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동자들 '무노조 삼성' 깬다

‘무노조 경영이념’에 맞선 삼성 비정규 하청노동자들이 공동투쟁을 하기로 나서 주목된다. 또 지난 10일 삼성 본관 앞에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역본부 등이 결합한 공동투쟁단이 투쟁에 가세해 향후 파장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 비정규 하청 노동자 공동투쟁단은 지난 7일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의 오만한 무노조경영 시대가 끝났음을 천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노조탄압 기업 삼성재벌의 부당한 정리해고 철회와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조폭과 깡패 사건으로 얼룩진 김승연 한화그룹과 마주하고 있는 이곳이 비정규 하청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는 그 유명한 삼성재벌”이라며 규탄하고 “거대재벌 삼성이 남겨준 것은 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한 해고와 노동탄압에 의한 이중 삼중의 굴레 뿐”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공동투쟁단은 “삼성의 높은 비정규직 비율과 하청업체 부품 생산단가를 경쟁적으로 낮추고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에 혹사시키면서도 최저임금을 지급해도 되는 것과 더 높은 이윤을 손쉽게 해고해 버리는 것이 삼성 무노조경영의 이유이고 결과”라며 “삼성 무노조정책은 삼성 협력업체와 하청업체의 노무관리에까지 고스란히 전수돼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자본과 삼성의 합작회사인 한국니토옵티말-삼성코레노 노경진 노민추 위원장은 “명절에 고향에 가지도 못하고 납기량을 위해 뼈 빠지게 일해 연매출 4천억이라는 성과를 올렸지만 남는 것은 화장실 시간 체크와 통계를 현장게시판에 공고하는 인권유린, 생리휴가를 썼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쫓겨나가 하루 종일 벌을 서는 등의 고통뿐이었다”며 현장에서 벌어지는 삼성재벌의 폭력적인 노동탄압 실상을 폭로했다.
경기 군포의 삼성 외주하청업체 (주)쎌콤 임오경 해고자는 “1월말 집단 사직강요에 이어 급기야 3월말 생산직 노동자 전원을 정리해고 하고 폐업선언을 해 300여명이 길거리로 나앉게 된 것은 원청업체인 삼성SDI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으로 하청선을 전환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며 “삼성 애니콜 휴대폰 신화의 바탕에는 쎌콤에서 10년째 근무한 노동자의 월 통상임금이 68만원선(2006년 기준)으로 최저임금도 안 되는 수준에서 보듯 저임금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삼성재벌의 부당한 처사를 규탄했다.
그린전자, 하이비트, 영성전자, 명운전자 등 울산의 삼성 사내하청업체 함선주 비상대책위원장은 “금속노조 울산지부와 삼성해복투는 삼성의 무노조 노동탄압을 끝장내고,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쟁취해내겠다는 결의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삼성SDI 울산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힘있는 투쟁들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말로 이후 삼성재벌의 노동탄압에 맞선 투쟁이 한층 격화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강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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