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UN특별보고관 ‘표현의 자유’ 실태조사차 내한, 집회 허용…MBC파업현장도 방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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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9개 지회가 상경투쟁한 6일 서울광장 집회에서 1천여명의 조합원들이 "MBC를 지켜내자"고 외쳤다.
사진=노동과세계

한 달째 파업과 11일째 이근행 본부장이 단식 중인 MBC 노조원 1000여명이 참여연대, 문화연대 등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표현의 자유 수호 모임’과 함께 6일 서울광장에서 ‘표현의 자유’와 ‘MBC 지키자’를 목청껏 외쳤다.

서울광장에서 진보진영의 집회가 열린 것은 2008년 촛불집회 이후 2년 만이다. 정부로부터 이날 집회 허용은 지난 1998년 이후 두 번째로 한국에서의 표현의 자유 침해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이날 방한한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프랭크 라 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가 시작되자 언론, 인터넷 등 현 정권의 표현의 자유 침해 사례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할 수 없는 광장이 무슨 소용인가”라면서 “민주주의는 복잡하거나 어려운 게 아니다. 말할 자유, 생각할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성토했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잔디를 왕처럼 모셔놓고 딱딱한 시멘트 보도블록 위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면서 “6.2지방선거 심판을 통해 서울광장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날을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잔디(자연)가 그렇게 소중하다면 왜 4대강 삽질로 강을 못살게 구냐”면서 “MBC 김재철 사장은 (자신의) ‘조인트’를 깐 상대는 어떻게 하지 못하면서 노조간부들만 고발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인터넷상의 재판소를 자임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표현이 과격하고 미풍양속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고 있다”며 “정치인이나 정부 비판 인터넷 게시물은 명예훼손 이유로 상시 삭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성철 MBC노조 수석부위원장은 “MBC가 장악된다면 스폰서 검사를 고발하는 PD수첩 같은 프로그램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며 “MBC가 국민의 편에 서서 끝까지 싸울 테니 MBC를 지켜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집시법으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어디, 국민이 헌법의 기본권 행사를 하는데 경찰이, 차량이 막느냐”면서 “표현의 자유란 원래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것이고, 거기에 MBC가 있고 우리가 있다”고 일갈했다.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에 있어 시민들의 위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MBC 투쟁을 통해 원기를 얻고 힘을 모으자”면서 “MBC 취재기자와 PD들은 프로그램 현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이고, 이들이 국민 곁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서 경찰은 평소와 달리 별다른 물리적 제재를 하지 않았다. 집회 참가인원이 당초 신고된 50명보다 훨씬 많았고 집회 장소도 신고장소에서 벗어났지만 4차례 경고방송에 그쳤다. 그동안 3회 경고방송에 응하지 않으면 강제해산이나 연행에 나섰던 것과는 크게 다른 풍경이었다. 

 

 

참석자들은 오후 5시쯤 여의도 MBC 본사 앞으로 이동, 밤늦게까지 ‘공영방송 MBC 수호를 위한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한편 이날 MBC PD 협회 회원 262명은 “김재철 사장, 황희만 부사장은 MBC를 떠나라”며 공동 결의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PD수첩’ 광우병 보도로 재판 중인 조능희·김보슬 PD,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아마존의 눈물’의 김진만 PD 등 MBC에서 89.4%에 달하는 PD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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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열린 시청광장에서 드럼써클이 마련한 북을 마음껏 두드리고 있는 집회참가자들. 왼쪽 첫번째, 두번째가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황성철 수석부위원장, 네번째가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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