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 정부는 부시의 하수인인가

<b><2신 오후 11시 30분> 파병 재검토 국회의원들 촛불집회장 찾아</b>

부산에서 김선일씨의 장례식이 열린 30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는 '고 김선일씨 추모·파병철회·미국의 기만적인 이라크 민정이양 규탄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고 김선일씨의 대형 영정이 무대 왼쪽에서 시민들을 맞는 가운데 만여명의 시민이 교보문고 앞차선의 절반을 꽉 메우고 '이라크 파병철회'와 '진상규명'을 외쳤고 파병철회 안에 서명한 각 당의 국회의원들도 무대에 올랐다.

[사진4]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대한민국의 한 청년이 수만리 이역땅에서 공포에 떨며 죽어갈 때 대한민국과 국회는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고 비난하고, "이라크 사지에 우리 젊은이들을 파병할 수는 없다"며 "파병철회에 서명한 소중한 50여명의 국회의원과 파병철회 투쟁을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열린우리당 내에도 내심으로는 파병에 반대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많다"며 "이들을 설득하면 파병반대의 목소리를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의원들을 향한 집회참가들의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었다. 시민들은 "열린우리당은 내려오라!"는 야유를 보내며 파병을 결정한 여당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고, 열리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소개의 말대신 "죄송합니다, 잘 하겠습니다."라는 말만 하기도 했다.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된 배일도 의원에게는 야유의 욕설까지 쏟아졌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이 자리에 선 것보다 더욱 큰 용기를 갖고 나온 의원들이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의원들"이라며 우회적으로 야유하는 군중의 자제를 당부하고, "이 동지들과 함께 국회에서 파병을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나온 의원들은 민주노동당 전원, 한나라당의 고진화, 배일도 의원, 민주당의 손봉숙 의원, 열린우리당의 김원웅, 강혜숙, 이은영, 유승희, 정청래, 강창일, 이광철, 유기홍, 홍미영, 장경수 의원 등 이다.

[사진5]

이날 집회 참석자 중에는 학생과 청소년들이 많았다. 인터넷 아이디가 '태풍'이라고 밝힌 한 청소년은 "임종석 의원은 이라크 파병하면 국회의원직 사퇴하겠다고 했으면서 17대 국회에서는 왜 아무말 못했느냐,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이 맞습니다, 국민이 맞고요, 이라크 파병 철회하겠습니다라고 왜 말 못했느냐"며 소위 '국익론'을 앞세워 대규모 파병을 결정해버린 정치권을 속시원히 질타해 호응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집회에는 유명연예인들의 연대메시지가 영상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가수 신성우, 배우 오지혜, 가수 이현우, 가수 신해철씨 등은 영상을 통해 이라크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김선일씨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는 한편, 파병반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신성우씨는 "이라크 전쟁은 골목길에서 어린 아이의 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뺏고 주머니에서 오백원짜리도 뺏고 나서 반 죽을 때까지 패는 동네 양아치 짓에 불과하다"며 명분없는 전쟁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라크 평화네트워크 활동가 윤정은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몹시 슬프다"며 김선일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최근까지 이라크에서 4개월간 활동하고 돌아온 그는 "이라크 사람들은 처음 만난 사람과 인사를 나눌때 '당신에게 평화를(살람 알라이 쿰)'이라고 인사를 한다"며 "제가 만난 이라크 사람들은 김선일씨 어머니께 미안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집회는 가수 손병휘씨와 노래패 우리나라가 노래를 통해 평화와 파병반대의 메시지를 전했고, 저녁 10시 반쯤 다함께 '아침이슬'을 부르며 평화롭게 마무리되었다.

<b><1신 오후 8시 30분> "고 김선일씨의 죽음은 노무현 정부 책임"</b>

"한국군 파병철회하라! 김선일 씨 피납상황 의혹진상규명! 점령군은 이라크를 떠나라! 이라크를 이라크인들에게!"

[사진1]

30일 오후 6시, 서울 종묘공원에서는 파병반대국민행동, 반전평화공동행동 주최로 '6.30 이라크 주권이양 사기극 항의 국제공동행동'대회가 열렸다.

2천여 명의 시민학생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 반전평화의 한 뜻을 쏟아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새 이라크 정부의 장관 26명의 대부분이 미국 시민권자이고, 현재 이라크 임시정부는 꼭두각시 정부"라며 주권이양은 사기극이라고 말했다.

김하영 다함께 운영위원은 "김선일 씨 부모가 눈물로 파병철회를 호소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은 시간도 끌지 않고 단칼에 파병철회를 거절했다"라며 "김선일의 죽음의 정치적 책임은 노무현에게 있다"라고 규탄했다.

파병물자의 항공운송 거부를 선언한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하효열 교선실장은 "항공기는 테러의 첫 번째 표적"이라며 "부시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국익을 내세워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려 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오무전기 부상노동자 임재석 씨는 목포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중이라 이날 집회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전화 메세지를 전했다. 그는 "내가 한국인이라서 피격당한 것인데도, 정부는 자꾸 이 사실을 은폐하려고만 했으며, 한국에 돌아왔는데도 보상도 제대로 해주지 않고 나 몰라라 하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달 초 민주노동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해 이라크에서 피격을 당하기 직전 들른 주유소에서 자신들의 국적이 한국인이라고 밝혀졌었다는 사실과, 이후 귀국도중 기자회견을 할 때 이 사실을 함구하고 그저 외국인 노동자라서 피격을 당한 것이라고 말할 것을 외교부로부터 종용받은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사진2]

임 씨는 "이 정부는 부시의 하수인 정부"라며 "김선일 씨는 노무현 정부가 죽인 것"이라고 분노섞인 발언을 했다.

김선일 씨 추모와 이라크 파병반대의 뜻으로 서울대에서 국회를 거쳐 광화문까지 2박3일간 3보1배를 계획했던 서울대학교의 홍상욱 총학생회장이 나와 이들의 3보1배를 원천봉쇄해 버린 정부의 횡포를 설명했다.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집회"라며 서울대 전철역 근처에서 이들의 3보1배를 완전 중단시켰으며 학생들이 그럼 "도로에서 인도로 가겠다"라고 해도 "단체행동이 안 된다면 15미터씩 떨어져서 따로따로 가겠다"라고 해도, "세발짝 걷고 한 번 고개를 숙이겠다"라고까지 했는데도 무조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보다못한 민변 변호사들이 항의했으나, 경찰의 대답은 어이없게도 "억울하면 경찰에 신고해라"였다.

[사진3]

3보1배에 대한 이같은 경찰의 반응은 분명히 지나친 것으로서 일례로 작년에 매스컴을 탔던 새만금 3보1배도 신고되지 않은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7시가 조금 지나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까지 평화행진을 한 뒤, '고 김선일 씨 추모, 파병철회, 미국의 기만적인 이라크 민정이양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