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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악기 사측, 산재노동자도 마구잡이 노동혹사 끝내 정리해고

콜트악기 사측이 산재노동자를 현장에 투입시켜 혹사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3월13일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조합원 중에는 노조간부 9명을 비롯해 산재노동자와 모자가정 가장이 각각 5명씩 포함돼 있다. 통보자 명단에는 50세 전후의 형편이 어려운 중년여성들이 많고, 심지어 정년퇴임을 두 달 앞둔 조합원까지 포함돼 있다. 콜트사에서 19년 동안 일했고 오는 5월 정년을 맞게 되는 김영희(55세)씨는 “이렇게는 죽어도 나갈 수 없다”며 사측의 해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콜트노동자들은 산재를 당하고도 제대로 된 치료나 요양조차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 노조에서 산재노동자에게 당연히 주어진 권리를 들어 휴식을 권해도 조합원들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산재를 입고도 정상근무를 해온 콜트사의 관행과 분위기 때문이다.
콜트악기노조에서는 얼마 전 149명 조합원들의 자가증상을 기초로 한 건강진단 설문조사를 펼쳤다. 그 결과 유기용제관련 의심자가 59.6%, 근골격계 유소견자가 46.2%, 천식이 37.5%, 만성기관지비염이 2.2%로 각각 나타났다.
콜트악기에서 일한 11년 중 6년 동안 무려 세 번이나 산재를 당해 왼쪽 두 번째 손가락 반 마디와 세 번째 손가락 두 마디를 잃은 이동호 대의원(43세. 도장반)은 “현재 25명의 산재노동자가 다른 부서로 발령받아 일하고 있다”며 콜트사가 산재다발 사업장이라는 것과 그에 대한 사측의 무성의한 조치를 고발했다.
이 대의원은 또 “대부분의 부서에서 일을 하다보면 엄청난 분진이 발생하는데 방독면을 쓰면 숨이 막히고 잘 보이지도 않아 그냥 방진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기타 몸체가 되는 나무를 다듬고 깎는 과정에서 큰 톱니들이 밖으로 돌출돼 있어 기계반에서 일하다 보면 손가락을 잘리기가 쉬운 실정이고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열악한 작업장의 실태를 토로했다.
방종운 금속노조 콜트악기지회장(50세)은 “어려운 노동조건 속에서도 먹고살기 위해 청춘을 바쳐 10년, 20년 일해 온 결과 사장은 천억대 갑부가 됐지만 우리는 20년을 다녀도 100만원 받아 그달 먹고 그달 사는 인생”이라고 말하고 “노동자들을 정리해고라는 이유를 만들어 나락으로 떨어뜨리려는 콜트사장의 조치에 대해 조합원들은 강력히 저항한다”며 이어 “악질콜트자본 박영호사장은 일방적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홍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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