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에프티에이협상, 미국의 일방적인 강요와 일부 자본기득권 세력들의 밀실야합이 뒤엉킨 채 대국민사기극으로 전락했다. 국민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지만 막대한 국민세금을 물쓰듯 쏟아 부어 찬성여론 조작에만 혈안이다. 모든 사안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강요에 부응해 내줄 것은 다 내주는 쪽박협상에 불과한 한미에프티에이 협상이 범국민적 반대를 모르쇠한 채 일괄타결될 조짐이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8일 긴급성명서를 발표해 한미에프티에이저지 끝장투쟁에 전체 조직이 나서줄 것으로 호소했고,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8일 오후 2시 청와대 부근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또 수백여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미에프티에이협상 저지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해 '졸속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배부른 자의 배를 더 불리려는 신자유주의 광기 속에 한미에프티에이라는 국민사기극이 일괄타결이라는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다음은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가 발표한 <단식농성에 돌입하며 국민들께 드립니다>라는 글 전문.

<b>단식농성에 돌입하며 국민들께 드립니다/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b>

[사진1]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한미FTA 8차 협상이 시작됩니다. 참으로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FTA 협상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국민에게 약속했습니다. “협상시한에 쫓기지 않겠다.”“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하겠다. 하다가도 손해 볼 성싶으면 합의 안 하겠다.”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미국의 짜여진 시한에 맞춰 한미 FTA 협상이 막바지를 향해 폭주하고 있고 미국의 요구만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될 것처럼 약속했던 반덤핑 이미 포기했습니다. 국가주권과 헌법이 걸린 투자자 국가제소권 처음부터 인정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당당하게 이야기하던 섬유 얀포워드 원산지 규정 적용 제외도 얻을 것이 없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개성공단 문제 얼렁뚱땅 넘어갈려 하고 있습니다. 저작권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하여 소비자 부담을 높이고 있습니다. 자동차 세제 개편, 의약품 결국 미국 요구 다 들어주고 있습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관세까지 낮춰 수입이 확대되고 말 것입니다.

이럴 것이면 작년 6월 1차 협상에서 미국의 FTA 초안에 도장을 찍고 말 것이지 10여 달 동안 무엇 때문에 협상을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남는 것은 내용은 관계없이 한미 FTA 만이 살길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식 ‘개방대세론’뿐입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우리를 한사코 쇄국주의자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미 FTA는 50년 아니 100년에 걸친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입니다. 한미 FTA는 작은 미국을 한국의 미래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다음 세대에 지금보다 혹독한 만인 대 만인의 투쟁, 승자독식의 시장 만능사회를 물려주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는 IMF 이후 10년 동안 이미 혹독하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사장만능주의 사회는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몰았고 혹독한 양극화를 가져 왔으며 대다수의 국민들은 패배감과 소외감에 삶의 희망을 잃어 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진정 필요한 것은 한미FTA가 아닙니다. 미국형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바람직하지도 않고 능사도 아닙니다. 남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힘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 미래세대를 위한 과제입니다. 만인이 누릴 수 있는 공공성의 강화를 통해 사회적 통합력과 저력을 높여 국가공동체를 되살려 내는 것이 시대적 소명입니다. 우리 국민은 이를 실현할 능력과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뛰어난 인재, 성실하고 근면한 국민 그리고 역동적인 시민사회가 있습니다.

한미FTA, 나중에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체결의 실리도 명분도 없는 한미 FTA 이제 끝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협상중지를 결단해야 합니다.

일찍이 민주노동당은 ‘한미 FTA가 남느냐 민주노동당이 남느냐’는 각오로 협상저지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FTA를 맺은 멕시코의 상황을 보면서, 모든 협상장마다 기를 쓰고 찾아 가서 외치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 겨울 엄동설한 길바닥에서 당의 국회의원 전원이 단식을 했습니다. 국민 앞에 한미FTA 담판을 짓자고 대통령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토록 많은 국민들이 호소하고 사정했으니 차마 들은 척은 하겠지! 매국적인 본질을 바꾸는 것까지야 어렵더라도 잠시 숨 고르는 척이라도 하겠지!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지나고 보면 참 부질없었던 바램들이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래서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 민주노동당 대표인 제가 이 자리에 섰습니다. 곡기를 끊어, 필사즉생의 각오로, 우리의 아들 딸에게 보다 낳은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그냥 봄이 오지 않습니다. 겨울을 이기기 위한 생명체의 처절한 몸부림이 봄을 만듭니다.

청와대와 미 대사관을 사이에 둔 이 자리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민중의 진정한 봄날을 위한 민주노동당의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2007년 3월 8일(목)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주노동당 대표 문성현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