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노조 조합원들이 말하는 무기한파업·무기한농성 현장

뉴코아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8일부터 파업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뉴코아 강남점 킴스클럽 무기한 파업농성현장. 느닷없는 공권력 증강 배치, 출입 전면차단 등 긴장이 고조된 11일, 이곳에서는 뉴코아노조 정규직·비정규직 조합원들과 연대 노동자 등 수백명이 집결해 투쟁문화제를 펼치고 있다. 12일이면 파업 20일째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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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조합원들은 노무사로부터 연행됐을 경우 대처요령도 교육받고, 연대단위 노동자들로부터 투쟁 격려사도 듣는다. 밖에서는 자본과 권력이 보낸 무장경찰들이 호시탐탐 침탈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농성현장에는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아름다운 연대의 힘과 정이 넘실거린다.

홈에버상암점 농성현장처럼 조합원들 대부분이 여성들인 이곳 역시 농성 분위기는 열정적이고 활기차다. 정규직 조합원과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하나가 됐고, 또 이들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기 위해 공권력 원천봉쇄를 뚫고 들어온 노동자들이 모두 함께 비에 젖은 어깨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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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코아노조 깃발 아래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벌이고 있는 농성 조합원들을 만나 이번 투쟁에 임하는 결의와 각오를 들어봤다. 이 땅 노동자들의 삶과 애환을 토해내는 선량한 노동자들이 무기한 파업농성 현장을 지키는 투사이고 파수꾼들이다. 그들이 투쟁하는 이유가 이 세상의 진실이었다.

이들은 "정부와 자본이 우리 파업농성을 두고 '정치파업, 불법파업'이라고 하지만 그건 거짓말이고, 우리 투쟁은 생존을 위한 정당한 투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연대하는 동지들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빼놓치 않았다.

<B>▲이미경(40세, 뉴코아아웃렛 계산원, 비정규직, 입사 1년3개월차)</B>

=전업주부로 집안에만 있다가 지난해 4월 이곳 뉴코아 강남점에 계산원으로 입사했다. 당시 아이들이 어려 유치원에 다녔기 때문에 낮에는 일을 할 수 없어 야간근무를 시작했다. 밤 9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일하고 한달에 1백여만원을 받는다. 그나마 저는 야간수당이 붙어 그 정도고, 주간에 일하는 비정규직은 80여만원이 한달 급여다.

회사는 올해 2월 새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12월7일까지로 계약기간을 설정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계약서를 위변조해 5월7일부로 계약해지, 즉 해고통보를 해왔다. 저는 막연히 ‘이건 너무 부당하다.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가 일하던 매장에서 3일간 1인시위를 벌였다. 제가 시위를 벌이는 동안 많은 정직원들이 응원을 해주었다. 어떤 직원은 저를 볼 때마다 눈물까지 흘리며 “힘 내시라”고 격려해 주었다. 정직원들의 응원과 격려가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자 사측은 “행정상 착오가 있었다”며 다시 12월까지로 계약기간을 바꿨다. 이번 투쟁을 통해 정말로 많은 것을 느낀다. 정직원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함께 싸워준다는 것, 물론 우리 비정규직들이 없어지면 정직원들이 바로 그 다음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자기들 바로 앞에 닥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함게 싸워준다는 것에 고마움과 연대의 정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또 경찰 봉쇄로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을 뚫고 연대하러 들어오는 저 동지들을 보며 감동을 느낀다. 저 역시 이 싸움을 승리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다. '노동자로 산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한 마디로 동지들과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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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박00(뉴코아아웃렛 관리업무, 정규직, 입사 11년차)</B>

=밖에 경찰들이 많이 와 있다고 들었다. 별로 걱정은 되지 않는다. 집 식구들도 “잘 싸워서 꼭 이기라”고 많이 응원해 주고 있다. 연행되더라도 당당히 제 결의를 보여줄 것이다. 동지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B>▲김미선(25세, 뉴코아아웃렛 계산직, 정규직, 입사 3년차)=</B>

지난 2004년과 2005년 뉴코아노동조합 투쟁에도 참여했다. 우리 싸움은 정당하다. 경찰은 우리 점거농성을 불법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절박하고 정의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

저는 정규직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없어지면 우리가 곧 비정규직으로 될 것이다. 또 제가 그만두면 제 자리에 정규직을 채용하겠는가. 회사는 비정규직을 뽑아 제 자리를 채울 것이다.

제가 여기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에 들어간다고 해도 비정규직으로 들어갈 것이 뻔하다. 정규직 비정규직을 따지지 말고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같은 처우가 주어져야 한다.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처우와 다른 급여를 지급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B>▲오상희(32세, 뉴코아아웃렛 영업매장관리 담당, 정규직, 입사 13년차)</B>

=입사한지 13년째이다보니 노조 깃발 아래 투쟁도 많이 했고 이골이 났다. 우리가 지금 주장하고 요구하는 비정규직 철폐투쟁은 대다수 노동자들 대량해고를 막기 위한 정당한 싸움이다. 우리 투쟁의 승리를 위해 연대하러 오시는 많은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파업·농성현장=특별취재팀/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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