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과 노동운동


진보성향으로 이름이 높은 권위있는 미국의 주간지 '네이션(The Nation)'이 최근 대선 출마를 준비중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의 수석 전략가이자 여론조사전문가인 거대 PR회사 버슨-마스텔러의 대표 마크 펜의 노조 조직 방해 공작을 폭로해 미국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펜의 ‘훌륭한’ 도움으로 인해 고수익 구조가 탄탄한 세탁업 회사 신타스(Cintas)는 2만명의 의류노동자와 트럭 운전수들을 조직화하려는 노조의 노력을 효과적으로 붕괴시킬 수 있었다.

당시 기사와 이어진 일련의 후속보도들은 노동운동 내의 불쾌감을 크게 자극했다. 신타스에서 노조를 조직하려다 실패한 지역 노동운동의 두 거두, '여기서 단결하라(UNITE-HERE)'의 부르스 레이너와 '트럭운전사들(Teamsters)'의 제임스 호파 등은 힐러리에게 편지를 씀으로써 이 문제를 공론화했고, 이는 급기야 6월 5일자 뉴욕타임스에 크게 보도되었다. 펜의 회사에 대한 노조의 유감과 힐러리 캠프에서 그가 담당한 역할을 부각시켜서 말이다.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클린턴 상원의원께;

고민끝에 편지를 씁니다. 최근 '네이션'에 당신의 수석 전략가 마크 펜의 회사가 반 노조 - 반 노동자 행위에 가담했다는 내용을 자세히 소개한 글이 실렸습니다. 그 회사의 활동은 신타스에서 노조를 조직하려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했고, 노동자들을 도우려던 우리 연맹의 노력을 좌절시켰습니다.

'고용자유선택운동(EFCA, Employee Free Choice Act)'을 비롯한 많은 다른 노동자 이슈들에서의 당신의 위치를 생각해 우리는 당신이 이 일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바라며, 동시에 당신과 민주당이 더이상 곤란에 처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제임스 P. 호파, 팀스터스 대표

부르스 S. 레이너 유나이트 히어 대표

한 노조 관계자는 "힐러리가 두 노조 대표들을 접촉해 노조를 다소라도 달래주기를 바랐지만, 그녀가 펜을 자를것 같지는 않다. 그는 그녀의 코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펜은 아마도 일시적으로 버슨-마스텔러 사를 떠날 것을 종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펜이 힐러리 캠프에 끼칠 정치적 영향과 책임을 가려보려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펜이 보다 비밀스럽게 힐러리의 수석 전략가로서 역할을 할 것이고, 버슨-마스텔러는 반노조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펜과 그의 고객들 입장에서도 힐러리가 당선될 경우 얻게될 엄청난 유무형의 이익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골치아픈 정-경 유착 문제는 미국도 우리와 똑같다

임은경/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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