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단축·비용절감 위한 무리한 공법이 원인

▲ 이윤만을 쫓는 건설자본의 탐욕이 무고한 건설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 사진=건설노조

공기단축과 비용절감을 통한 이윤에만 눈먼 건설자본의 탐욕으로 인해 건설노동자들 죽음의 행렬이 멈추지 않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주)현대산업개발 64층 공사장에서 오늘(27일) 오전 11시15분 경 건설노동자 3명이 추락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이들은 외벽 거푸(일명 ‘도카’)에 하부발판 해체작업(일명 ‘페리’)을 하던 현장 건설노동자들 아래로 추락한 사고였다.

경찰과 노동부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장 주변 사람들은 “줄어드는 세대층 작업을 위해 하부 발판을 해체하던 중 발판에 서 있던 노동자 3명이 작업 발판과 함께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 4월 화명동 L건설사 현장붕괴 사망사고 이후 발생된 중대재해다. 특히 6년 전인 2004년 해운대 센텀지구에서 발생한 P건설사 고층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3명이 34층 높이(100m)에서 추락해 사망한 이후 최대 많은 사망자를 낸 사고이기도 하다.

▲ 부산 해운대 건설현장 64층 높이에서 건설노동자 3명이 추락, 사망했다. 사진=건설노조

▲ 부산 바닷가 위락시설로 지어지던 초고층 신축현장에서 일하던 건설노동자들이 200m 높이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건설노조

노조는 이번 사고원인을 공기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한 무리한 공법 시행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는 일반적으로 형틀목수나 외부거푸집(갱폼 등)을 전문적으로 해체하는 노동자들만 사망한 것이 아니라, 하청사 소속(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사) 기술/관리직 노동자가 2명이나 같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하청사 소속 안전과장(37세)과 안전대리(31세), 직영 건축반장(55세) 등으로 확인되고 있다.

통상 외벽거푸집(일명. 도카)는 설치와 해체시 위험작업이어서 특별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원청 안전관리자 관리감독 하에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건설노조는 원청 안전관리자가 현장에서 관리감독을 하고 있었는지, 작업에 투입됐던 고인들에게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했는지, 또 안전을 관리감독해야 할 하청사 소속의 고인이 된 안전과장과 안전대리가 관리감독이 아닌 작업(시공)을 맡아서 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규명해야 할 사항이 많은 사고다.

노조는 또 정작 건설노동자들 안전을 책임져야 할 하청사 안전담당자들이 자신의 안전은 보장받지도 못하고, 작업을 해야만 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의혹을 품고 있다. 건설노조는 노동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건설노조는 “이번 사고의 근본적 원인은 몇 년 전부터 선진국 신공법이라 하여 어느 순간부터 도입되어 초고층 건물에 주로 사용하는 공법 때문”이라고 전하고 “아직 우리나라는 체계적이고 안전한 기술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공사들이 공기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무리한 공법 작업을 강행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 목숨은 아랑곳 하지 않고 오직 비용절감과 공기단축을 위해 도입된 신공법이 이번 사고를 자처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신공법 도입 시 철저한 특별안전교육 필요하다고 건설노조는 밝혔다.

건설노조는 또 “사망하신 건설노동자들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하루속히 재발방지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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