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darkblue>'결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부당노동 온상 '이랜드그룹'에 대한 전국규탄집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8일 새벽 이랜드그룹이 느닷없이 7월10일 노조가 요구하는 현안들을 갖고, 이랜드 홈에버 대표이사가 참여한 상태에서 홈에버 조합원 3명을 새 교섭위원으로 구성해 교섭하자는 교섭제안 공문이 홈에버 상암점 파업농성 현장에 날아들었습니다.

그러나 사측에게 확인한 결과 "'8일 전국투쟁 중단, 홈에버상암점 점거농성 해제' 등과같은 조치를 먼저 하지 않으면 7월10일 교섭은 당연히 취소된다"는 원칙적 입장을 확인하였습니다. 이후 '무력침탈'을 위한 '명분축적용 카드'에 불과하다는 점만, 진정성이 배제된 '극히 형식적인 생색내기용 카드'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만 드러난 셈입니다.

사측은 노사상생과 평화대화 기조를 유지하겠다지만 파업농성 조합원들 누구도 그 말을, 그 진성성을 믿지 않습니다. 결국 '배부른 사측'은 '배고픈 노동자'가 지쳐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결정적 국면에 닿았다 싶으면 '무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밖에 뵈지 않습니다. 결국 갈등은 심화된 채 민주노총이 경고했던 7.8 이랜드 대투쟁이 벌어질 찰나입니다.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노동자들이 국민 이해를 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노동자들은 국민호소문을 통해 8일 이랜드 전국매장 매출'0' 운동을 평화롭게 벌일 것이며, 이랜드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해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적고 있습니다.

노동자라는 이름의 다윗들이 탐욕에 젖은 골리앗이라는 이랜드그룹에 맞서 저항을 시작할 찰나입니다. 아이 분유값이나 병든 남편 치료비 등을 벌기 위해 가장이 된 우리 어머니들이 바로 국민 여러분께 호소문을 드리는 노동자들입니다. 이 분들의 아픔과 함께 하시기를 소망합니다. 그들의 눈물을 당신들이 닦아 줄 차례입니다. 선량한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내팽개친 이랜드그룹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b><편집자주></b></font>

<b>'이랜드그룹 점포 매출 0 투쟁'에 나서며 국민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b>

힘겹게 파업투쟁하고 있는 이랜드노동자들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호소드립니다.

우선 4월에 속절없이 해고된 500여명이 넘는 이랜드그룹 근무 용역노동자분들과 지금도 ‘비정규직 보호법’ 때문에 해고되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계약직 노동자분들께 함께 투쟁해서 막아내지 못한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마침내 오늘 7월 8일(일) 민주노총이 선언했던 ‘이랜드그룹 점포 매출 0 투쟁’이 시작됩니다.

이 투쟁은 130억 십일조를 교회 헌금하면서도 월급 80여만원밖에 못 받는 800여명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가차없이 자르는 ‘골리앗’ 거대 유통자본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에 대한 ‘다윗’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입니다.

이 투쟁은 앉은 자리에서 주식배당금으로만 82억을 벌고도 노동자들의 임금은 사정없이 동결하는 자린고비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에 대한 피울음 섞인 항의입니다.

이 투쟁은 어제까지 걱정없이 웃으며 함께 일하다가 그 빌어먹을 ‘비정규직 보호법’ 때문에 영문도 모른 채 눈물 떨구며 떠나간 동료들을 다시 찾아오는 투쟁입니다.

이 투쟁은 OECD 국가들 중 자살 증가율 1위, 출산율 꼴찌의 조국 노동자에게 재앙인 나라 대한민국에서 유통서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살려달라!"고 절절한 목소리로 외치는 투쟁입니다.

정규직은 그림의 떡인 세상, 비정규직 차별로 가슴에 피멍이 들어도 참아야 하는 세상을 더 이상 자식들에겐 물려주지 않겠다고 작정한 못나고 평범한 엄마 아빠들의 투쟁입니다.

이 투쟁은 무엇보다 길게 줄 서서 기다리는 고객들 때문에 화장실조차 제 때 못 가면서 퉁퉁 부은 발을 주무르며 자정 너머까지 일하고 그 꼭두새벽에도 귀가하면 집안일까지 해 왔던 유통서비스 여성 노동자들의 인간 선언입니다.

