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 용산 방문, "책임 통감하나 정부차원 책임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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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통감 하지만...' 추석 날 아침인 3일 오전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하고 유가족들과 환담을 나눈 정운찬 총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명익기자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심정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마는 저의 방문이 그동안 가슴 속에 쌓인 응어리를 푸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기는 어렵다", "당사자간 원만한 대화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조삼모사 일까? 악어의 눈물일까? 총리가 되면 제일 먼저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 문제 해결에 힘을 쏟겠다던 그의 발언에 작은 희망이나마 걸었던 이들에겐, 추석 날 아침 정 총리의 '용산방문'은 '방문' 이라는 뉴스거리 말고는 큰 의미를 던져주지 못했다. 


문제해결의 주체에 대해서도,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검찰의 미공개 3000쪽 자료 공개에 대해서도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답변을 못하고 돌아간 정 총리는, 유가족들과의 대화 도중 때때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한다. 자연인으로서 그가 흘린 눈물은 감정의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총리로서 흘린 눈물은 유가족들에겐 책임의 표현 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총리가 떠난 후 차린 유가족들의 추석 차례상. 뜨거운 탕국과 따스한 밥을 지어 올린 손으로 어머니들은 오전 내내 기대하고 참아내던 눈물을 또다시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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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추석인데...' 고 윤용현씨의 부인 유영숙씨는 차례상을 차마 쳐다보지 못했다. 남편의 영정사진이 올라와있는 추석 차례상, 오열하는 유씨를 고 이상림씨의 며느리 정영신씨가 뒤에서 안아주고 있다. 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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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밥 왔소'  고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씨가 차례상에 밥을 정성스레 올리고 있다. 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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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가 이쁘지?' 요즘 권명숙씨에게는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이제 며칠 있으면 군에 입대
하는 큰 아들 때문이다. 군대 보내는 부모의 마음이야 매한가지 이지만 아들 때문인지 요즘들어
권씨의 눈물은 늘어만 간다. 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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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벌써 추석이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의 문정현 신부님이 추석 차례상에 인사를 올리기 전 향을 피우고 있다. 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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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저희 왔어요'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대표하여 고인들의 아들과 며느리가 추석 인사를 올리고 있다. 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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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전엔 해결되길 바랐는데'  고 이성수씨의 부인 권명숙씨는 차례를 올리는 내내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만 있었다. 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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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이제 우리 나이로 70이 된 문정현 바르톨로메오 신부는 오늘도 노구의 몸을 이끌고 이곳 남일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 세상이 스승을 잃어가는 사이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언제나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스승이 있다. 이명익기자

<노동과세계/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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