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주(52세)/공공서비스 광주전남지부 광주시청지회 조합원

"자녀들에게 비정규직의 아픔을 줄수 없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보살펴 주어야 할 정부관공서에서 오히려 비정규직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전남 광주시청에서 청소용역일을 하고 있는 공공서비스 광주전남지부 시청지회 윤옥주(52세)조합원을 만났다. 윤옥주 조합원은 청소일을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16년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많이 다쳐 일을 할수 없게 되자 자영업부터 시작해서 식당일비롯, 다른 사람의 허드렛일까지 해왔다. 청소일을 시작한건 2004년도부터였다고 한다. 나이를 먹고도 할수 있는 일을 찾다가 지인이 소개시켜준 청소노동, 처음 광주시청에서 일을 하게 되었을때는 기분이 좋았단다.
번듯하게 지어진 광주시청건물, 새로 지어진 제일 큰 관공서에서 일한다는 것이 기뻤단다. 그러나 첫 환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청소일은 너무나 힘들었다. 일반 시청직원이 입주하기 한달 전에 들어온 청소노동자들은 아침 7시부터 저녘 10시, 11시까지 일해야 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밤까지 노동하는 것이 부당노동행위였다는 것은 노동조합을 가입후에 알았다고 한다. 일이 너무나 힘들어 같이 일하던 남성노동자가 광주전남본부를 찾아가 상담을 한것이 기회가 돼 노동조합을 가입했다.
노동조합에서 교육을 받고난후부터 시간초과노동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 거부하였다는 윤옥주 조합원, 그러자 시청측의 노동탄압이 시작돼었다고 한다. 일하는 모습 사진을 찍고, 시도때도 없이 시청직원에게 불려가, 일을 잘못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윤옥주 조합원도 몇번씩 시청직원들에게 불려가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당했다. 이제 조합원들은 노동자도 못된다. 노동자 권리를 알았고, 비정규직의 부당함도 알았다. 노동자의 권리를 찾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윤옥주조합원은 단호하게 노동조합 탈퇴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시청 측에서 비조합원들을 회유해 노동자 사이에 갈등을 만든다.
노동조합을 탈퇴한 일부 동료들에게는 휴식공간도 따로 마련해 주고 냉장고와 선풍기도 주고 시청 마크가 들어간 명찰도 달게했다. 노동조합원들에겐 일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계속됐다. 이렇게 시청의 노동탄압을 받던 50~60대 청소용역노동자들은 광주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3월7일부터 시장실 복도앞에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답변은 없다. 다음 날 새벽2시부터 술냄새를 풍기며 몰려온 시청직원들은 이불을 뒤집어 씌우며 행패를 부렸다. 이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다쳐 병원에 입원한다. 결국 3월9일자로 조합원 24명이 소속된 용역업체는 계약해지 됐고, 현재 새로운 청소용역업체가 들어와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너무나 억울해 투쟁을 멈출수 없습니다. 우리도 투쟁열심히 할테니 연대투쟁으로 도와주세요"라고 기자에게 절박한 호소를 했다.
힘겨운 상황, 어려운 투쟁을 진행하는 윤옥주 조합원. 그는 노동조합 가입 전에는 비정규직이라는 말도 몰랐단다. 그런데 서울에 올라가 집회에 참가해보니 젊은사람들 비정규직이 너무나 많아 놀랐다는 것. 윤 조합원은 "나처럼 부모가 비정규직이면 우리 자녀들도 비정규직이 될 것"이라며 "자녀들이 비정규직이라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입술을 깨문다.
적지않은 나이에 광주시청 정문 앞에서 투쟁을 벌이는 윤옥주 조합원, 조합원 24명이 광주시청 밖에서 선전전과 집회를 벌이는데, 이제는 경찰까지 몰려와 감시하며 팔을 꺾어 연행한다. 이들이 원하는 건 '다시 일하게 해달라'는 것. 평생을 일하며 살아온 이들의 소박한 바람을 사회가 들어주기에는 비정규직 차별이라는 벽이 너무도 높아 보인다.
노동자 권리란 것을 알게된 윤옥주 조합원은 이렇게 말한다. "투쟁을 결코 멈출수 없다."

두현진 기자 du0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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