월7일, 결국 끔찍한 사태가 터졌다.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농성 10일째인 7일 오전, 학교측이 동원한 구사대가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폭력을 행사한다.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은 연거푸 이어지는 학교 구사대 폭력에 저항하며 알몸 시위를 벌인다. 여성이 속살을 드러낸 채 학교측의 부당한 노동탄압에 맞서 맨몸 저항을 벌였다.

7일 오전 9시, 울산과학대지부 노조원들은 울산과학대 본관 탈의실에서 “집단해고 철회,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대학당국이 이번 집단해고 사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탈의실 농성을 지난 2월 26일부터 10일째 벌이고 있었다. 이 날도, 학교업무와 학생들의 수업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지하 탈의실에서 평화롭게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데 오전 9시경 수십명의 관리자들이 농성장을 침탈하여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다.

구사대 폭행과 폭력침탈에 항의하며 여성조합원들이 알몸으로 저항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남녀 교직원 수십명이 발길질과 몰매를 가하는 폭력을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여성조합원들은 손가락이 비틀리고, 살갗이 찢어진다.

특히, 지난 6일에는 학교측이 물과 전기 공급을 끊어 오십이 훌쩍 넘은 여성 노조원들이 암흑과 추위에 떨어야 했다. 본관 지하 탈의실 농성을 시작한 바로 다음날인 2월 27일에도 대학직원 수십 명이 농성장으로 몰려와 폭력침탈을 시도해 충돌이 빚어졌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7일, 알몸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끔찍한 폭력을 행사한 울산과학대 구사대 폭력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울산과학대는 비열하게 합법을 가장하여 노조를 파괴하고 노조원들을 몰아내기 위해 청소용역업체와 맺은 도급계약 해지를 통해 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한 집단해고를 자행하였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울산지역본부는 이어 "울산과학대는 여성 노조원들의 농성과 집회를 막고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온갖 수단을 다 쓰고 있으며, 그것도 모자라 구사대 폭력이라는 끔찍한 만행을 저지르는 울산과학대는 전 사회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재벌학교가 한달임금 70만원도 채 안 되는, 부당해고를 항의하는 알몸의 비정규 여성노동자를 무참히 짓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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