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최종입찰제안서 마감 등 매각 급물살...쌍용차지부 총고용보장 투쟁 돌입

살인적 정리해고에 맞서 77일 간 공장점거파업을 벌이다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구속된 쌍용자동차지부 간부·조합원들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을 깨고 감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쌍용차 위기는 소위 ‘먹튀자본’으로 불리는 상하이자동차로부터 불거졌음”을 확인하고 “회사가 정리해고를 고수하는 동안 노조원들은 다양한 대안을 모색했다”면서 해고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인욱 부장판사)는 9일 서울 고등법원 312호 법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한상균 전 쌍용차지부장에 대해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하고, 다른 조합원 21명에 대해서는 징역 1년6월~3년을 선고하되 집행유예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쌍용자동차지부 김선영 전 부지부장, 한일동 전 사무장,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이, 김득중 전 조직실장에게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이 각각 선고됐다. 나머지 간부·조합원들에 대해서도 1심보다 다소 낮은 형량이 확정됐다.

한상균 전 지부장 제외한 간부·조합원 석방

1심에서 한상균 지부장은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8명 노조 간부들도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한상균 전 지부장을 비롯해 구속수감 중이었던 8명 간부·조합원 중 한 지부장을 제외한 7명이 9일 재판 직후 석방됐다.

재판부는 조합원들 폭력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쌍용차 노조원들은 사측의 정당한 권리인 정리해고 자체를 부정했고 상해행위가 충분히 예상될 만한 상황에서 집단행동을 독려했다”면서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법의 테두리에서 행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업 책임과 그로 인해 빚어진 문제를 모두 노동자들에게 돌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회사를 인수한 상하이차가 투자 약속은 지키지 않은 채 기술만 유출시키는 등 소위 ‘먹튀자본’의 행태를 보인 것이 쌍용차 경영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한 노동조합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해고를 강행한 쌍용차 경영진에도 문제가 있음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회사는 생산직의 45%를 구조조정하면서 노조와 잘 협의했다고 보기 어렵고 정리해고라는 경직된 입장만 고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노조는 근로시간 단축 등을 통해 총고용을 유지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합리적 대안을 제시했고, 임금을 담보로 연구기술자금을 마련하자고 제안하는 등 노력했다”고 밝혔다.

재판부 "노동자들의 '해고는 살인' 주장은 과장된 구호 아니다" 

재판부 “노동자들의 ‘해고는 살인이다’ 주장은 과장된 구호 아니다”재판부는 또 “한 번 해고되면 비슷한 일자리를 찾기도 어려운 데다 실직에 대비한 사회보장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해고는 살인’이라는 노조원들의 주장은 과장된 구호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혀 쌍용차 조합원들의 절박했던 투쟁을 상당부분 변호했다.

법원은 정리해고에 맞선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투쟁이 법질서를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한데 이어 노조가 마지막에 파업 중단으로 대형참사를 막으려 했던 점을 강조했다.

그들은 “쌍용차 노조가 갑작스러운 정리해고로 일자리를 잃고 느꼈을 상실감은 이해되지만 상식을 넘은 폭력으로 주장을 관철하려 한 점은 법질서를 위반한 행위로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스스로 파업을 중단하는 등 대형참사를 막으려고 노력한 점, 현재 쌍용차 강제인가 결정으로 회생 가능성이 열리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감형이유를 덧붙였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지난 1심 재판결과에 정 반대로 쌍용차 노동자들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하고 “유독 한상균 전 지부장에게 실형을 선고한다는 것은 정치적 판결임이 명백하며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부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사측은 지난해 체결한 노사대타협을 이행해야 한다”면서 무급휴직자, 구속자, 해고자, 희망퇴직자 등 쌍용차 사태 희생자들 모두의 원상회복을 통해 노사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쌍용차 매각 급물살...10일 최종 입찰제안서 마감

한편 쌍용차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오늘(10일) 최종 입찰제안서 마감될 예정이며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쌍용차 인수에는 현재까지 총 6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지만 최종 입찰에는 서울인베스트 등 일부 업체가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닉산 얼라이언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 루이아 그룹이 강력한 인수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인도 최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조업체인 마힌드라는 최근 파완 고엔카 사장 등 20여 명 실사단을 파견했다. 또 루이아 그룹 회장도 지난달 말 직접 방한해 쌍용차 경영진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르노-닉산 얼라이언스, 마힌드라, 루이아그룹 등 3개 업체가 중점 거론되고 있지만 결국은 한국 정부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매도자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것이 쌍용차지부의 판단이다.

가격을 비롯한 여러 가지 조건을 놓고 협상하겠지만 한국 정부의 의중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곧 자동차산업 한 부문에 한정해서 매각협상을 벌이고 인수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면의 다른 요인들이 개입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쌍용차 매각 관계자는 9일 언론을 통해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선정, 발표키로 했다”면서 “마감일인 10일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업체 수를 발표하지 않고,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면서 업체 수와 명단을 함께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총고용보장 투쟁 벌인다
무급휴직자·구속자·해고자·희망퇴직자와 공장 안 노동자들 총고용보장 촉구

쌍용차 점거파업 중단과 동시에 이뤄진 노사대타협 당시 무급휴직처리 된 무급휴직자와 구속자, 해고자, 희망퇴직자 등 쌍용차 노동자들은 매수자를 상대로 총고용보장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회사 매각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가시화되는 8월 둘쨋주를 집중투쟁기간으로 설정, 다양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집회와 기자회견, 1인 시위, 대시민선전전 등이 평택과 서울 곳곳에서 집중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쌍용차지부는 내일(11일) 회사에 대해 8.6노사대타협 이행을 촉구하며 노사 간 협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동시에 노동자들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 거점을 잡고 출근투쟁을 비롯한 다양한 농성투쟁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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