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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복귀 후 새로운 투쟁 하겠다!' 일주일째 철도파업을 이끌어온 철도노조 김기태 위원장(가운데)이 3일 저녁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파업을 풀고 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명익기자

철도노조가 현장복귀를 선언했다.

철도노조는 3일 오후 6시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4일부터 현장으로 돌아가기로 한 결정을 발표하고 철도공사 측에 대해 성실하고 합리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 김기태 위원장은 또 ‘중앙쟁대위 투쟁명령 6호’ 지침을 통해 “필수유지업무 인원을 제외하고 파업에 참가했던 조합원들은 4일 09시까지 업무에 복귀해 투쟁대오를 유지하며 3차 파업을 준비하라”고 명령했다.

노조 김기태 위원장은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부당하고 불법적인 정부와 철도공사에 당당히 맞서는 투쟁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현장으로 돌아간다”고 전하고 “우리는 대화를 요구하지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철도공사는 정부 치맛자락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히 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어 “파업 중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철도공사가 여전히 현재와 같은 불법과 몰상식을 되풀이한다면 조직을 정비하고 힘을 모아 더 당당한 모습으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철도 사상 초유의 단협해지로 촉발된 이번 철도 파업기간 내내 우리 철도노동자는 항상 가슴을 졸이며 생활했다”고 전하고 “파업에 대한 철도공사와 정부 무차별적 협박과 탄압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무리하게 투입된 대체인력으로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서민들의 생활이 더 힘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며 파업기간 철도노동자들의 고뇌가 깊었음을 표명했다.

14MIL_9948.jpg “국민 여러분께서도 잘 알다시피 철도노동자의 이번 파업은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진행됐다”고 전한 김기태 위원장은 “철도공사와 정부는 최소한 헌법과 노동관계법에 보장된 합법적 쟁의에 대해 고소고발과 체포영장 발부, 압수수색, 징계 협박 등으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보다는 사태를 악화시키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국민 기본권인 파업 파괴를 진두지휘하고 나섰으며 경제살리기란 미명으로 어느 날 갑자기 ‘합법’을 ‘불법’으로 둔갑시키고 탄압의 빌미를 만들었다”며 철도노조 파업 기간 정부와 공사 측 노조탄압 행태를 지적했다.

철도노조는 공사측의 단협해지에 맞서 파업을 벌이면서도 수 차례 노사교섭을 요구했으나 공사는 이를 외면했다. 김 위원장은 “하루라도 빨리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철도노조는 조건 없는 대화와 교섭을 요구했지만 정부와 철도공사는 국민을 볼모로 공기업 노동자 죽이기에만 골몰했다”고 말하고 “언제나처럼 소통은 없었고 공권력을 동원해 법을 유린하고 탄압만 해 노사자치, 자율교섭 대원칙은 무너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철도노조는 필수유지업무 인원을 비롯해 파업에 참가했던 모든 조합원이 현장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히고 “철도노동자들은 이제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철도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성심을 다할 것이며,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국민이 값싸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철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철도노동자가 앞장서 싸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조는 또 “경제위기 상황에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철도산업에서 녹색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신규인력 충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현 노동에 대한 혐오증에 갇힌 정부에 맞서 노동의 존엄성과 이 땅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도 피력했다.

철도노조는 합법파업에 대한 불법적 탄압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김기태 위원장은 “우리는 철도노조 합법파업을 불법으로 매도하고 부당노동행위와 협박을 서슴지 않았던 이들에게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 법과 정의를 비웃은 이들에게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하고 “무엇보다 불편을 감수하며 철도노동자의 투쟁을 지켜봐주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인사드린다”면서 철도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지지한 국민에게도 감사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앞서 ‘중앙쟁대위 투쟁명령 6호’를 발표해 필수유지업무인원을 제외하고 파업에 참가했던 조합원들에 대해 업무복귀를 명령하는 한편 투쟁대오를 유지하며 3차 파업을 준비할 것을 명령했다.

또 “사측의 부당한 탄압이 있을 경우 증거를 확보해 각급 쟁대위에 보고하고, 개별행동을 자제하고 조직방침에 따라 투쟁지침을 사수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김 위원장은 “파업에 참가했던 조합원과 필수유지업무 인원을 포함해 전 조합원이 지구와 지부별 결의대회를 갖는 등 투쟁대오를 견결히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철도노조 김기태 위원장은 노조 쟁대위 홈페이지를 통해 ‘사랑하는 2만5천 철도조합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글’, ‘필수유지업무 조합원들에게 드리는 글’을 게시해 8일 간 지도부 지침에 따라 총파업투쟁을 벌인 철도노동자들을 격려하는 한편 이후 더 강력한 투쟁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철도조합원들을 향해 “잠시 현장으로 돌아가 3차 파업을 준비하라”고 명령하고 “정정당당한 투쟁에 불법과 몰상식으로 맞선 정부와 철도공사에게 아직 우리의 힘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승리했지만, 단체협약 해지를 철회시키지 못했고, 아직 우리의 절절한 요구들을 쟁취하지 못했으니 승리는 딱 절반만”이라고 전제하고 “나머지 절반의 승리를 위해 철도공사 관료들에게 당당히 맞서 투쟁할 준비가 돼 있음을 분명히 밝히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할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그동안 우리가 보여준 모습은 역사가 될 것”이라고 치하하고 “지금 우리 몸 속에 꿈틀대는 이 분노도 분명히 기억하자”면서 “이제 파업대오도 잠시 풀었지만 투쟁 대오도 강고히 유지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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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는 철도노조' 3일 저녁 긴급기자회견에서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읽은 철도노조 김기태 위원장(가운데)과 공공운수연맹 김도환 위원장(오른쪽), 운수노조 김종인 위원장이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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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절반의 승리 위해 나아간다'
철도노조 김기태 위원장이 3일 저녁 현장복귀
선언을 마친 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명익기자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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