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휴일수당 삭감 규탄 “할 짓이 없어서 최저임금 삭감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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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올해 최저임금투쟁을 명실공히 온 국민, 전체 노동자가 함께 하는 국민임투로 벌일 것을 선포했다. 사진=노동과세계

민주노총이 2010년 최저임금투쟁을 전 국민, 전체노동자가 함께 하는 국민임투로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7일 오전 11시 강남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서울메트로 청소·설비직 임금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신규 입찰을 틈타 휴일수당을 삭감한 서울메트로를 규탄하고 올해 최저임금 투쟁을 힘있게 벌이겠다고 밝혔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대표적 지방공기업 서울메트로(사장 이덕수)가 지난 1일부터 청소·설비용역이 수행되는 신규 입찰 계약을 하면서 근로기준법을 어기며 주휴 수당을 삭감했다.

기존 계약에서는 주 40시간 기준 월 209시간이 기본급으로 설계돼 입찰공고시, 기초금액으로 공고했다. 그러다 올해는 서울메트로가 예산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들어 월 209시간이던 것을 174시간(21.6일)으로 줄여 공고한 것.

지방계약법 상 단순직 용역에 대해서는 제조업 보통인부 단가로 원가를 계산했는데 제조업보통인부 단가가 최저임금 보다 많이 인상(5.64%)되자 서울메트로는 인상률이 올해 2.75%밖에 안 되는 최저임금 쪽을 택했다.

이에 수도권 지하철 역사를 청소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은 유급으로 보장되던 주 1일 휴일이 날아가버렸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이렇게 임금을 삭감해도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며 큰소리 치고 있다.

새로 들어온 청소용역업체 에버크린은 노조와 1차 임금교섭에서 여성노동자 1인당 85,000원 삭감안을 제시했다. 이에 여성미화원들 분노가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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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작당해 지하철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 임금을 85,000원이나 삭감했다. “할 짓이 없어서 최저임금 삭감하냐?”며 노동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이날 회견에 참가한 여성연맹 조합원들은 “최저임금 현실화! 생활임금 쟁취!”라고 적힌 손자보를 펴들고 절박한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투쟁을 호소했다.

 

또 “노동강도 강화! 청소용역 여성노동자 다죽는다, 서울시는 고객만족도조사 중단하라!”, “열심히 일했는데 임금삭감 웬말이냐? 서울메트로 주휴수당 삭감 즉각 시정하라!”, “최임노동자 임금삭감 웬말이냐? 주휴수당 삭감하는 서울시는 각성하라!”고 씌어진 피켓을 들고 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작당해 벌인 임금삭감을 규탄했다.

민주노총 여성연맹 이찬배 위원장은 경과보고에서 “서울시와 메트로가 합작해서 제조업 보통인부 단가 어쩌구 하면서 주휴수당을 삭감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전하고 “지난해 최저임금을 고작 2.75% 올려놓고 회사가 돈이 없으니 임금을 삭감한다, 인원을 자른다 협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오늘 이 자리를 선포식으로 삼아 최저임금노동자를 죽이는 삭감정책에 맞서 싸울 것”이라면서 서울메트로에 임금삭감을 지시한 서울시를 비판하고 “서울시장후보로 출마한 오세훈은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정의헌 수석부위원장은 발언을 통해 “올해 우리 임금투쟁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깎인 것을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안타깝고 절망스럽다”고 말하고 “정부와 서울시 등 공기업을 용납할 수 없으며 올해 최저임금 투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정 수석부위원장은 또 “지난해 2.75% 인상은 물가인상 등을 감안할 때 오히려 임금삭감이었다”면서 “대기업은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이 때 노동자들 삶은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민주노총은 올해 온 국민과 전체 노동자가 함께 최저임금 투쟁을 벌여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노명우 수석부본부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을 결정하는 계약조건을 이렇게 변경하면 이는 전체 공공기관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오세훈 서울시장 선고홍보물이나 다름없는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서울에 쏟아부은 6조원대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맨 먼저 지하철 청소노동자 임금을 삭감하려고 한다”고 분개했다.

노 수석부본부장은 “민주노총은 공공기관이 저임금 노동자 생존권 박탈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사례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노동자와 함께 공동투쟁에 나설 것”이라면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지난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인상률만 제대로 반영했어도 오늘 서울메트로가 민간위탁 비정규직 임금삭감 같은 일은 막을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같은 사실을 명심하면서 6월말까지 진행할 2011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아울러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이성을 되찾고 임금삭감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 이어 여성연맹 조합원들은 오후 1시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서울메트로를 비롯한 공기업들의 최저임금 노동자 임금삭감과 사용자들의 최저임금 동결, 삭감의도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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