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고용보험 적립금! 넘쳐나는 고용불안과 차별!
고용보험적립금, ‘10조5천3백4십2억원’ 넘쳐나는 고용불안과 차별 멈춰야

1995년 고용보험이 도입된 후 해마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내는 고용보험료에서 평균 1조원 정도씩이 사용되지 않고 적립돼 현재 운용디는 고용보험 적립금 총액은 10조5천억원에 이른다. 기금 60%정도가 주식이나 채권 등 제2금융권에 투자돼 있고, 정기예금으로 35%, 기타 5%로 분산, 운용되고 있다.
고용보험은 불황 등 고용불안이 전 사회적으로 극심해 질 경우를 대비해 도입되는 사회보험이다. 따라서 보험금을 일정 액수 이상으로 적립해놓을 필요가 있다. 비교대상으로 거론되는 미국을 보자. 미국은 최근 1.0배 준비율배수 유지를 주정부에 권고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한국 고용보험 적립금 비율배수는 IMF때(1998년 1.8배)를 제외하고는 평균 3~4배에 달한다. 심지어 고용안정사업 항목으로 누적된 적립금은 2004년의 경우 최고치인 16.7배에 이른다.
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해 도입된 보험이 필요이상으로 적립액수가 많은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돈(고용보험료)을 너무 많이 걷어서 남아돌기 때문이거나, 둘째 돈을 필요한 만큼 사용하지 않고 쟁여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두 가지 이유가 모두 해당된다. 거둬들이는 돈에 비해 자금 활용률은 70%에도 못미치는 것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상황이지만 고용보험 적립금이 넘쳐나는 상황이 이를 증명한다.

■고용보험기금 운용의 올바른 개선 방향은?=고용보험기금이 올바르게 운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올바르게 사용해야 하고 둘째 올바르게 운용할 수 있는 주체를 형성해야 한다. 고용보험기금은 철저히 노동자의 실업대책과 고용안정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고용보험기금은 노동시장 변화상황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차별철폐에 기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금이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차별 상황을 파악하고 그 개선을 위해 우선적으로 쓰여져야 한다.
특히 7월 1일 비정규법 시행을 앞두고 비정규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해고당하고 있르며 이런 추세는 더욱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런 극악한 상황에서 고용보험기금이 노동자 고용안정에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은 당연하다. 시급한 사회적 요구이고 이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민주노총 역할을 높혀야 한다.
고용보험 운용주체는 당사자인 노동자의 역할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행정사무관1인 등 총2인의 공무원이 운용을 총괄함으로써 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기금 운영에 근본적 한계가 드러났다. 노동자단체가 책임지고 고용보험을 운용하고 있는 타국 사례들이 입증하듯이, 고용보험이 근본목적에 맞게 사회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당사자인 노동자들의 적극적 개입과 운용주체로서의 역할이 보장돼야 한다.
최근 한국노총과 경총, 노사정위원회, 노동부가 노사발전재단을 출범시키고 그 재원으로 고용보험기금을 사용하겠다는 발표를 했으며 민주노총 참가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노사발전재단은 그 설립배경에서 밝히고 있듯이 ‘노사간 사회적 대화체제의 안정적 구축’과 ‘노사정 대화와 협력’이라는 점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 권익쟁취에 근본 한계로 작용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과도하게 남아도는 고용보험기금을 날로 심각해지는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 차원의 구체 요구안을 마련하고 정당한 권리확보를 위한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최소한 현재 10조5천억 기금 중 노동자 월급으로 만들어진 절반의 기금은 노동자에게 사용 권한이 있다. 이제 대대적인 고용보험기금 수술작업에 착수해야 할 때다. 김성란/민주노총 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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