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전교조 등 교육주체, 국가보안법 폐지 결의 다져
참여정부 들어 구속자 150여명, 겉 평화 속 국보법 적용</b>

62주년 광복절 즈음 8.28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평화’라는 의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교조 교사들이 공안탄압 규탄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전교조는 14일 오후5시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와 한국진보연대 후원 아래 교사, 장기수선생, 통일선봉대, 학생 등 7백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전교조 교사 공안탄압 규탄 및 국가보안법폐지 전국교육주체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정진화 전교조위원장은 대회사에서 “6.15 실천 차원에서 남북교육자 교류를 위해 평양을 갔을 때 남북정상회담 발표 되는 등 평화의 기운이 움트는데 지금 국내에서는 교사들이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북녘 땅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어찌 아이들에게 교육을 할 수 있겠느냐”고 통일교육에 대해 호소했다.

이어 한상렬 진보연대 공동의장은 “민족, 인간을 사랑하고 참교육의 깃발로 모진 고난을 뚫고 헤쳐 온 전교조를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정권이나 수구세력 어느 누구도 이러한 전교조의 당당한 민족 사랑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한 의장은 말기 암으로 한 달밖에 살 수 없다고 판정받은 어느 한국여성에게 그의 지극한 민족사랑 때문에 청혼한 미국의 존 리클라인 회계사의 얘기를 들려주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또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장은 “통일이라는 말만 해도 구속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 단일기가 당당히 휘날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통일은 먼 얘기가 아니다”며 “참교육은 아이들에게 통일, 평화, 자주, 민주를 가르치는 활동이며 분단된 아이들이 더 이상 희생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우리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유석민 한총련 의장은 “통일교육이 당연한 지금의 시대에 국보법이 발악을 해 6~7월만 한총련 대학생 6명이 구속됐고 지금도 보안수사대에 수배로 쫓기고 있다”며 “냉전시대의 잔재인 국보법이 폐지될 때 비로소 통일의 시간표는 앞당겨질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민주노총 김지희 부위원장은 “파주축협 사건과 이랜드 투쟁으로 피해를 당한 여성노동자들이 오늘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지만 경찰이 저지해 육성으로 해야 할 정도로 이 땅의 노동자에게는 법이 없는 현실임에도 유독 국보법은 살아 꿈틀대고 있다”며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증오할 것과 사랑할 것을 제대로 정직하게 가르쳐야 할 것”을 강하게 내비쳤다.

국보법으로 구속된 이시우 사진작가의 아내인 김은옥 부인이 특별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씨는 “‘통일의 꿈’을 갖고 있던 남편이 10년 전부터 지뢰, 지뢰피해자, 끊어진 철길 등 비무장지대를 사진에 담기 시작했지만 지금에 와서 국보법으로 구속한 것은 당시에도 국보법이 있었다고 볼 때 공안검사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남편의 일을 몰랐다가 이제 알고 나서부터 생계를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아들과 함께 집회장소를 찾아다니며 구명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대회참가자들은 ‘수사기관 내에 잔재하는 구시대적 공안세력 퇴출’을 위해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경고하며 국가보안법폐지를 비롯해 반통일적이고 반인권적인 냉전시대의 모든 잔재를 청산하는 투쟁을 힘차게 벌여나갈 것을 결의했다.

한편 전교조는 지난 6~9일 평양에서 6.15공동위원회 구성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북측 조선교육문화직업총동맹과 함께 가진 ‘남북교육자상봉행사’를 통해 연대와 단합을 통한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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