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노동자와 양심수 석방을 위한 단식에 들어가며...

지난 4월 말부터 독거방에서 운명적으로 같이 살게 된 달팽이가, 손가락 마디 만큼이나 자라더니 이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옥방에서 탈옥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가는 길을 알려 줄 수도 없는데, 오직 한 방향으로 어디에서나 쇠창살 넘어 세상 밖 삶과 자유를 향한 본능적 탈출을 하며, 오늘도 나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악덕자본가와 정치 권력에 맞서 싸우다 사법권력에 의해 구속되어 한 평도 안되는 독방에서, 평일은 1시간, 토요일은 격주로 30분의 운동 시간 외에는 온종일 옥방에 갇혀서 짐승의 삶을 강요당하며 하루 하루 피와 살이 녹아나는데, 자유로운 삶을 위한 투쟁을 감옥이라고 해서 멈출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갇혀사는 것이 억울하니까, 노동기본권을 짓밟고 노동 인권을 유린하는 천민자본과 공권력의 탄압에 분노하여 이 더러운 세상 바꿔보자고, 갈아엎어보자고,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죽지못해 삭발이라도 하고 소리를 지르고 감옥 문짝을 두들기고 절식을 하고, 심지어 곡기를 끊고 야 개새끼들아! 외치면서, 거리에서 공장에서 감옥에서도 자해 단식을 하며 천민자본과 물신에 맞서 싸워야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있는 것입니다.
지금 감옥밖에는, 노동조합 인정! 비정규직 철폐! 고용 안정! 을 요구하며 인간다운 삶을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금속노조 한미FTA 저지파업, 이랜드 홈에버 뉴코아 매장 점거 투쟁, KTX와 새마을호 승무원 31명 집단 단식투쟁, 삼성코레노 민주노조 추진투쟁, 삼성SDI 비정규직의 원직복직 투쟁 등등, 전국 곳곳에서는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투쟁이 전개되고 있는데, 감옥에 갇혀있다고 해서 동지들의 투쟁을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것은 가당치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KTX 승무원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단식 투쟁에 시민사회 단체가 2007년 7월9일부터 하는 동참 단식투쟁에, 저도 같이 연대 단식을 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악덕 자본에 맞서 노동의 존엄과 인간다운 삶과 자존심을 위해 싸우는 동지들의 승리와 건투를 기원합니다.”

<요구사항>
1. 구속노동자, 농민, 철거민과 국가보안법, 병역거부 양심수들을 즉각 석방하라!
2. 무노조 노동자 탄압, 구속 해고 미행 감시 인권 유린 삼성족벌 이건희를 구속 처벌하라!
3. 안기부 도청 테이프 X파일 주범! 몸통! 삼성에버랜드, SDS 불법 주식 증여 삼성재벌 이건희를 구속 처벌하라!
4. 영등포교도소 취재 방해 교정청장은 사과하라!
5. 서신 검열 철폐하라!
6. 면회 시간 연장하고 면회 제한 철폐하라!
7. 운동시간 확대하고 매일 운동 실시하라!
8. 냉장고와 행형법을 각 사동마다 즉시 비치하라!
9. 사동에서의 자유로운 생활을 보장하라!

2007년 7월9일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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