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가 멈추면 LG도 멈춘다!” LG하이지로틱스 성실교섭 촉구

화물경남지부 LG분회, LG전자·하이로지스틱스 규탄
08년 합의서 이행·화물연대 노조활동 보장 촉구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LG 쌍둥이 빌딩 앞에서 열린‘화물노동자 탄압하는 LG자본 규탄 결의대회’에 참석한 화물연대 LG분회 정영정 분회장과 조합원들이 화물연대 인정과 노조활동 보장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명익기자
▲ 4일 결의대회에 참가한 화물연대 경남지부 창원동부지회 LG분회 소속 조합원이 'LG전자 합의서 이행하라'가 적힌 손펼침막을 들고 있다. 이명익기자
운수노조 화물연대 경남지부 창원동부지회 LG분회가 화물연대 인정과 노조활동 보장, 물류회사 변경시 고용승계 보장, 합의사항 이행을 요구하면서 지난 6월21일 총파업에 돌입, 8월4일 현재 45일째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화물노동자 탄압하는 LG자본 규탄 결의대회’가 4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쌍둥이빌딩 LG 본사 앞에서 개최됐다. 이날 대회에는 창원에서 올라온 LG분회 조합원들과 화물연대 조직 전국 각 지역의 지부장들이 참석해 LG자본에 대한 강력한 규탄 목소리를 쏟아냈다.

화물연대 LG분회 정영정 분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어제 협상에서 사측은 현장에 복직할 경우 우리 요구를 들어주되 우리 파업대오를 강고히 지켜온 동지애 그것 하나를 깨기 위해 몇몇 동지들을 계약해지하겠다고, 자르겠다고 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45일 싸워온 우리 중 누구 하나라도 낙오되고 떨어져 나가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으며 그럴바엔 파업 시작도 안했다”고 못박고 “저는 엘지분회장으로서 우리 투쟁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며,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가 현장으로 돌아갈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LG자본, 3일 교섭서 “요구사항 수용 대신 노조간부 해고하겠다”

정영정 분회장은 또 LG자본을 향해 “그렇지 않을 시 우리는 목숨 걸고 이 쌍둥이빌딩 철근 마디마디마다 우리 피를 심어 이 투쟁을 이어갈 것이며, 너희들 눈과 마음, 뼛속 깊이 자리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물연대 충남지부장은 연대사를 통해 “얼마 전 대기업들이 협력업체들과 상생한다며 회의를 하니 뮈니 한다는데 우리는 상생의 대상이 아닌가 보다”고 말하고 “아무리 세계1등 기술력으로 생산을 잘하고 영업을 잘해도 그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화물노동자들이 없으면 소용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화물노동자를 괄시하고 우리 자존심인 조끼를 입었다고 내쫓지만, 우리 목소리, 우리 요구는 정당하다”면서 “충남에서도 엘지전자, 엘지화학, 대리점 등 시내선전전을 벌이고 있으며 최선을 다해 동지들을 엄호하고 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공운수노조준비위 고동환 부위원장은 “얼마 전 삼성은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노동조합을 하면 회사가 망한다’며 교육을 했다는데 노조를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삼성, 엘지 등 재벌들의 반사회적, 반인권적 행위를 우리 투쟁으로 박살내자”고 성토했다.

고 부위원장은 “지금 이 시간 전국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 중”이라면서 “이명박 정권과 재벌이 아무리 날뛰어도 노동자의 생존권을 뺏을 수 없음을 보여주고, 이 땅에서 노동자가 제대로 대접받으며 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LG전자 올 상반기 영업흑자 5천억...“고정배차·고충처리 돈 없어 못하나?”

 

▲ 'LG' 라 적고 '화물노동자 탄압'이라고 읽는다. 이명익기자
공공운수노조준비위 조상수 공동집행위원장은 “이 쌍둥이빌딩은 엘지전자 노동자들과 그 물류를 담당하는 노동자들 피와 땀으로 만든 것”이라면서 “엘지전자만 해도 올 상반기 영업흑자가 5천억이 넘는데 고정배차, 고충처리를 돈 없어 못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구본무회장이 ‘글로벌기업이 성장하려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품격디자인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해놓고 고객과의 약속조차 지키지 않아 파업을 유도하고 장기간 파업을 통해 가까스로 합의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노조 간부들을 자르겠다는 하는 상황이 가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버스준비위 박상천 의장도 연대사에서 “저도 26~7년 간 화물차를 끈 경험이 있어 화물연대 동지들 투쟁을 잘 알고, 무쇠도 부숴버리는 조직이 바로 화물연대”라고 말하고 “저는 지난해 광주 박종태 열사 투쟁을 보면서 80년 광주항쟁 때보다 더 벅찬 감동을 느꼈다”면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가 단결하고 투쟁하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화물연대 다른 지역지부장들, LG분회 조합원들도 투쟁발언을 통해 LG자본을 규탄하고 화물노동자들 정당한 요구가 관철돼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염원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는 투쟁 중인 화물연대 경남지부 LG분회 조합원들이 자체 결성한 ‘노가바’ 팀이 투쟁승리를 다짐하는 공연을 펼쳐 참가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결의대회에 이어 화물연대 경남지부 LG분회는 LG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쌍둥이빌딩 앞에서 1박2일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사측 고소고발 남발...간부·조합원 6명 체포영장, 12명 소환장 발부

