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자본 악질적 노동탄압에 맞서 이랜드일반노조와 뉴코아노조가 비정규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양노조는 밤샘교섭을 통해 이랜드 사측에 대해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보장을 요구했지만 결국 사측 공작교섭 술책으로 인해 교섭 중단 사태를 빚었다. 그리고 다음날 21일째 파업점거투쟁을 벌이며 현장을 사수하던 뉴코아노조·이랜드일반노조 조합원 전원이 7월20일 정부 공권력 투입으로 연행됐다. 정부와 이랜드자본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갈라치기했지만 이들은 이미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굳건히 뭉쳐 있었다. 이 인터뷰는 <노동과세계>가 공권력 침탈 닷새 전인 7월15일 뉴코아 강남점 파업점거농성 현장에서 취재한 내용이다.

▲김영배 뉴코아노조 정규직 조합원(33세)
뉴코아 강남점 파업농성현장은 40여명 사수대원에 의해 철통같이 보호되고 있다. 저 역시 이곳 현장을 지키는 사수대원이다. 파업점거에 돌입하면서 사수대를 자원했다.
우리 정규직 노동자들도 처음부터 비정규직법이 잘못됐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다 파업농성 중 사측이 고용한 용역깡패들이 매장에 들어와 계산대를 사수하려는 여성 조합원들을 밀고 때리며 폭행하는 것을 보면서 이랜드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울분을 느꼈다.
지난 2000년 9월 킴스클럽 정직원으로 입사했다. 킴스클럽 야탑점에서 공산품 매장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주5일, 3교대로 일하고 월 평균 210만원을 받는다. 정식 입사 전 3년의 아르바이트 기간을 합하면 킴스클럽과의 인연이 10년이 넘는 셈이다.
얼마전 은행에 가서 마이너스통장을 신설하는데 은행원이 “뉴코아에 다니십니까?”하고 물어왔다. 뉴코아에 다니면 통장 신설이 안되나 싶어 덜컥 겁부터 났다. 그런데 그 은행원 말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저희들도 비정규직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이렇게 리본을 달았습니다. 앞으로 파업도 준비하고 있구요.” 그 말을 듣고 얼마나 힘이 솟았는지 모른다. 우리 투쟁이 정당하다는 것을 또다시 느꼈다. 한 전투경찰은 “비정규직 일에 정규직이 왜 뛰어들어 이러느냐?”며 놀라워했다.
정규직·비정규직이 함께 투쟁하면서 다른 지점 동지들을 만나고 연대하며 뜨거운 동지애를 나누고 있다. 비정규직투쟁 물꼬를 튼 뉴코아노조 조합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박진자 뉴코아노조 비정규직 조합원(47세)
저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5월7일 계약만료’를 통보받고 퇴사를 준비하던 평범한 ‘아줌마’였다. 2001년 4월 입사해 10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며 6년 2개월 동안 근무해오다 지난 5월7일 계약해지됐다.
저는 애초 계약기간이라도 채우고 해지됐지만 주변 많은 동료들이 계약기간도 되기 전에 사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해지 통보를 받았다. 이같은 부당한 조치에 대해 정규직 노동자들이 먼저 나서서 노조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저를 비롯한 비정규직들은 솔직히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정규직 노조를 믿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 노동현장에서 표면적으로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상대로 또다른 차별을 해 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코아노조 조합원들은 모두가 진심으로 비정규투쟁에 임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그들에게 고맙다. 이제 ‘노동자’라는 이름에 자긍심을 느낀다.
이랜드투쟁은 우리 뉴코아노조나 이랜드일반노조만의 투쟁이 아니다. 이랜드가 우리 노동조합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얼마나 나쁜 놈들인지 이번 투쟁을 통해 더 확실히 알게 됐다. 이랜드는 공권력을 투입하면 노동자들 투쟁기세가 크게 꺾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다. 뉴코아노조는 강력하다. 그동안 비정규직투쟁을 이렇게 위력적으로 사회이슈화했던 적이 있었는가?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홈에버 조합원 인터뷰는 <노동과세계> 436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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