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막대한 돈 들여 일간지 광고로 사실왜곡 집착, 단협체결사항을 교섭안건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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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 대국민 사과문 발표와 노조에 대한 가처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는 7월26일 오후 2시 민주노총 1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랜드그룹이 14개 일간지에 대대적 광고를 낸 데 대한 입장과 그동안 교섭과정에서 사측이 벌인 거짓말 사기극 전말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남신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 집행위원장은 여는 말을 통해 “조합원들이 월급을 못받고 점주들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이랜드그룹이 14개 일간지에 십수억원을 들여 광고를 낸 것은 사태해결의 키를 쥔 사측이 해결을 위해 나서기는커녕 사태를 악화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더구나 오늘 교섭을 앞두고 회사는 대단한 양보안을 냈는데 노조가 거부하고 있는 것처럼 거짓말하고 있다”며 “더 이상 상대방을 비방하고 피해 당사자들을 또 한 번 울리는 사기극은 중단돼야 한다”고 맹렬히 성토했다.

김호진 뉴코아노조 부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김 부위원장은 “오늘 이랜드그룹이 9개 종합일간지와 5개 경제일간지에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란 제목으로 광고를 냈다”고 말하고 “노동자들은 배를 곯아가며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게 해 달라고 하소연하고 있고 점주들은 늘어가는 피해에 수심이 가득한데 이렇게 거액 광고비를 날리면서 거짓 사실을 홍보하는 박성수회장과 경영진은 이성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 이랜드그룹이 진정으로 사죄해야 할 사람들은 ‘비정규직 보호법’ 때문에 속절 없이 잘려나간 1천여명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노사간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불가피하게 피해를 입고 있는 점주들”이라고 지적하고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과 경영진은 거짓 사실 홍보에 들일 시간과 돈이 있으면 당장 파업 조합원들을 만나서 그들의 절절한 육성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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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위원장은 “사실 왜곡으로 가득찬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랜드그룹이 ‘외주화 중단과 법 시행보다 2년 빠른 정규직화’를 이행하겠다고 대국민 공표한데 대해선 환영한다”고 전제하고 “외주화는 중단 뿐만 아니라 철회돼야 하고, 정규직화는 제대로 돼야 한다”며 “뉴코아노조는 이미 단협에 10개월 이상 정규직화 조항이 있으므로 별도 교섭 없이 실행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홈에버의 경우 18개월 이상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이미 이랜드일반노조 단협에 보장돼 있을 뿐 아니라 법대로 2년 이상 1,100여명 계약직 노동자 전체에 대해 개인적 귀책시유가 없는 한 정규직화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고 “단협 조항을 인정하는 것으로 진전된 안을 냈다고 하니 기가 막힐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계약만료 비정규직 70여명 재계약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근로계약서 변조 등 위법한 사실이 밝혀져 원래 계약기간을 찾은 경우 등에 해당하는 것이며 억울하게 잘린 사람들은 전혀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것을 두고 마치 고용보장을 해 준 것처럼 포장하니 대단한 사기술”이라며 “이런 거짓말을 해대고 언론플레이하면서 양보안을 낸 것처럼 호도하니까 노조가 거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그간의 교섭상황을 설명했다.

김호진 부위원장은 “박성수 회장과 경영진은 대국민 사기극을 그만두고 조합원들에 대한 손배가압류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성실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말하고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는 마지막 인내심까지 동원해 오늘 교섭에 임하고자 한다”며 “아직 교섭위원들에 대한 신변보장조차 불확실하고 검찰 구속영장 재신청에 따른 조사마저 진행되고 있는 불리하기 짝이 없는 불공평한 상황임에도 파업 조기 종료를 염원하는 2,700여 조합원들 마음을 모아 교섭이 진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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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신 공투본 집행위원장은 “핵심 교섭위원들을 포함한 집행지도부 9명은 오늘 오후 3시 영장 실질심사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이런 조건 속에서 신변보호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어 오늘 교섭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그래도 노조는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윤경 이랜드일반노조 사무국장은 손배가압류문제와 관련해 “노조 간부 뿐 아니라 평조합원들에게도 1억1백만원씩 가압류가 돼 기본적 생활비조차 출금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 달 월급조차 받지 못한 조합원들 경제적 곤란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한편, 26일 오후6시 서울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릴 예정인 노사교섭과 관련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측 교섭위원에 대한 신변보장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노동부와 검경 등이 노조 교섭위원 신변보장을 하지 않고 있어 노조 측은 이날 오후 4시까지 교섭장소를 민주노총으로 하자는 제안을 사측에게 다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사측의 '비윤리경영'이 교섭 악재로 부각됐다.

<특별취재팀/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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