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일한 노동자 임금 70~80만원...용역깡패 하루 일당 40만원

롯데호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 용역외주화 저지투쟁
18년 일한 노동자 임금 70~80만원...용역깡패 하루 일당 40만원

롯데호텔 식당에서 기물관리를 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용역외주화 방침에 맞서 힘겨운 투쟁을 시작했다.
롯데호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호텔식당(양식, 중식, 일식, 직원식당 등)에서 요리가 나가는 접시를 설거지 하거나 그 기물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고객이 있는 호텔 내부는 한여름 에어컨으로 한기가 느껴질 정도지만,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은 접시를 닦아내는 기계에서 나오는 스팀과 열기로 사우나보다 더 후덥지근하다. 유니폼은 매일 땀에 젖어 속옷이 비칠 정도다.
또 호텔 기물 무게가 상당해 장시간 기물을 올리고 내리면서 팔목과 어깨에는 파스냄새와 압박붕대가 떠날 새가 없다. 열악한 근로조건보다 더 힘든 것은 함께 일하는 정규직에게서 받는 천대와 무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는 줄지 않는다.
호칭도 가관이다. 염연한 호텔노동자이며 근무기간도 길지만 ‘아줌마’라는 싸늘한 호칭으로만 불릴 뿐 이들을 존중하는 어떤 다른 호칭도 들려오지 않는다.
롯데호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최소 5년에서 18년 이상 근무한 사람도 있다. 임금은 최초 3·6·9개월 세 차례만 공식적 임금인상이 이뤄지며 그 이후로는 수년을 근무해도 임금인상이 미미하다. 교통비 실비 상승으로 이것저것 떼고 44명 여성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것은 통상 72~80만원 정도다. 연령은 평균 40대 이상이며 여성가장들도 다수 있어 이들 생존권과 직결된다. 후생복지 면에서도 소외돼 있어 산재도 눈치 보며 제기할 정도다.
여성노동자들을 비정규법의 희생양으로 만들기 위해 사측은 온갖 협박과 회유를 일삼고 있다. 7월1일 이전에 회사를 퇴사하라는 ‘사직원’과 용역업체로 이전하라는 ‘전적동의서’에 강제적으로 서명할 것을 부서장과 담당팀장이 종용하고 있다. 또 7월1일 이전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용역깡패를 동원해 출근을 저지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계약기간이 엄연히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고통지하겠다는 것. 롯데호텔이 배치하는 용역깡패 하루 일당은 35~40만원이다. 이 용역깡패 이틀치 일당이면 비정규 여성노동자 한 달 월급이다. 롯데호텔은 매일 30~40명 용역깡패들을 배치하고 있다.
롯데호텔 사측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용역외주화에 이어 다른 부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용역화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음료부서 웨이터·웨이츄레스 40여명, 조리부서 20여명, 객실부서 벨맨 10여명, 프론트데스크 10여명, 객실관리부서 하우스키핑(부대시설 청소업무) 3명에게 팀장과 업장 지배인을 통해 “7월1일을 계기로 고용형태가 바뀔 것 같다”는 언질을 해둔 상태다.
롯데호텔노조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온전한 정규직화를 통한 고용안정과 노조활동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대표, 롯데호텔노조, 서비스연맹, 민주노총 서울본부, 법률단이 특별대책위원회와 투쟁본부를 구성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다.
박정진 롯데호텔노조 사무국장은 “롯데호텔 사측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천대와 무시가 급기야 부당해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롯데호텔노조를 중심으로 상급단체들과 법률단이 연대해 이번 비정규직 투쟁을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호텔자본의 비열한 노동탄압이 비정규직법 시행을 계기로 다시 머리를 쳐들고 있다.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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