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최대 조직인 금속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자 일부 언론과 정권, 자본권력들이 노동자 파업에 대한 본질은 외면한 채 왜곡보도와 탄압으로 일관한다. 이들은 민주노총 총력투쟁과 금속노조 총파업에 대해 “총파업 경제위기론, 지역시민단체 파업철회론, 노조내부 갈등 확산론” 등으로 노사, 노노 갈등을 획책한다. 한미FTA반대 총파업을 주도한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지난 25일 첫 파업 돌입때 노동과세계와 긴급인터뷰를 가졌다.
정 위원장은 인터뷰 자리에서 “현재 정부 태도는 노동자 단체행동권을 말살하려는 정책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사측과 정부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금속총파업과 관련해 언론들이 경제위기론 등으로 파업 본질을 왜곡하는 “사실은 국민경제와 무관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 위원장은 “근래에 제조업 분야에서 장기간 총파업을 진행시키지 않는다면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없다”는 판단이고 “금속총파업에 따른 일각의 과대한 손해발생 주장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대부분 특근이나 연장근무를 통해 만회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있다”며 정부와 사측, 언론들이 주장하는 파업으로 인한 경제타격론은 과장된 선전지침“이라고 일축했다
정갑득 위원장은 특히 사회양극화 문제를 두고 그 심각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사회 양극화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화두”라며 “없는 쪽을 대변하는 집단의 힘을 돈과 권력을 가진 집단들이 무마하려는데 따라서 저항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권과 자본이 순간적 저항은 억제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사회양극화라는 본질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정권기반이 흔들리게 된다”며 정부의 무책임한 노동탄압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사회양극화 해법으로 “산별노조를 통해 사회양극화를 체계적이고 정책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며 “기업별 노조 틀로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완성차 생산 가동율이 저하된 원인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정갑득 위원장은 “현대차 하나만 보더라도 예전보다 더 많은 차를 팔고 있지만 주로 해외에서 생산한 차들이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 현지에서만 30-60만대를 생산하는데 2008년 말까지 현대기아차 해외생산 물량은 4백여 만대로 확대된다”여 “이는 국내생산량과 비슷해지는 것이고 따라서 국내 생산현장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시장 생산 물량감소에 대비한 정책으로 나온 게 주간연속 2교대인데 이는 실질 노동시간 단축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내 생산 축소를 정책적으로 추진한 장본인이 바로 정권과 자본이며 이들이 글로벌경영을 주장하며 국내 차생산 현장을 붕괴시켰다는 비판이다.
금속노조 산하조직 중 최대 조직인 현대차노조를 표적삼아 정권과 자본의 공세적 압박과 대규모 공안탄압이 거세다. 정갑득 위원장을 비롯한 금속노조 총국 집행부 간부들과 금속 산하지회 노조위원장 등에 대한 검거 선풍이 불고 있다. 특히 일부 세력들은 현대차노조 고립화 전략을 구사한다. 이에 대해 정갑득 위원장은 “실제로 왜곡된 언론의 힘 때문에 현장 상황이 악화됐으며 일부 조합원들은 파업 자체에 대한 두려움도 가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왜곡보도로 잘못된 여론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노조발목을 묶고 있는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정 위원장 지론이다.
특히 현대자동차 사측에 대해 “사측이 다른 조직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다던가 현장을 압박하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노사관계가 힘과 힘의 논리로 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책과 제도 활성화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 파행을 겪고 있는 금속 산별교섭 문제와 관련해 정갑득 위원장은 “노사관계가 대립구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산별교섭으로 전환되기 위한 서로의 의견접근은 당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사측도 지난 20년동안 기업별형태를 통해 노사정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갖고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속총파업 시기에 사측은 정부와 재계로부터 유무형의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FTA파업 이후에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파업투쟁 이후 이어지는 임단협 중에 사측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민주노총 위기론이 불거진 본질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은 견해를 피력했다. 정갑득 위원장은 “조합원들 생각과 조합원들 의지, 그 뜻에 따라 상급단체가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상급단체 소수 지도자들의 판단과 생각에 의해 투쟁이 결정돼 왔다”고 지적하면서 “대중조직이 상급단체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일갈했다.
대중조직인 노동조직은 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근거로, 대중 생각을 집약시켜 내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급단체 투쟁지침이나 결정은 정파간 이해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도구로 전락됐다”는 비판도 숨키지 않았다. 즉, 민주노총 위기는 상층그룹의 잘못된 운동방식에 의해 발생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현장대장정과 관련해 “현장대장정을 통해 민주노총 각 의결기구가 지도자들이 발언하는 내용과 현장과의 생각이 완연히 틀리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계기가 됐다”며 현장대장정에서 발견한 현장 문제를 분석하고 “'조합원 뜻'이라는 용어로 표현되던 것들은 정작 조합원 뜻과는 무관한 채 계파 입장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됐으며 현장과 괴리된 운동, 현장 조합원 뜻을 받아 안지 못하는 투쟁전술이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이상수 노동부장관 등이 금속총파업을 두고 공권력 투입을 예고하자 정갑득 위원장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부정적으로 과도하게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나라 노사관계 안정적이고 이를 무시하고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언론과 정부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갑득 위원장은 인터뷰 끝머리에서 “마지막으로 금속노조는 한국사회에거 가장 강력한 정치집단으로 발전할 수 있는 조직”임을 강조했다. “일사분란하게 헌신할 수 있는 조직은 '군'을 제외하고는 없다”면서 “일사분란한 정책수립과 산업정책 모색, 고용불안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정부를 통해 정책화할 때 조합원들 고용문제와 등과 함께 이 나라의 올바른 결제방향 결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갑득 위원장은 현재 총파업 때문에 수배중이며 공권력 탄압은 부당하다며 소환을 거부한 채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
채근식/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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