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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주년 3.8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구성된 ‘102주년 3.8 여성의 날 공동기획단’이 여성유연근무제와 낙태단속 강화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노동과세계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이명박 정부가 도입하려는 유연근무제등 여성정책 전반과 최근 논란이 된 낙태 단속강화 문제점 등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102주년 3.8 여성의 날 공동기획단’은 3.8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2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여성유연근무제와 낙태단속 강화를 반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주노총 노우정 부위원장은 여는 말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은 102년 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당당히 인간선언을 한 날”이라고 전하고 “이명박 정권이 집권 2년 간 우리에게 준 것은 해고통지와 노동기본권 박탈이라는 민주주의 후퇴의 역사”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혜영 씨가 강석 씨와 함께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출산 후 1주일도 안 돼 다시 방송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모성보호를 모르는 척박한 사회인줄 새삼 느꼈다”면서 “여성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여성권리를 찾자”고 역설했다.

진보신당 박김영이 공동대표는 “이명박 정권의 여성정책은 권력이 경제를 빌미로 여성의 몸을 이용했던 역대 독재자들의 여성정책과 똑같다”고 지적하고 “낙태를 규제함으로써 여성 몸의 자기 결정권을 말살하고 노동권을 빼앗고 불안정노동을 강요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여성정책을 규탄했다.

박김 공동대표는 또 “여성을 억압하는 세태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지 않기 위해, 여성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가만히 앉아 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최순영 최고위원도 “3.8은 102년 전 미국 1만여 명 여성 노동자들이 광장에 모여 목숨을 걸고 참정권과 노동권 보장을 외친 날”이라면서 “그로부터 102년이 흐른 오늘 여성은 우리 사회 경제활동 인구 50% 이상을 차지하지만 그 중 70% 이상이 비정규직 노동으로 월 100만원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50~60대 여성 노동자들은 60~70만원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최 최고위원은 “젊은 여성들은 아이 맡길 곳이 없어 일을 못하고, 자기 뱃속의 생명을 낳지 못하는 가슴 아픈 현실을 개선하지 않고 사회 근본적 문제가 뭔지 분명히 하지 않은 채 낙태를 반대하는 것이 지금의 우리 현실”이라면서 “여성문제다 는 여성의 투쟁으로 바꿔야 한다는 각오로 이번 3.8 여성대회를 개최하자”고 성토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일명 퍼플잡(purple job)이라는 이름만 잘도 갖다 붙인 유연근무제는 경력단절 여성에게 아이와 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명박 정부 야심찬 정책”이라면서 “여기서 정부가 여성을 글로만 배웠음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공동기획단은 “정부가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와 육아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여성 경력 단절 여부 이전에 일하고자 하는 여성을 일터에 원상복귀할 수 있게 지원하고, 육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단시간 근로도 정규직과 임금-노동조건 차별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대부분의 여성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현실에서 단시간 근로제 도입은 여성들에게 또다시 절망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낙태단속 강화문제 관련해서도 “여성에게 필요한 건 자신의 몸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와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 없는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현실에 대해 국가가 진정으로 고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02주년 3.8여성의 날 공동기획단은 “102년 전 여성들은 길거리로 나와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권리를 뜻하는 장미를 외쳤으며, 지금 한국 여성들에게도 여전히 빵과 장미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생색내기식 주먹구구식 수박 겉핥기식 정책이 아니라 안정적 일자리이며, 여성이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정부가 잊지 않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열악한 노동과 척박한 사회환경 속에서 고통받는 여성 노동자들이 귀를 막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신문고를 두드리며 여성의 생존권과 권리보장을 호소하는 내용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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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서민의 호소에 귀를 막은 이명박 대통령. 그가 내놓는 여성정책은 역대 독재자들의 그것과 똑같이 여성의 몸을 이용해 가진자들의 배를 불리려는 것 뿐이다. 사진=노동과세계

이날 회견 참가자들은 “사회서비스 시장화 반대! 돌봄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라!”, “여성노동자의 불안정한 일자리 유연근무제를 반대한다!”, “낙태단속! 처벌중단! 여성의 몸과 출산에 대한 권리를 빼앗지 말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여성에게 강요하는 이명박 정부의 퍼플잡을 반대한다!”고 씌어진 피켓을 들고 MB정권의 기만적 여성정책을 규탄했다.

이날 회견을 시작으로 3.8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각종 다채로운 행사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생생여성행동은 3일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불안정한 여성 일자리를 극복하고, 정부의 여성실업과 저출산 대책의 한계를 지적할 예정이다.

또 ‘여성노동자 권리찾기 Day’ 행사가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간 마련된다. 이 행사를 통해 이명박 정권 하에서 후퇴하는 여성노동자들 권리를 제기하고 현실을 이야기한다.

청소용역 여성노동자에게 화장실에서 먹는 찬밥이 아닌,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높은 노동강도와 멸시에 시달리는 서비스 여성노동자에게 존중받을 권리를, 여성농민에게 땅과 생산의 주체임을 선언하는 각각의 권리찾기 day는 선전전과 서명운동, 사진전, 영화상영 방식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 ‘102주년 3.8 여성의 날 공동기획단’ : 오는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열악한 여성현실을 알려내고 이명박 정부 여성정책의 허구성을 알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구성됐다. 전국여성농민총연합회, 전국여성연대,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준비모임, 한국진보연대, 사회진보연대, 다함께, 전국학생행진 등이 참가하고 있다.

또 102주기 3.8 세계여성의 날 공동기획단이 주최하고 민주노총이 주관하는 ‘102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전국여성대회’가 6일 오후 1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펼쳐진다. 후퇴하고 있는 여성의 권리를 집중 제기하게 될 이 행사에서는 출산강요와 낙태단속 강화를 반대하고 올해 공공부문부터 도입될 유연근무제에 대한 1만인 반대 서명운동을 천명할 예정이다.

다양한 여성들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부대행사가 대회장 주변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본 대회에 앞서 돌봄 노동자들 권리를 이야기하는 돌봄노동자 사전대회도 진행된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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