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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생산 공동분배”, 세계로 진출하는 “협동조합의 힘”

2007 '국제 협동조합의 날' - 에티오피아의 협동농장 사례

국제노동기구(ILO)는 매년 7월 첫째 토요일을 '국제 협동조합의 날(International Day of Cooperatives)로 정해 기념해오고 있다. 2007년 올해 협동조합의 날에는 115개의 협동조합에서 10만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커피 농장 노동자들의 사례가 주목됐다. ILO는 이 농장들이 경제와 환경, 사회적 책무 간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사회와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티오피아는 1993년경부터 ILO의 도움을 받아 이 농장들에서 협동조합 운동과 인력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당시 에티오피아에는 집없이 떠도는 유랑민이 수십만명이었고, 군대는 혼란에 빠져있었으며, 경제는 취약하고, 식량은 태부족인데다 실업자들이 도처에 널려있었다.
협동조합 운동은 이같은 어려운 상황 조건을 모두 떠안은 상태에서 시작해야만 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협동조합은 사회주의의 산물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마저 없지 않았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지금, 모든 것은 바뀌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 한복판 사무실 밀집지역에 위치한 오로미아 커피농 협동조합의 총 매니저 타데세 메스켈라는 조합원들이 땀흘려 생산한 최상 품질의 커피콩을 국제시장에서 합당한 가격을 받고 팔기 위해 해외로 나가 바이어들을 만난다.
메스켈라는 115개 협동조합과 10만 커피 농민들의 생존권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농민들의 부양 가족까지 포함하면 이 규모는 50만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협동조합들은 1999년에 오로미아 협동조합 연합을 결성해 국제시장에 공동 판매를 시작했다.
오로미아 커피농 연합은 EU와 미국, 호주에 커피를 판매하고 있으며, 영국과 독일, 일본, 캐나다에 유기농 커피 전문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외국의 커피 중간상인들과 공정무역(fair trade) 방식으로 거래를 해 정당한 값을 받는다. 최근에는 에티오피아 전체 커피 생산량의 65%를 차지하는 오로미아 지역 커피농장들의 생태투어 관광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이들은 공동생산 공동분배 원칙을 지키고 있으며, 이같은 민주적 시스템은 개별 농민들과 공동체의 이익으로 돌아온다. 1999년 이후 오로미아 협동조합은 4개의 학교와 17개의 학급, 4군데의 병원, 그리고 두개의 상수도원 시설을 신축했다.
오늘날 이 지역의 협동조합들은 과거의 작은 규모에서 탈피, 세계를 무대로 하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커지고 있으며, 100만명의 고용 창출과 800만 조합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협동농장은 수많은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불안한 경제상황에서 주류 경제로 편입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임은경/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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