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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김기호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직무대행 인터뷰
△노동운동 계기와 그동안 활동내용에 대해=소속 사업장이 유성기업이다. 94년 영동 공장에 입사하니 이미 노동조합이 결성돼 있었다. 유성기업은 87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투쟁을 전개해온 경험이 있다. 영동공장 역시 부천에서 영동으로의 공장이전 당시부터 노조 깃발을 움켜쥐고 투쟁을 전개해 왔다. 유성기업은 그동안 수많은 교육과 투쟁을 경험했으며 간부 활동가층이 넓고 두텁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노동조합 활동을 접했고, ‘아, 이게 사람이 사는 거구나’라는 것을 느끼며 열성적으로 활동해 왔다. 회사측 탄압과 이런 저런 현장내 투쟁을 벌이며 성과를 몸으로 느꼈고 내가 이뤄야 할, 아니 우리 노동자들이 이뤄야 할 세상이 어떤 것인지 서서히 확신해 가는 중이다.

△충북 지역적 특성과 노동조합 활동, 지역본부 설립과정과 사업에 대해=충북지역 경우 지역 정서가 보수적이며, 대공장이 없고 주로 중소규모 공장 중심이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청주공단 중심으로 민주노조가 결성되고 투쟁을 전개한 바 있다. 그러나 준비되지 못한 자발적 투쟁으로 구심점을 미처 갖추지 못한 채 개별화된 투쟁으로 방치됐고, 소수 노조만 살아남았다. 88년 택시 총파업, 90년초 AMK, 한국야금, 한주전자, 맥슨 등 청주공단내 금속사업장 연대투쟁이 폭발했고, 이 과정에서 2백여명이 해고되고 60여명이 구속되는 등 피나는 투쟁으로 민주노조운동 뿌리를 형성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이런 현장내 지역 연대투쟁 정신을 계승하고자 했던 활동가들 헌신적 노력 속에 태동했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 소규모 지역본부지만 AMK, 충북대병원, 죽암휴게소, 평화택시, 축협노조, 정식품, 월드텔레콤, 우진교통 투쟁 등 수많은 투쟁을 강건한 연대로 돌파한 경험이 있다. 소수지만 강한 연대로 승리를 경험하며 든든한 조직으로 서 있다.

△충북지역본부 당면사업과제에 대해=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투쟁을 2년 반 동안 진행하면서 많이 지쳤고 피해도 만만치 않다. 수 십 명이 구속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역에서 ‘활동 좀 한다’는 간부 활동가들은 하청투쟁을 진행하면서 대부분 집행유예를 받았거나 지금도 재판에 발이 묶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부 역시 본부장을 선출치 못하고 직무대행 체제로 나가고 있다. 단위노조들 역시 장기간 연대투쟁으로 인해 피로감이 누적됐고, 각종 투쟁기금 등으로 부담을 갖고 있다. 또 투쟁이 올바른 승리로 마무리되지 못해 패배의식도 다소 갖고 있다. 힘 있는 투쟁을 벌이기에 많은 부담이 있다. 그렇지만 수많은 연대투쟁 속에 단련된 간부 활동가 동지들이 돌파해 나가고 있다. 당장 청주대 청소용역 노동자들 투쟁도 헌신적 연대로 돌파해 나가고 있다.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내부 조직력을 강화해 나가는 조직안정화사업에 최우선 과제를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당면 투쟁 역시 비켜가지 않을 것이다. 주어진 투쟁이라면 모든 것을 걸 각오가 돼 있다.

