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돈의 미래 가치뿐만 아니라 물건의 현재 가격을 결정한다.

은행에 일정기간 돈을 맡기고 받는 금리(만기 1년~2년의 정기예금 금리)는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전에는 10%수준이었으며, 외환위기가 한창 고조되던 1998년 초에는 16%까지 상승했었다. 그 이후 2005년까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3.5%수준으로 하락하였다가, 현재는 4.7%까지 상승하였다.

이렇게 끊임없이 변하는 금리는 경제에 그리고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금리는 기본적으로 돈의 미래 가치를 결정한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금리가 높을수록 미래의 가치가 높다. 1년 금리가 10%였던 1997년에는 현금 1000만원을 쓰지 않고 보유(예금)하면, 1년 후에는 1100만원의 가치를 가진다. 그러나 금리가 5%도 되지 않는 현재는 현금 1000만원을 1년 동안 보유하더라도 1050만원의 가치도 되지 않는다.

현재의 수입이 소비보다 많은 사회초년생의 경우에는 남는 금액을 저축을 하므로 금리가 높을수록 나중에는 더 많은 현금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예금자는 금리가 보다 높아지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주택을 구입하거나 결혼자금을 은행에서 빌려서 마련해야 하는 대출자는 입장이 다를 것이다. 1000만원을 빌렸을 때, 금리가 10%라면 1년 후에 1100만원을 갚아야 하지만 금리가 5%라면 1050만원만 갚으면 된다. 즉, 금리가 낮아질수록 미래에 갚아야 할 돈의 액수는 작아지므로, 대출자는 금리가 낮아지기를 바랄 것이다.

금리가 올라서 채권가격이 떨어졌다는 내용은 경제신문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돈의 가치를 결정하는 금리가 또 어떻게 채권이나 부동산의 가격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1년 후에 1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채권이 있다고 하자. 금리가 10%라고 하면 이 채권의 가격은 1000만원이 되며, 금리가 5%라고 하면 이 채권의 가격은 약 1048만원이 된다. 왜냐하면 1년 후에 1100만원을 얻기 위해서는 금리가 10%일 때는 1000만원을 저축하면 가능했지만, 금리가 5%일 때는 1048만원을 저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부동산에서 얻을 수 있는 소득(예를 들어 농산물 수확 또는 주택임대수익 등)이 일정할 때, 부동산의 가격은 금리가 높아질수록 하락하며 금리가 낮아질수록 상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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