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욱 조합원이 활동하던 민주노동당 관악구지역위 이봉화 위원장의 병원 활동일기

<font color=darkblue>다음 글은 허세욱 동지가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활동했던 관악지역구 이봉화 위원장의 활동일기입니다. <힘내세요 허세욱님!> 카페에 이봉화 위원장이 직접 작성해 게재한 글입니다. 병상에서 사투를 벌이는 허세욱 동지에 대한 애정이 잔잔히 묻어납니다.

4일 일차 대수술을 마친 허세욱 동지는 약 1주일 동안 수면상태로 치료를 받게 됩니다. 일주일 동안 그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요? 함께 활동했던 동지들을 기억하며 한미FTA 폐기를 외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허 동지와 함께 활동했던 평통사 회원은 쾌유를 기원하는 편지글을 통해 "선생님께서는 한결같이 뒷편에 서 계셨다"는 말로 허 동지의 강고한 실천활동에 존중을 표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허 동지는 한결같이 묵묵하게 항상 그곳에 계셨습니다. 글을 옮겨 소개합니다.<민주노총 편집국></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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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4월4일 허세욱 동지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는 소식은 다들 아시겠지요? </b>

어제 병원에 있었고 집도의로부터 직접 수술 경과를 들었던 사람으로서, 관악구위원회 동지들에게 보다 경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수술은 당초 예정보다 한 시간 늦은 2시 10분경에 시작했습니다. 가족들이 수술과 치료를 거부하는 가운데, 범국본,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참여연대, 평통사의 대표자들이 허세욱 동지의 생환과 향후 재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를 썼고, 수술동의서에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정종권 위원장님, 민주택시연맹 구수영 위원장님이 서명함으로써 수술이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실시간으로 기사를 송고하고 계시던 ‘노동과 세계’ 편집국장님이 제게 소감을 묻더군요. “수술을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에요.”라는 제 대답에 "그것밖에 할 말이 없냐"고 살짝 핀잔을 주셨지만, 정말 그랬습니다. 지난 며칠 노심초사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저 다행이고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더군요.

수술이 끝난 시간은 6시 6분, 수술환자보호자대기실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수술실 입구로 몰려갔습니다. 간호사님이 “대기실에 있으면 환자가 그 옆으로 지나갈 텐데 뭐하러 여기 이렇게 왔냐?”고 하셨지만 어디 마음이 그런가요.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은 것을.

이윽고 수술실 문이 열리고 침대가 나왔습니다. 온몸이 붕대로 감겨있었는데 전신이 심하게 부어 계셨습니다. 눈두덩이 많이 부어있었지만 코도 원래대로 오똑하고 전체적으로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나중에 구수영 위원장님 말씀을 들으니 차차 무너져내릴 수도 있다고 하셔서 다시 걱정이 되었지만요.) 허세욱 동지가 누운 침대가 중환자실로 향하자, 저희들도 우르르 중환자실로 달려갔습니다.

중환자실 앞에서 10분 정도 기다리니 수술을 하신 주치의께서 오셨습니다. 각 단체를 대표해서 4명, 노동과 세계 기자 1명이 경과 설명을 듣고 질문을 했습니다. "수술은 잘 됐다"고 하셨고요, 이식할 피부가 조금 모자라서 오른쪽 종아리 뒤쪽을 못 했다고 하시더군요. 이식할 피부가 필요할 때 언제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운이 좋은 편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폐는 어떠냐"고 여쭸더니 "괜찮은 편"이라고 하셨습니다. 분신 직후 폐 손상이 심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아서 무척 걱정했었는데 천만다행입니다. 기관지의 염증과 부기가 가라앉아야 하고 폐에서도 그을음이나 이물질 같은 것(전 동영상을 안 봤는데 전경들이 포말소화기를 막 뿌려댔다고 하더라구요.)이 가래로 빠져나오면 더 괜찮아질 거라 하셨습니다.

추가 수술을 해야 하냐고 여쭸더니 앞으로 일주일 정도 회복 경과를 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간은 계속 수면상태를 유지할 것이고 경과가 좋으면 깨울 거라고 하셨구요.

의사 선생님 말씀이, "큰 형님이 수술 직전에 전화를 해서 조건부로 수술에 동의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도 마지막에라도 동의를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촛불문화제에 병원 소식을 전하기 위해 광화문으로 향했습니다. 문화제에 참가하신 모든 분들이 수술이 잘 됐다는 소식에 기뻐하셨구요. 관악구위원회 당원들과 함께 병원으로 돌아오니 병원 앞에서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주최로 허세욱동지의 쾌유를 기원하는 촛불집회를 했더군요. 그간 가족분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병원 앞에서는 촛불문화제를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었는데, 어제부터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것이지요. 민주노동당은 다음 주 월요일(4/9)과 목요일(4/12)에 맡기로 했습니다.

매일 밤 10시에 대책위 상황실 회의를 하거든요. 어제 밤 회의에서는 대책위 사람들 모두 한시름 놓은 평온한 표정이었습니다. 모금, 촛불문화제, 인터넷 특별게시판, 4/7 총궐기대회 때의 허세욱 동지 관련 프로그램 등에 대한 논의를 했습니다.

어제밤은 홍은광 부위원장님과 김광배 당보고분회장님이 병원에 계시기로 하셔서 저는 비교적 일찍 귀가했습니다. 두 동지는 추위에 떨며 병원을 지키고 아침 10시에 국회로 시당으로 출근을 하셨습니다. 맘이 놓여서 그런지 늦잠을 자버려서 1인시위도 안 나가고, 동지들 죄송합니다.

오늘 처음으로 허세욱 동지를 면회할 수 있었습니다. 그간에는 가족들이 반대하셔서 면회를 하지 못했거든요. 낮 12시에 한미FTA타결무효, 허세욱동지쾌유기원 집회를 마친 민주노총 임원들께서 면회를 하셨습니다. 저녁면회시간에는 권영길 원내대표께서 한미FTA체결에 반대하는 타당 의원들을 데리고 와서 면회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면회시간은 낮 12시 30분부터 1시까지, 저녁 6시 30분부터 7시까지입니다. 이제는 허세욱 동지 직접 뵐 수 있고 병원 앞에 상황실 천막도 쳤으니 지역위원회 동지들도 시간 될 때 문병 오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 화,수요일까지는 의식이 없는 상태니까 그 후에 오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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