경남지역 화물노동자들은 2008년 20여 일 간 파업투쟁을 전개해 LG분회와 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하이로지스틱스는 합의서 이행은커녕 부당노동행위와 노조탈퇴 공작에만 골몰했다. 이에 화물노동자들이 다시 규탄파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화물노동자들 요구는 너무나 소박하다. 고충처리위원회 설치 등 2008년 합의서를 이행하라는 것이다. 또 화물연대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와 탄압을 중단하고 노조활동을 보장할 것과, 운송사 변동 시 고용 보장, 생계형 고용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하이로지스틱스는 총파업 과정에서 화물노동자 20여 명을 고소고발했다. 화물연대 경남지부 이시준 지부장을 비롯한 간부·조합원 6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또 다른 조합원 12명에게도 소환장이 발부되는 등 지속적 탄압으로 가정파탄과 생계파단을 일삼고 있는 상황이다.

총파업투쟁이 46일째를 맞았지만 LG전자와 물류회사인 하이로지틱스는 여전히 노조와해를 목적으로 탈퇴종용 등 부당노동행위를 계속하며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하이로지스틱스는 2004년 1월 LG전자 물류업무를 전담하는 물류 자회사로 출범했다. 그들은 화물운송노동자에 대해 인권탄압을 자행하면서 ‘행복한 삶의 가치를 더해주는 1등 물류’를 추구했다.

화물노동자들은 하이로지스틱스 배차를 받아 LG전자 제품을 화물차에 싣고 전국 각지에로 운송하고 있다. 이 화물노동자들을 대표하는 화물연대 경남지부는 2008년, 2009년 하이로지스틱스와 합의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회사는 2010년 합의서를 일방적으로 폐기했다. 화물연대 경남지부는 수차례 대화를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모든 대화 요구를 거부하고 오히려 화물노동자들이 화물연대 조끼를 입었다는 이유로 회사 출입까지 막았다.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LG 쌍둥이 빌딩 앞에서 열린‘화물노동자 탄압하는 LG자본 규탄 결의대회’에 참석한 화물연대 경남지부 LG분회 조합원들이 손펼침막을 들고 화물연대 인정과 노조활동 보장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명익기자

화물연대 조끼 입었단 이유로 공장 출입봉쇄, 욕설과 협박까지 퍼부어

LG전자는 용역경비를 앞세워 화물연대 조끼를 입은 화물노동자들 공장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물론 나이 여하를 막론하고 욕설과 협박까지 퍼붓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이번 투쟁에 돌입하기 전 평상시에 늘 화물연대 조끼를 입고 다녔다.

현재 LG전자와 하이로지스틱스는 화물노동자들에게 불평등한 계약서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며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지금까지 맺어온 계약도 해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또 “화물연대와는 어떤 대화도 할 수 없다”며 노사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LG분회 상경투쟁을 하루 앞둔 어제(3일) 열린 교섭에서 사측은 조합원들 현장복직 시 노조 간부 몇 명을 계약해지, 즉 해고하겠다고 말했다. 45일 간 어렵고 힘든 파업 과정을 오로지 동지애 하나로 버텨온 노조를 깨버리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 소식을 들은 LG분회 조합원들은 크게 분노하며 투쟁을 함께 해 온 노동자들 중 단 1명이라도 낙오돼선 안 된다고 외치고 있다.

화물노동자들은 하이로지스틱스가 노동자를 고소고발하며 탄압하고 화물연대 무력화를 통해 자신들이 말하는 ‘물류 핵심 경쟁력’을 달성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3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화물연대 경남지부 상황을 공유하고 민주노총 차원의 총력지원을 결의한 바 있다.

화물연대 경남지부 LG분회는 지난 6월21일 파업에 돌입해 45일째 총파업대오를 지키면서 구본무 회장 집 앞 1인시위, 전국 하이마트 매장 앞 1인 시위, LG전자 1공장 앞 결의대회 등 완강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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