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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이고 정당했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경찰의 체포영장이 발부 되었던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이 9일 오전 자진 출두를 선언하고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영등포 민주노총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 이명익기자

철도노조 김기태 위원장이 검찰에 자진출두했다.

김 위원장은 9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에서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을 l지키기 위한 법률투쟁을 전개하겠다”는 내용의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용산경찰서로 출발했다.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은 지난 11월26일부터 전개된 철도노조 총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열흘 전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철도노조는 노사 교섭 도중 공사 측이 일방적으로 단협해지를 통보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즉각 총파업에 돌입, 합법적 쟁의절차에 따라 8일 간 총파업을 전개한 바 있다.

김기태 위원장은 경찰 조사에 나서며 “열차의 안전운행을 위해 조건없이 현장으로 복귀했던 우리는 오늘 경찰에 자진 출두해 철도노조 파업이 합법적이고 정당한 투쟁이었음을 당당히 밝히고자 한다”고 말하고 “우리는 철도노동자 파업이 정당하고 합법적이었음을 확신하고, 이 땅 민주주의와 최소한의 양식을 믿기에 당당히 경찰에 출두한다”고 전했다.

2MIL_1116.jpg 이어 “이번 철도 파업은 공익성과 쟁의권의 조화라는 노동법 개정취지에 따라 단체협약과 임금제도 개악에 맞서 정당한 목적 사항과 적법한 절차를 모두 거쳐 진행됐다”면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만 명의 필수유지인력을 현장에 남겼고 파업기간 내내 평화적으로 진행됐다”고 철도파업 과정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정부와 검경의 불법 매도와 관련하여 “파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과 정부가 개입해 철도파업을 불법으로 몰아붙였다”고 목소리 높여 비판했다.

“노동자의 정당한 쟁의권은 크게 훼손됐고, 검경은 지도부와 노동조합 사무실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와 압수수색 등 과도한 공권력 남용으로 최소한의 노동기본권마저 무참히 짓밟았다”고 지적한 데 이어 “정부가 나서 최소한의 노사자율, 노사자치를 부정하고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마저 탄압의 대상으로 삼았다”며 공안탄압과 표적수사를 성토했다.

김위원장은 또 “대통령까지 나선 노동탄압 기류에 사법부마저 경도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면서 “이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법을 믿고 정부의 어설픈 불법규정과 탄압에 대한 사법부의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하고 “그것이 노사관계 준거로써 노사자율과 노동기본권이 존중되고, 이 땅에 법과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올바른 법 결정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철도파업에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 준 국민과 시민사회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파업 기간 시종 우려 속에서도 철도노동자 주장과 외침에 귀 기울이며 함께 하신 시민들, 정당, 언론, 사회단체 모든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노동기본권과 정의가 살아있음을 함께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저는 오늘 김기태 위원장 변호인으로 함께 출두한다”고 전하고 “이명박 정부 2년 간 국민이 많은 아픔을 겪었고 이제 정권의 칼날이 노동조합을 향하고 있다”면서 “철도파업이 합법이라는 결론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만약 오늘의 철도파업이 불법이라면 내일은 우리 모두가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될 것이며 침해받은 권리는 결국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말하고 “노동기본권을 지키려고 싸우던 노동자들이 현장에 복귀하자 이제 철도공사는 무파업을 선언하라고, 전향을 선언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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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있기에 출두하는 것' 9일 오전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의 자진 출두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이 이번 철도노조의 합법성을 설명하고 았다. 이명익기자

이정희 의원은 “이제 국민 여러분이 철도파업이 정당한 합법파업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라”면서 철도노조의 정당한 투쟁에 마음과 힘을 모아줄 것을 국민에게 호소했다.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철도노동자들이 현장에 복귀했을 때 일부 보수언론들이 ‘소득 없는 항복’이라며 폄훼했고, 그 직전에 대통령은 공사 상황실에 들러 합법파업을 불법으로 매도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분개하고 “노사관계에 있어 검경은 적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지금 그들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기에 자진출두한다”고 전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는 철도파업이 합법적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에 이런 절차를 밟는다”면서 “법을 다루는 기관들이 객관적 합리적 기준에 따라 올바른 판결을 하길 바란다”고 말하고 “만약 합법적인 정당한 투쟁을 전개하는 노조를 죽이려 한다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김기태 위원장은 출두길을 마중하는 철도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마주하며 악수를 나눈 후 경찰서로 향했다.

이날 긴급기자회견에는 철도노조 김기태 위원장과 간부들,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 민주노동당 이정희의원, 진보신당 정종권 부대표, 공공운수연맹 김도환 위원장, 운수노조 김종인 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철도노조는 오늘(9일) 김기태 위원장 자진출두에 이어 체포영장이 발부된 나머지 간부들도 순차적으로 경찰에 출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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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 마십시요!' 9일 오전 자진출두 기자회견을 마친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이 민주노총 지도부와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인사를 받으며 환한 표정으로 민주노총 건물을 떠나고 있다. 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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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출두 나서는 김기태 위원장' 기자회견을 마친 김기태 위원장이 자진 출두를 위해
민주노총 건물을 나서고 있다 .이명익기자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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