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적 특성과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전북지역본부에는 90개 사업장 3만명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전북은 ‘농도’다. 즉, 농촌과 도시가 혼합된 지역이다. 그러다보니 대공장이 없고 대부분 중소영세 사업장들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산업화가 덜 이뤄졌고 그만큼 노동조합운동도 활성화가 덜 돼 있다. 노조도 본조는 거의 없고 지부들이 많아 어떤 상황이 생겨도 자체투쟁을 결의하기 어렵다. 다른 옆공장들에서 정치총파업이나 임단투파업을 해도 지부단위에서는 결합하기 쉽지 않다. 전북지역본부는 총연맹 지침에 따른 사업외에 지역내 연대단체들과의 사업들도 수행하고 있다. 새만금투쟁, 군산지역 미군기지문제, 군산 직도 미군폭격장문제, 에프티에이투쟁 관련 연대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전북지역본부 당면사업과제에 대해=전북지역은 ‘농도’지만 그동안 노동연대사업을 말로만 해 왔을 뿐 실제로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 전북지역본부에서는 1노조-1농촌 자매결연사업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농촌의 어려운 현실과 노동자들의 엄혹한 현장을 서로가 알고 이해하는 장을 만들 것이다. 노동자농민들이 서로 소통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다. 그럴 때 전체 민중운동이 살아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까지는 농민들이 노동자들의 투쟁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노동자들도 농민들의 쌀 문제 농산물 문제가 전체 민중들의 문제임을 각인하지 못했다. 그런 것들을 반성하면서 현장에서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소통구조가 만들어진다면 노동자들 문제에 대해 농민들이 함께 싸워주고 대변해주고, 농민들의 문제를 노동자들이 자기 일처럼 받아안아서 어떤 투쟁이든 함께 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곧 승리하는 투쟁으로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농민회에서도 다양한 사업들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본부도 사업장들을 발굴하고 추동해내야 할 것이다. 이 사업을 위해 농민회와 지역본부 임원들이 매월 정기모임을 통해 정책을 만들며 논의하고 있다. 또 먼저 민주노총 정치방침이 구체적으로 만들어져야 하겠으나 올해 하반기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지난해 5.31선거에서 전북은 시의원 9명과 도의원 1명을 배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유기적으로 연대하는 과정에서 나온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그런 성과들을 바탕으로 현장조합원들을 대상화시키지 않고 주체적으로 세울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 앞으로 많은 토론과 논의를 통해 대선방침들을 만들고 세부전술을 수립해 실천해야 할 것이다.

현장대장정에 대한 견해와 문제점, 극복방안은=2004년 제가 지역본부장을 맡으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 사업이다. 그러나 마음뿐이었고 구체적으로 실천하지 못했었다. 이번 전북지역 현장대장정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과정을 통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 조합원들을 만날 것인가, 그리고 그들을 어떻게 민주노총 주인주체로 세울 것인가에 대해 상을 찾는 계기가 됐다. 이석행 위원장께서 전북지역 현장대장정을 마치고 가시면 이후로 저도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지역 내에서 그런 사업들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다만 이석행 위원장만의 현장대장정이 아닌 민주노총 현장대장정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위원장 뿐만 아니라 산별연맹이 결합해서 조합원들을 만나고 조직화해야 하지 않겠는가. 산별조직들이 임금교섭 기간 중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결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아쉽다. 전북지역 현장대장정에서는 연맹 조합원동지들이 다른 연맹 사업장 방문에 함께 하고 있다. 예를들어 보건의료 동지들이 프레스공장 아주머니들이 일하시는 모습을 보며 “이런 곳도 있구나, 이 분들도 우리 민주노총 조합원이구나”하고 깊은 감동과 연대의식을 느끼는 것이다. 서로 일하는 모습, 투쟁하는 얼굴들을 보며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일하는 병원에 건설동지들이 함께 방문하고, 화섬동지들이 금속사업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는 이석행 위원장께서 주문하신 것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상호 소통구조가 원활히 뚫리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동안 연맹과 연맹이 서로를 잘 안다고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땀 흘리며 치열하게 노동하는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민주노총이 그동안 고질되게 앓아온 동맥경화가 비로소 치유되고 있다. 사무총국 성원들만 현장대장정에 함께 할 것이 아니라 연맹 동지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과정과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럴 때 비로소 진정한 민주노총 현장대장정으로서의 의미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산별시대 전북지역본부 강화방안은=산별조직 정착을 위해 총연맹부터 시작해서 지역본부 조직들이 함께 빠른 시일내에 토론과 논의를 벌여야 한다. 그 전에 지역본부를 강화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산별노조 올바른 정착을 위해 지역본부가 그 소임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지역이 곧 민주노총 현장이기 때문이다. 산별노조가 강화되고 정착되는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 속도를 내서 빨리 이뤄져야 한다. 산별노조 역할과 지역본부가 할 일을 잘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단위에서부터 그런 부분들을 정리하고 만들어내야 한다. 산별노조와 지역본부 각각의 역할에 대해 많은 토론과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노동과세계>에 바라는 점은=솔직히 <노동과세계>를 잘 보지 못한다. 예전 현장에 있을 때는 쉬는 시간에 틈틈이 보곤 했는데 요즘은 일정이 바쁘고 인터넷에 익숙해져 보기 어렵다. 저도 현장에서 노보 등을 만들어봤지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한 번 보면 또 언제 나오나 하고 기다려지는 신문이 돼야 한다. 요즘은 너무 선전지 들이 난립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봐지지 않는다. 민주노총 통합신문 발행이 논의되고 있다니 잘 되면 좋겠다. 체계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내용도 잘 만들어지리라 믿는다. <노동과세계>를 통해 민주노총 내 소통이 잘 이뤄지면 좋겠다. 현장대장정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 소통이 되고 있다면, 기관지를 통해 현장과 현장 소통을 열어가는 계기가 마련되면 좋겠다.

80만 민주노총 조합원과 대중에게=우리 조합원들이 자랑스럽다. 민주노총도 자랑스럽다. 우리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 4천백만 우리 국민과 7천5백만 온 겨레가 희망을 품고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항상 긍정적 사고를 가지고 ‘나로부터 민주노총이 바로 선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상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민주노총 모든 투쟁 주체는 우리다’라는 마음으로 함께 하는 투쟁, 그리고 승리하는 투쟁을 벌여나가자.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신동진 전북지역본부장 약력>
1987년=안양 만도기계 입사. 노조발기인대회 참여. 홍보부기자로 노보제작 등 홍보활동/1988년=‘민주노조실천을 위한 협의회’ 결성/1990년=만도기계노조 3대 집행부 안양지부 조직부장/1991년=만도기계노조 안양본조 교육선전국장(교육위원제도 도입)/1994년=만도기계노조 안양지부 대의원/1995년 8월=만도기계 익산지부 선전부장/1997년=만도기계 익산지부 사무장/1998년=만도기계 부도사태시 사수대장으로 활동 중 구속·해고/1999년 8월=만도기계 익산지부장/2000년 1월=민주노총 익산시협 의장/2004년 1월~ 현재=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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