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파업농성 노동자들 한나라당 공권력투입 암시 발언에 격분

공동파업 농성 중인 이랜드 비정규직노동자들이 한나라당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7일 성명서를 통해 “한나라당은 비정규직을 짓밟으려 하는가”라며 6일 한나라당 이주용 정책위의장의 ‘공권력 투입’을 암시하는 발언에 대해 “묵과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랜드일반노조 한 관계자는 “비정규노동자들이 마치 불법파업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특히 대선을 앞두고 투쟁만능주의에 빠진 불한당처럼 언급했으며 8일 이랜드그룹 전매장 집중타격투쟁 등에 대해 단호한 법 집행을 언급한 것은 기가차다”며 “한나라당에게 비정규직은 국민도 아니냐”며 되물었다.

“특히 사측이 비정규노동자들을 강제 대량해고하고 0개월 계약을 강요하거나 외주화 등에만 연연하는 이랜드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를 모르쇠하는 한나라당이 노동자를 위해 내놓은 대안이 무엇이냐”며 이랜드 비정규노동자들은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들은 한나라당의 반노동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망언사태’로 규정하고 6일 밤새내내 강력한 항의를 벌이자 한나라당 배일도 환경노동위 의원은 “자신은 공권력 투입에 반대하고 파업현장을 직접 찾아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랜드 노동자들은 “배일도 의원 혼자 현장에 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오려면 환노위원장이고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나선 홍준표 의원이 직접 찾아 올 것”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망언사태’에 격분한 노동자들은 “이참에 한나라당사라도 점거하고 사과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을 드러내고 “올 대선에서 비정규 노동자들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라”고 말해 이 문제를 사회쟁점화 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지난 6일 당직자회의에서 이주영 정책위 의장이 실제로 ‘공권력 투입 요구’를 방불케 하는 ‘편향적’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주영 의원은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비정규직 보호법 때문에 여러 가지로 소란스럽다”며 “이랜드 파업에 민주노총이 합류하고 이 과정에 정부가 미온적 대처를 하고 있어서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홈에버 상암월드컵점의 점거농성 파업에 민주노총까지 가세해서 1천여 명의 파업참가자가 농성을 벌이는 동안 약 1백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랜드 사측의 부당노동 행위에 대해서는 언급을 생략하고 사측 입장만 두둔하는 편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은 “또한 민주노총은 80만 조합원을 동원해서 전국 93개의 이랜드 유통매장에서 점거농성을 펼치겠다고 예고하고 이랜드 상품 불매운동까지 펼치겠다고 한다”며 “막대한 피해가 예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 어떠한 적극적인 해법도 제시하지 않고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어 이주영 의원은 “정부의 미온적 대처로 인해 노동계의 잘못된 관행이 또다시 작동되지 않을까 많이 염려되고 있다”며 “이번 이랜드 사태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노동계의 투쟁만능주의 확산의 신호탄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적극적으로 대책마련에 나서고 불법파업과 폭력에 대해서는 단호한 법 집행 의지를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나라당은 ‘유류세 문제’와 관련해 “고유가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을 위해서 한나라당이 그동안 유류세 인하를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파업농성 중인 이랜드 노동자들은 “한나라당이 말하는 ‘고통받는 서민’ 속에 사측으로부터 강제해고 당하거나 0개월 계약을 강요받고 성적 폭력 등에 시달리면서도 아이 분유값을, 병든 남편 치료비를 벌기 위해 하루종일 서서 일하면서도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는 그럼 귀족”이냐며 “대선이 가까워오니까 예전처럼 수백억원을 차떼기한 습성이 나오는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홈에버 상암점에서는 7일자로 1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8일째 파업농성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파업농성현장=특별취재팀/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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