저희들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미소로 고객을 맞고 싶습니다. 저희들도 퇴근하고 쇼핑 가면 시민이고 소비자입니다. 근심 없이 활짝 웃으며 고객들을 맞고 싶은 마음 정말 간절합니다.

그런데 저희들은 지금 웃을 수가 없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최소한 1000명 이상 잘려나간 동료들을 보면서 저희들은 웃음을 잃어버렸습니다.

“소중한 월급 80여만원을 일한 만큼 올려달라!”
“2년 이상 일했으면 법대로 정규직화해 달라!”
“부당하게 해고된 동료들을 복직시켜라!”
“더 이상 함부로 자르지 마라!”
“강제로 용역이나 파견으로 전환하지 말라!”
“폭력적인 인사이동을 즉각 중단하라”
“비인간적인 모니터링을 철폐하라!”

저희들의 소박한 요구에 회사는 임금동결로 답했습니다. 아예 대량해고로 소중한 저희 동료들을 잘라버렸습니다. 교회 장로가 회장인 이랜드그룹에서 교회 집사가 부당해고되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습니다.

막강한 힘을 가진 회사는 막무가내였고 우리 노동자들을 위한다는 정부도 알고 보니 우리 편이 아니었습니다. 더 이상 기댈 곳도 없었습니다.

저희들도 인간이기에 도저히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점거농성은 특히 저희 주부 조합원들에게는 마지막 방법이었습니다. 떨리는 심정으로 1박2일 농성하면 회사가 좀 달라지겠지 기대하고 들어온 농성이었습니다.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 예상치 못한 농성이었습니다.

결국 조합원들 모두가 분노하면서 회사가 합당한 안을 가지고 나오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결의하면서 장기농성으로 상황이 일변했습니다.

여론이 들끓고 저희들의 결의도 점점 높아져가자 그제서야 그렇게 오만하던 회사도 조금 움직였습니다. 교섭을 하자고 합니다. 그런데 또 동결이랍니다. “노조가 임금동결에 사인할 때까지 교섭하겠다”고 비아냥댑니다.

저희는 하루 하루 피말리면서 피같은 일당(하루 임금)을 날리는 투쟁을 하고 있는데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작심하고 농성을 하고 있는데 호의호식하고 있는 박성수 회장과 경영진은 팔짱을 끼고 “해 볼 테면 해 봐라” 마지막 남은 저희들의 자존심마저 무너뜨렸습니다.

솔직히 저희 파업 조합원들 모두 이제 '이랜드'라고 하면 신물납니다. 이랜드로 인수되기 전 까르푸, 뉴코아에서 근무할 때만 해도 최소한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사람을 자르는 일은 없었습니다.

‘기독경영’이라기에 믿었습니다. ‘윤리경영’으로 유명한 회사라 믿었습니다. “인수합병 후 100% 고용안정하겠다”고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대서특필한 회사이기에 정말로 믿었습니다.

지금 저희들의 심정은 무참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이렇게 아프게 찍히다니요. 마지막 방법은 같은 노동자들에게 호소하는 것 외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나섰습니다. 저희는 민주노총이 너무 고맙습니다.

오늘 저희들은 철저하게 비폭력, 평화 기조를 유지할 겁니다. 경찰과 구사대, 설사 용역깡패가 저희들을 자극하더라도 참을 겁니다. 차라리 맞을 겁니다.

갖은 차별과 설움을 지금까지 참아왔고 이렇게 예상조차 못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회사가 도발해서 만들어내는 몸싸움으로 일을 그르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 투쟁을 지지해 주십시오. 오늘 하루만큼은 인근의 홈에버, 뉴코아, 2001, 아울렛을 이용하지 말아 주십시오. 거대한 자본에 맞서 너무 힘겹게 투쟁하는 저희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혹 홈에버나 뉴코아를 찾아오신다면 투쟁하는 저희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너무나 심각하게 확산되고 심화된 비정규직 문제 이제 국민 모두가 나서서 바꿔야 합니다. 저희들 그저 억울해서 시작한 이 투쟁 여기서 그칠 수 없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무릎꿇고 호소드립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더 이상 고용불안과 차별에 신음하지 않고 웃으며 고객들을 맞을 수 있도록 오늘 하루 민주노총의 홈에버, 뉴코아 ‘매출 0 투쟁’을 적극 지지해 주십시오.

저희들 이 투쟁 반드시 승리하고 기쁘게 활짝 웃으며 국민 여러분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 7. 8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 파업 조합원들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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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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