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노동자들 목숨 건 70미터 고공사투
“더 기댈 곳 없다, 목숨 걸었다”

전국건설노조소속 타워크레인분과 노동자 5명이 서울 공덕로터리부근 아파트 공사현장 타워크레인을 점거, 무기한 농성투쟁에 들어갔다. 6월26일 새벽2시30분경 기습 고공농성에 돌입한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서울경기, 광주전라, 인천경기, 경기남부, 대전충청강원지부장들로 확인됐다.
이들은 △타워크레인 건설기계 등록 △건설현장 10시간 강제노동 철폐 △1년미만 타워크레인 노동자 생활임금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공농성 조합원들은 '하루 2시간 강제연장 근무 폐지, 법정 노동시간 준수, 비정규악법 즉각 폐기' 등의 요구 사항을 적은 대형 펼침막을 타워크레인 기계에 내걸었다.
고공농성에 돌입한 타워크레인 지부장들은 "이 농성은 무기한농성"이라고 밝혔으며 이들은 물 서너병 이외에 별도 식량 등은 준비하지도 못한 채 무기한 고농농성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현장 타워크레인을 점거하자 사측은 그 즉시 전기 등을 차단해 이들은 굶주림과 통신두절 등에 시달려야 했다.
전국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는 사용자와 정부를 대상으로 ‘8시간 노동, 조합원 우선 고용, 국공휴일 보장, 건설기계 등록' 등을 지난 3월28일부터 임단협 교섭을 통해 공개 요구해왔으며 6월4일 파업투쟁에 들어갔다.

■박상표 전국타워크레인노조 경기남부 지부장 전화인터뷰
노동과세계는 고공농성에 돌입한 타워크레인 분과 지부장들과 전화 인터뷰를 실시했다.
전화인터뷰에 응한 경기남부 박상표 지부장은 "정부(노동부)가 약속한 건설기계 등록 및 관련 부처 변경과 관련해 오는 7월7일 법시행 이전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노동부와 건교부가 부처간 이견 때문에 건설 노동자들 생존이 걸린 문제를 놓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노동부가 그동안의 약속을 위반하며 딴 소리를 하고 있고 이제는 규제개혁위원회까지 딴지를 걸고 있어 건설노동자들은 생존을 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특히 노동부가 관련 장비를 관리함에 있어서 대단히 형식적인 관리를 하고 있고, 이 때문에 안전문제에 큰 결함이 생긴다는 것이다.
박상표 지부장은 "상시적으로 노동기본권을 준수하지 않는 건설현장에서 6월만 해도 3건의 큰 사고가 발발해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분노를 표명했다. 이는 공사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이 부러지거나 또는 기타 돌발적인 상황때문에 타워크레인 조종사를 비롯한 관련 건설노동자들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는 피해를 말한다.
박 지부장은 "6월들어 건설노동자 파업을 앞두고 밤시간 작업을 강행하다가 외부거푸집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사망한 사고를 비롯해, 충남 청주 하이닉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운전실 탈선사고로 노동자 2명이 사망했고, 타워크레인 앞집이 구부러져버리는 위험한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늘 사고를 동반하는 사고다발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위험상황에 노출된 채 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역시 관리주체인 노동부의 형식적인 관리에서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박 지부장은 월 163만원에서 최대 200여 만원을 받는다. 부인과 두 아이를 둔 12년차 타워크레인 노동자이고, 이런 임금은 사측이 강요하는 10시간 강제노동을 해야만 벌어들이는 임금이라고 말한다. 10시간 강제노동이란 근기법에 적시된 8시간 외에 2시간 더 노동을 강요한다는 것인데 이에 따른 수당은 전혀 없다.
타워크레인 고공농성 조합원들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이구동성이다. 특히 안전사고 예방 문제와 관련해 노동부의 형식적인 관리를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때문에 타워크레인 관리를 건설교통부로 이관시킬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녹슬고 금이 간' 타워크레인 기계를 조종하는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지난 04년부터 노동부가 수시검사를 한다'고 하지만 '한번 빙 둘러보는 식으로 형식적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속이 탄다, 목숨 걸었다, 더 기댈 곳 없다"는 말밖에는 더 할 말이 없다는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에게 비상구는 없어 보인다. 타워크레인노조 주요 집행간부인 5명의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목숨 건 고공농성 투쟁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채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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