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점령지역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실태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지역 등의 노동 실태가 지난 1년 동안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노동기구(ILO) 조사에 따르면 2006년 3월에서 2007년 3월 사이 이 지역들에서 빈곤선 이하로 분류되는 세대의 숫자가 무려 26%나 증가했으며, 2006년 1인당 국민소득은 1999년에 비해 40퍼센트 감소해 열 중 일곱 세대가 빈곤가정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평균 수입 대폭 감소의 결과로 2006년 5월 이후 사회 혼란과 경제 위기가 심화됐다. 2006년 4월 이후 사람과 물자의 이동 통제가 심해짐에 따라 공·사적 투자가 감소하고 기업들의 국내 및 국제 시장 진출이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설치한 고립 장벽은 현지 주민들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벽으로 물자, 인력 등 경제적 흐름이 차단된데다 장벽 밖 불법 체류자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벽 안 지역에서는 2006년 12월 현재 전체 노동력의 24퍼센트인 20만6천명이 실직자로 나타나고 있다.
이곳에서의 경제 위기는 국가 역량 및 정책, 내부 개혁 등 공공 제도의 실질적 붕괴로 인한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웨스트뱅크, 가자, 시리아 골란고원 등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또한 아랍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 학대 및 차별 등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자들이 법적인 도움을 구하려 해도 절차가 너무 늦게 진행될 뿐 아니라 비용까지 들기 때문에 마땅한 구제수단으로 작용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아랍 기업과 노동자, 자영업자, 농민들은 고용과 시장 접근권 양쪽 모두에서 차별받고 있다.
ILO 보고서는 가자와 웨스트뱅크 간, 또 이 지역들과 외부 세계 간의 인력과 물자 이동 장벽을 줄이고 제거하는 것이 이 지역 노동자들을 사회 경제적 위기로부터 구해내는 데 무엇보다 선행되어야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이 지역의 새로운 투자를 촉진하고 경제 활동을 다양화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당국 및 국제 사회의 관심과 노력도 요구된다. 임은경/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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