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죽었다.

최근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주도하는 한미FTA반대 총파업 투쟁을 둘러싸고 일시에 드러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있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한미FTA는 잘 모르겠고 파업은 반대'라는 것. 문제의 본질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최소한의 문제인식과 고민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대중을 우민화'함으로써 '배를 더 불리려는 자본'의 '개'가 된 어용언론들의 '대국민 우민화 작전'은 과연 성공하고 있는 걸까?

<b>국민 위기? 재벌 위기? 미국 위기?</b>

독점재벌과 그들의 '개'로 전락한 어용언론들, 그리고 일부 정치권력체들 역시 민주노총 전체 조직이 총력투쟁을 결의하고, 민주노총 금속군단이 총파업을 단행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이들의 일관된 '모르쇠 행태' 안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곳에는 사회적 약자들로 일컫어지는 서민들의 고통만 가득하다.

소수 재벌들과 자본권력의 힘에 '기생'하는 일부 어용언론들은 참여정부의 반민주적인 한미FTA추진 절차를 문제삼지 않는다. 또 협상과정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등이 제기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 마련에 철저히 인색하다. 아니 그 어떤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한술더떠 노무현 정권의 '대자본과의 연정'은 자국민를 범죄자집단으로 취급하거나 때려죽이고 있다. 이에 분노한 민중들은 몸에 불을 그으며 저항한다.

배부른 권력체와 자본의 개로 전락한 일부 언론들은 <국민, 민생, 경제, 위기>라는 단어를 동원한다. '대국민사기극'에 불과한 배부른 자들만의 '한미FTA협상'과 협상이 초래할 '총체적 위기요인과 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탐색과 보도는 실종됐다.

<b>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불신 팽배</b>

"도대체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이 말하는 한미FTA의 최대 수혜자가 누구인가를, 정말 전체 국민들인가"를 되묻고 싶다. 때문에 무수한 의혹과 문제가 도사리는 있는 마당에 상당한 비판과 대안제시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는 권력집단에 대한 불신만 증폭된다.

다시 묻는다. 한미FTA를 밀실에서 일방추진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기 위해 혈세를 광고에 쏟아붓고 그것도 모자라 비판과 반대의 자유를 통제하기 위해 급기야 국민을 공권력의 몽둥이로 때려죽인 당신들이 말하는 한미FTA반대 총파업으로 인한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당신들이 말하는 '국민'은 어디 있으며 이들이 호응할 수 있는 '민생정책 본질'은 무엇이고, 이 나라 경제발전 골간인 '일하는 다수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한미에프티에이 반대, 비정규확산 반대 등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반민중적 개발독재 이데올로기를 복구하기 위해 '대안없는 선동과 오도된 여론조성과 확산'에만 '미쳐 날뛰는' 자본권력과 그 '개'들이 이 사회의 기득권을 독차지하고, 주류로서 잔존하는 한 그 결과는 비극적이다. 또 다시 민중의 죽음으로 되풀이 된다.

<b>자국민을 때려죽이는 나라가 나라?</b>

뒤틀리고 변질된 '돈많고 돈으로 권력을 사며 대대손손 부와 권력의 세습'이 가능한 비극적인 나라, 분단조차 '실리'의 이름으로 '악용'되는 비참한 나라, 미제의 한반도 강점적 군사패권주의가 삼천리 금수강산을 오염시켜도 말 한 마디 못하는 나라, 외국 군인이 자국 여성을 강간해도 조사나 재판조차 못하는 나라,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를 생산의 이름으로 통제하고 사육해 모든 창의력을 황금의 울타리에 가둬두려고 자국민을 때려 죽이는 나라, 인간 사상의 자유를 국가권력을 동원해 통제하고 구속하는 나라, 국가를 사적 이익확보의 도구로 만들어 돈과 권력을 독점한 채 민중을 타살하는 나라, 이건 민중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가 해서는 안 될 짓이라고, 돈과 권력을 가진 일부 계층들이 만든 모순이라는 사실을 언론들은 알리기를 왜 회피하는가.

자본과 정권으로 통칭되는 배부른 소수 집단의 기대와 동떨어지면 한미FTA반대 총파업은 당신들이 때려죽인 민중을 과연 선량한 노동자들이 나서서 타살이라도 한다는 말인가?

<b>진보개혁세력 모두 나서라</b>

진보개혁세력은 민주노총이 제기한 6월 총력투쟁의 중심과제들을 갖고 사회모순을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지원해야 한다. 대단히 강력한 반미·반재벌·반자본언론 전선을 구축하고 총력투쟁에 나서야 한다. 자본과 정권이 만든 위기적 모순체계를 파산시켜야 한다. 국가와 체제를 독점해 민중들을 광범위하게 억압하려는 '자본의 개'로 전락한 '어용언론'들을 반드시 파산시켜야 한다. 그들의 파산이야말로 시대과제이다. 역사 발전의 최고 대안이다.

한미FTA를 둘러싸고 드러나는 소수 재벌집단과 성과독식주의에 빠진 노무현 정권, 자본의 개로 전락한 일부 언론들의 '엽기적 반민중성'은 역겹다. '군사적 여론몰이'에 나선 자본의 개들을 명확히 규정하자. 이들을 반드시 파산시키자. 더 이상 자본과 정권, 그리고 그 개들에게 농락당하지도, 착취당하지도 말자. 국민 주권이 모든 토대의 우위에서 제대로 대접받는 길이란 '자본과 권력의 탈'을 벗지 못하는 우둔한 소수 재벌과 정치권력에 기생하는 숙주들을 파산시키고 해산시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총력투쟁을, 산하조직인 금속노조 등은 한미FTA저지 총파업을 선언했다. 아무리 혹독해도 노동자 계급의 견고한 내적 유대와 신성한 단결, 강력한 연대를 통해 '자본과 권력, 그리고 그 '개'들을 파산시켜야 한다. '분단 비극을 악용하고 민중의 삶을 지켜내지 않으려는 그 개들'에게 물려 죽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자본의 개들에게 물려 뜯기고 맞아 죽는 것, 정말 지겹다. "민중을 소수 독점자본과 권력집단이 추구하는 이익의 볼모로 삼아 희생시키지 말라"는 금속노조 총파업을 포함한 민주노총 6월 대투쟁은 정당하다.

국민 눈과 귀를 가리는, 그야말로 반사회적인 나쁜 재벌과 정치권력 실상을 폭로하고, 국민을 살리려는 합법적인 국민저항의 총체적 결정체다. 그건 '빛나는 저항'이다. '국민을 살리려는 위대한 저항'을 실천하는 '빛나는' 당신들이다.

언론은 죽었다.

<채근식/민주노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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