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여성노동자 희망찾기
“직군제” 그것은 차별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피눈물이 온 나라를 덮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에 대한 재앙을 예고했고 막기 위해 투쟁했다. 비정규직의 70%가 여성임을, 비정규직의 차별과 고통의 가장 큰 피해가 여성노동자에 가해질 것임을 말이다.
이제 또 다른 차별이 예고되는 직군제 문제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2006년 12월 우리은행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했다고 언론에서 난리법석을 떨었다. 마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기업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사례로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사무,전문직으로 중심으로 확산되는 현실이다.
은행들이 영업점 창구 여직원 등 기간제 노동자(비정규직)들을 따로 떼어내 독자적인 임금체계를 적용하는 ‘단독 직군제’를 도입하고 있다. 직군제가 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신분은 정규직에 가까워지지만, 대우는 비정규직 수준에 머물게 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
에 ‘반정규직’이라는 새로운 노동 계급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름만 바꾸었을 뿐 차별은 그대로 이다. 이것이 본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생명, 하나증권, 하나은행, 한미은행 등 은행에서 직군제 도입과 고착을 강요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첫술에 배부르겠는가..한단씩 개선해 나가면 된다는 것”과 “우리은행보다 더 나은 대안이 있으면 내놓아봐라”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것은 첫 단추를 잘못 채우면 다시 풀러 채우는데 시간과 노력의 고통과 낭비가 크것을 알면서도, 단순한 고통이 아닌 결정적인 저임금과 차별의 고착화가 있음을 알면서도 그것을 강요하는 것과 같다.
하나은행 노조가 지난 6월21일 서울지방노동청 고용평등위원회에 진정했다.
핵심은 은행이 지난해 직무 성과급제를 도입하면서 기존 남녀 성차별적 고용구조의 틀을 그대로 승계한 FM/CL 직군을 도입해 97% 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해 운영하며 종합직 행원과 동일한 업무에도 종합직 초임의 56%에 불과한 임금을 지급하는 등 차별적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방노동청 고용평등위원회으로부터 ‘남녀고용평등법에 저촉된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의미하는 바가 큰 판정이다. 직군제의 차별에 대한 쐐기를 박았다.
이 사회가 또다시 예견된 재앙을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은 또 다른 여성노동자의 피눈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지희/민주노총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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