△현장대장정에 대한 견해와 문제점, 극복방안에 대해=현장대장정 취지인 ‘조합원을 주체로’ 세우는 것에 동의한다. 당연하다. 우리가 그동안 투쟁과 활동을 해오면서 조합원을 대상화시켜온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지침에 의해서만 투쟁이 이뤄지고, 그나마 그 지침마저 금속과 몇몇 조직을 제외하면 휴지조각이 된 것이 현실이다. 당연히 현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총연맹 차원 이런 일회성 방문이 현장강화애 도움이 될 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총연맹 역할이 있고, 지역본부, 연맹 역할이 있다. 지금 현장대장정은 오히려 지역본부와 연맹 몫이다. 그걸 제대로 못해서 하는 거라면 지역본부들과 연맹이 반성하고 시정해야 한다. 지역본부와 연맹이 현장을 돌며 조합원을 주체로 세우기 위해 뛰어야 한다. 반면 총연맹은 중앙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국민연금법·사학법 개악 경우 총연맹이 좀 더 제대로 조직하고 투쟁했어야 한다. 위원장이 전부는 아니지만 위원장이 현장대장정으로 인해 중심이 아닌 주변에 있음으로 투쟁이 제대로 조직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현장조직 몫은 지역본부와 연맹에 맡겨줬으면 한다. 현장대장정은 그런 역할을 제대로 못한 지역본부와 연맹을 질타하는 역할로 전환했으면 한다. 본부 역시 이번 현장대장정을 진행하며 당면 투쟁 등 이런 저런 핑계로 현장을 돌아보지 못했음을, 현장을 방기했음을 가슴깊이 새기고 있다.

△산별시대 충북지역본부 강화방안은=많은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산별노조가 건설되고 확대돼감에 따라 노동조합운동이 한 단계 상승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 반면 산별 강화가 ‘끼리끼리’ 운동으로 연대의식을 많이 잠식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충북지역 경우 자랑할 것이 ‘연대’ 뿐이었는데, 지금은 그 연대의식이 많이 죽어 있다. 반면 사업장과 산별노조 내부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산별노조만의 사업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지역본부 역할일 것이다. 또 산별노조 영역을 벗어난 정치세력화 투쟁, 시민사회와의 연대투쟁을 통한 지역사회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막강한 세력으로 지역본부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영역일 것이다. 본부는 그동안 진행돼 온 현장맞춤교육 등 현장교육을 강화하고, 현장조직력 강화를 통해 연대의식을 강화시켜야 한다. 최근 투쟁이 중소사업장, 비정규 노동자들 투쟁이 주를 이룸에 따라 이들에 대한 적극적 연대와, 투쟁을 통한 승리를 획득해 나감으로 지역본부로의 집중을 이뤄낼 것이다.

△<노동과세계>에 바라는 점은=처음 민주노총이 창립되고 <노동과세계>를 받아보았을 때의 감동이 많이 사라졌다. 인터넷이다 방송이다 해서 우리 눈과 귀를 가리는 속에 <노동과세계>는 그에 맞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본다. 지금 <노동과세계>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큰 제목만 훑어보는 수준이다. 현장 애환이 많이 실렸으면 한다. 현장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획기사들이 추가됐으면 한다. 산별연맹 신문들과 통합은 찬성한다. 신속히 진행됐으면 한다. 그럴 때 민주노총 기관지가 현장과 괴리되지 않고 현장 아픔과 서러움을 더 많이 실어낼 수 있을 것이다.

△80만 민주노총 조합원과 대중에게=현장이 많이 힘들고 어렵다. 자본과 정권 물리적 탄압보다 교묘한 고용이데올로기로 인해 우리 스스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성과 여성을 갈라놓고 있다. 현재 정규직이란 달콤함은 곧 우리 아이들에겐 비정규직이란 극약으로 처방될 것이다. 당장 비정규법만 놓고 봐도 바보가 아닌 이상 몇몇 대기업이 체면 때문에 신입사원 중 극소수를 정규직으로 뽑고, 나머지는 2년 계약직 비정규직으로 충원할 것이다. 우리가 정규직 안락함에 취해 비정규법 투쟁을 제대로 하지 못해 초래된 결과다. 더 이상 밀릴 곳도 없는 비정규직 투쟁에 모든 역량을 다해 돌파했으면 한다. KTX 여승무원 투쟁을 비롯한 수많은 하청노동자들 투쟁, 화물덤프 등 특수고용 동지들 투쟁에 두배 세배 역량을 기울이자. 그들을 위한 투쟁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 미래를 위한 투쟁이다. 난 내 아이를 비정규직으로 살게 하지 않기 위해 비정규 투쟁에 모든 것을 걸겠다.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김기호 충북지역본부장 직무대행 약력>
1994년 유성기업 영동공장 입사/2001년 유성기업노동조합 영동지부 사무장/2004년 금속노조 영동유성기업지회 지회장/2006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수석부지부장, 민주노총 충북본부 수석부본부장/2007년 2월 민주노총 충북본부 본부장 직무대행

민주노총  kctu@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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