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로 나선 삼영교통노동자들길거리로 나선 제주도 삼영교통노동자들

또 하나의 이랜드, 제주도 삼영교통 노동자들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전국운수산업노조 삼영교통지회(지회장 강정수)가 사측의 부당노동 행위에 맞서 "그동안 빼앗겼던 노동자 권리를 되찾고 시민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섰다.

삼영교통지회는 지난 5월 25일 제주시청 앞에서 사측에게 "노조활동 보장, 성실교섭 촉구, 부당노동행위 중단, 최저생계비 보장, 노동시간 단축과 배차시간 조정"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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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삼영교통사측 이익위해 버스노동자에게 난폭운전 불법운전 강요</b>

삼영교통지회는 “도내 최대버스업체이자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삼영교통이 노동자들에게는 최저임금밖에 주지 않으면서 노동자들 고혈을 짜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회는 이어 “사측이 무리하게 배차시간을 정하는 통에 노동자들은 난폭운전과 불법운전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성토하고 “이 때문에 시민들 교통안전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영교통지회는 임단협 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사측이 성실교섭에 임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알려왔다. 지회는 지난 5월 11일 지노위에 조정신청을 하고, 5월 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90% 이상의 찬성율로 쟁의행위를 가결한 바 있다.

<b>제주도 시내버스 전면 운영중단 파국 피하기 위해 노조는 중재요청</b>

한편, 삼영교통지회는 지난 5월말부터 전면파업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공개하는 한편 관계기관 확대교섭과 적극적 중재를 촉구했다.

이들은 사측이 불성실교섭을 벌이자 급기야 긴급 교섭중재 등을 신청하면서 삭발투쟁 등을 벌이는 한편 시내버스 전면 운행중단이라는 파국을 피하기 위해 노조, 사용자, 제주도, 노동부, 노동위원회 등 5자가 참여하는 확대교섭을 6월 1일 실시할 것’ 등을 촉구한 것.

제주도 삼영교통 사태와 관련해 제주도, 노동부 등 관계기관의 무사안일한 태도도 비판받고 있다.

삼영교통지회는 ‘수십억원의 세금이 삼영교통에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지적하고 지회는 "노동부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등 관계법률에 따라 회사가 운영될 수 있도록 특별근로감독을 즉각 실시할 것’을 공식요청"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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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삼영교통사측 여전히 사실왜곡에만 혈안</b>

삼영교통에 대한 노조와 도민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사측은 지난 6월부터 지방일간지에 "삼영교통은 창업이래 20여년간 노·사가 한가족처럼 살아왔습니다"는 광고를 내고 "노동조합이 터무니없는 임금인상(1년 22억원) 요구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사실을 왜곡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삼영교통지회는 "회사가 주장하는 1호봉 기준월급(1,491,311원)에 대해 ‘임금명세서에도 나와있듯이 1,241,489원에 불과하며, 그나마 각종 공과금을 공제하고 나면 실제 받아갈 수 있는 급여는 894,519원에 불과하다"며 지적했다.

또 "사고발생 시 전부 보험처리를 하고 있다"는 회사 주장에 대해서도 "회사는 벌점문제에 예민한 기사의 약점을 이용하여 단순대물사고도 경찰에 사고신고를 강요함으로써 기사들이 보험처리를 포기하고 자신이 직접 해결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합원들은 "그동안 회사는 기사가 사고처리비용이 없다고 하면 가불까지 해주면서 사고처리비용을 기사에게 부담시켜왔다"고 폭로해 사측 왜곡광고를 질타했다.

삼영교통 사측은 "노조가 무리하게 임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조합원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삼영교통지회는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고, 급여에서 강제 징수되고 있는 식대를 급여와는 별도로 지급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과연 무리한 요구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회는 "회사가 지급하고 있다는 수준의 급여를 보장하고 밥만 먹여준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쟁의활동을 중단하고 임금협정서에 도장을 찍겠다"며 회사측 왜곡광고를 정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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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제주대장정 중인 이석행 위원장 '사측 성실교섭' 촉구</b>

한편, 제주도 현장대장정을 펼치고 있는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삼영교통 사태와 관련해 25일 제주도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석행 위원장은 “삼영교통지회가 노조 인정, 체불임금지급, 무리한 배차시간 조정을 요구하며 현재 약 60일째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농성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며 사측 부당노동 행태를 정면 비판하고“삼영교통 강재업 회장은 하루 빨리 성실교섭에 임해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고 시민 불편이 해소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삼영교통지회는 원만한 쟁의사태의 해결을 위해 ▲안전운행 가능하게 배차시간 조정 ▲노동부의 조속한 임금체불 사건 처리 ▲세무조사 실시 ▲즉각적인 성실교섭’ 등을 촉구하고 있다. 지회는 또 매일(월~금) 오후 4시30분 천막농성장인 제주도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벌이고 있다.

제주도 삼영교통 사태가 또 하나의 이랜드로 떠 오르고 있다.

<특별취재팀/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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