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활동에 대해=3월5일 첫출근해서 이제 만3주째 됐다. 임단협 등 준비로 그동안 거의 회의를 하며 일정을 보낸 것 같다. 회의가 하루에도 몇 차례 있는 것은 다반사다. 취임 후 주요 활동이었다고 한다면 한마디로 말해서 회의였다. 금속노조 위원장이 되니 일정이 빡빡하다.

△금속은 기업별지부를 3년 유예키로 했다. 해소방안이 있다면=현재 금속에 남은 기업지부는 완성4사와 만도기계 등 총 5개 노조다. 금속노조는 기업별노조의 산별로의 전환을 위해 ‘기업지부해소대책위원회’를 특별위원회 기구로 배치했다. 남택규 수석부위원장이 맡고 있다. 이에 2009년 9월부터 완성대대를 개최하게 된다. 기업별지부가 해소하지 못하는 걸림돌이 무엇인가를 찾아내 빠른 시일내 제대로 보완할 것이다. 기업지부를 유지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을 함께 고민해서 최소화하고 없앨 것이다. 필요하다면 규약도 고칠 것이다. 또 무엇보다 산별에 따른 교섭방식을 만드는 문제가 중요하다. 산별체제 속에서 조합원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회사측과 만나서 협상하는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금속이 산별이 됐으니 무조건 똑같이 하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기업지부해소대책위원회’가 5개지부장들을 소집해 회의를 통해 토론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갖고 있다.

△4월로 예정된 금속노조-노동부간 회동에 대해=노동부에 공문을 발송해 놓은 상태다. 일선 실무진이 만남을 준비 중이다. 회동이 성사된다면 4월 중순경이 될 것이다. 일단은 금속노조와 노동부간 상견례 차원이 될 것 같다. 구체적으로 제기할 특별한 현안문제라면 장기투쟁사업장 문제, 그리고 노동부가 사용자들이 저지르고 있는 불법행위에 대해 올바른 법 집행을 하라는 것이다. 한국정부가 올바른 법 집행을 했다면 삼성의 무노조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국가의 비호가 없다면 이 시대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겠는가. 정부는 부끄러움조차 모른다. 이에 대해 지식인과 언론, 정치권이 왜 침묵하고 있는가. 부당하고 부도덕한 정부 탄압에 대해 모든 사회집단이 침묵하고 있다. 이 또한 심각한 문제다. 노동부와의 중층적 교섭틀이 만들어지면 분명하고 명확하게 이런 문제제기부터 할 것이다.

△사내하청 노동자 산별가입을 위한 규약개정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금속노조의 방침은=노조는 가입과 탈퇴의 자유가 보장되는 집단이다. 조직문제도 각 주체들이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1사1노조 원칙이 맞다고 본다. 비정규직 동지들도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힘이 있고 그 힘들이 모아지면 관철할 수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산별노조가 정규직의 이해와 요구만 반영해도 위원장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산별이 비정규와 중소영세사업장의 이해와 요구도 받아 안아야 한다. 지부장 선거의 경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표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에는 대의원이 한 명도 나오지 못할 수도 있지만 예를들어 여성할당과 같은 형식을 통해 자기 권리를 한 가지씩 찾아나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원청노조가 하청조직을 함께 지켜주는 곳만 최소한의 권리찾기가 가능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체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소소한 감정의 골을 뛰어넘지 못하면 세상을 바꿀 수 없고 역사를 바꿀 수 없다.

△비정규 50억기금 모금문제에 대한 대안은=당연히 수행해야 할 과제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와 투쟁을 지원하고 연대한다는 차원에서 비정규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며 책임이다. 금속노조의 경우 담당임원이 배치돼 관련 회의 속에서 하나하나 챙기고 해결할 것이다. 아직 내지 못한 사업장에 대해 독려하고 주기적 관리를 해나갈 것이다.

△최근 울산에서 계속 불거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지역적으로 자본의 힘이 큰 집단이 많다. 그러니 돈밖에 가진 것이 없다. 자본의 회유에 넘어간 것이다. 현대자동차 위원장을 두 번이나 한 입장에서 부끄러울 뿐이다. 그에 대한 철저한 징계조치가 필요하다.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그 길밖에 없다. 필요하다면 더 고강도의 자구책을 쓸 수도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재산공개라도 하자. 간부들의 친인척이 그 회사에 입사하는 것을 통제할 수도 있다. 또 회사 부서이동 과정에서 편한 곳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문제부터 관리하고 정화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일전에 집사람이 저에게 “당신 내 몰래 돈 모아놓은 것 있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 때 저는 “지난번에 재산공개 했잖아! 없었잖아!”하고 화를 냈다. 민주노동당 후보로 국회의원 출마 당시 재산공개를 한 적이 있다. 재산공개라는 것 정말 철저히 하더라.

△민주노총 전체 신문구조를 통합하자는 제안에 대해=위원장이 돼서 금속노조 편집팀에 한 가지 제안해놓은 것이 있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노동운동하는 세력이 모여서 신문조판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 편집실이 기능적 사상적으로 단련되고 발전해서 우리 노동계급이 국가권력을 장악했을 때 홍보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고급화 전문화된 인력을 양성해서 대중의식화를 위력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일각에서 수년 전부터 민주노총 매체통합문제를 제기해온 것으로 안다. 큰 꿈을 갖고 통 큰 사업을 하자. 연맹별 밥그릇찾기 식으로 할 것이 아니라 다수에게 필요한 폭넓은 매체를 만드는 것이 당연히 필요하다. 기능과 운동적 관점을 갖춘 전문가집단이 담당해야 할 것이다. 광고팀도 두고 데이터·독자관리도 체계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민주노총 신문 <노동과세계>를 비롯해 전교조신문, 금속노조신문과 다른 매체들이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민주노총 신문 <노동과세계>에 바라는 점=일단 <노동과세계>는 부드럽다고 평가하고 싶다. 에이브러험 링컨이 연설문을 참 잘 썼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대중 누구나 쉽게 읽고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매체에 전문용어가 많으면 대중이 부담 없이 접할 수 없다. 부드럽게 누구나 알 수 있게 써야 한다. 거리 청소하는 아저씨들도 쉽게 읽을 수 있어야 하고, 활동가들에게 방향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적은 지면을 활용해서 소수에게도 공간을 제공하고, 다수 조합원이 볼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야 한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 약력>
-현대중공업 골리앗 연대투쟁으로 구속(1년), 해고
-현대자동차노조 성과분배투쟁으로 구속(1년3개월)
-현대자동차노조 6, 8대 위원장
-현대그룹노동조합총연맹 8기 위원장
-96~97년 노개투 총파업 투쟁 승리
-대우자동차 해외매각 저지 완성4사 총파업으로 구속
-2007년 현재 금속노동조합 위원장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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