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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지회 “영도조선소 살려내자” 릴레이상경투쟁사측, 73년역사 영도조선소 죽이려 필리핀 수빅조선소 수주물량 집중

▲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이 사측의 노조 무력화, 영도조선소 폐쇄 음모에 맞서 장기간 릴레이상경투쟁에 나섰다. 사진=노동과세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사측의 노조무력화와 영도조선소 폐쇄 음모에 맞서 장기간 릴레이 상경투쟁과 대국민 선전전 등 총력집중투쟁에 나섰다.

한진중공업노조는 지난 겨울 사측의 인원감축과 설계본부 외주화 방침에 맞서 생존권 투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노동자들의 강고한 투쟁으로 정리해고를 막아내는 등 노사합의를 이끌었다.

사측은 지난 2월26일 정리해고를 중단하겠다며 체결한 노사합의를 파기하고 인원감축을 강행하고 있다. 최근 열린 노사교섭에서도 한진중공업은 노동조합에 대해 임금 15% 삭감, 노동자 200명 정리해고, 단협의 실질적 폐기, 무파업 선언 등을 강요했다.

뿐만 아니라 회사는 또다시 부산조선부문 설계부서 분사 등을 통해 영도조선소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현지법인 수빅조선소에 23척의 배를 수주한 반면 부산 영도조선소 수주는 만 2년 간 전혀 하지 않았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현지법인 수빅조선소에 대해서는 최근 대규모 채무보증까지 섰다.

수주물량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대로 작업을 진행할 경우 내년 4월이면 영도조선소 잔여수주물량이 바닥난다. 물량 부족으로 인해 이미 일부 직영공장은 휴업까지 하고 있는 상태다.

한진중공업노조는 73년 역사를 가진 영도조선소를 폐쇄할 경우 한진중공업 조합원들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에 소속된 수 만 명의 생존권까지 위협받을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회사는 수빅조선소 건설 초기 영도조선소는 기존과 똑같이 운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것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노무비가 전체 운양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 간 경영난을 이유로 연봉을 동결해 놓고 그동안 많은 것을 양보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회사를 향해 거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한진중공업의 73년 역사를 이용해 수빅조선소 채무보증을 서고 노동자들을 탄압해 희생시키려는 것은 같이 죽자는 것이라며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1,200명 조합들은 수십 년 간 쌓아온 기술력과 역사, 선배노동자들의 피와 땀, 한진중공업 열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절대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현지법인 수빅조선소에 수주물량을 집중하고 영도조선소는 만 2년 간 수주를 하지 않았다. 영도조선소를 죽이고 수빅조선소를 통해 이윤을 얻겠다는 음모다. 사진=노동과세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17일 오후 3시30분 경 서울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 출정식을 가졌다.

한진중공업지회 김상욱 수석부지회장은 대회 여는 말에서 “회사는 지난 2년 간 영도조선소 수주물량을 전부 수빅으로 빼돌리고 우리에게는 임금삭감, 인원감축, 무파업 선언 등 말도 안 되는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수석부지회장은 “배 한 척만 수주해도 수 십 배를 벌 수 있는데 말도 안 되게 우리 노동자들 임금삭감만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부산시민 모두가 알고 있다”고 분개했다.

김상욱 수석부지회장은 “우리는 결연한 각오로 이번 상경투쟁에 나섰으며 우리 요구가 관철되기 전에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조남호 회장 면담을 요구한다”고 말하고 “우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사태를 방치한다면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함께 강력하게 회사와 맞붙어 한진자본을 박살나는 그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속노조 허재우 부위원장도 “2010년 들어서도 수많은 금속사업장들이 투쟁을 전개해오고 있다”고 말하고 “노조가 고통분담안까지 제시했지만 회사는 한 치도 움직이지 않았고 노동자들이 릴레이 상경투쟁에 나섰다”며 한진중공업 투쟁을 격려했다.

이어 “수많은 동지들이 구속되고 수배되고 해고당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걸며 단협을 만들었는데 회사는 이를 모두 뒤엎으려 한다”고 말하고 “노조가 있으면 노동3권은 당연히 보장돼야 하는 것인데 파업을, 쟁의를 하지 말라는 것은 노동3권을 전면부정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 영도조선소가 폐쇄될 경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부산 내 협력업체 소속 수만 명 노동자들도 생존권 위기에 내몰린다. 사진=노동과세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조남호 회장은 구조조정 중단하라!”, “천리길을 달려왔다 한진자본 박살내자!”, “생존권을 사수하자!”, “필리핀공장 철수하고 영도공장 살려내자!”고 구호를 외치며 노동자 생존권을 압살하는 한진중공업 자본을 강력히 규탄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각 직별로 조를 편성해 서울 시내 곳곳에서 1인시위를 비롯해 대국민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 한남동 조남호 회장 자택 앞, 유엔빌리지 입구, 청와대 앞, 공정거래위원회 앞, 국세청 앞, 한나라당사 앞, 민주당사 앞 등 총 9곳에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생존권 보장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거리투쟁을 벌인다.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오후 7시까지 1인시위 등을 전개하고 다시 한진중공업 본사 앞으로 와서 노숙철야투쟁을 잇는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하루에 조합원 100여 명씩 계속해서 서울에 올라와 릴레이 상경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이번 릴레이상경투쟁을 추석 전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내일 오전 10시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한편 한진중공업 사측은 조합원들 상경투쟁에 대해 용역을 배치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이 상경하기 수 시간 전부터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는 사측이 고용한 용역들이 본사 건물을 둘러쌌다. 그들은 길가는 시민들한테까지 눈을 부릅뜨며 한시도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았다.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시내 1인시위와 선전전에 앞서 사측에 대해 구호를 외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회사가 고용한 용역과 주변에 대기하던 경찰이 즉각 태세를 갖추고 노동자들을 강압하고 나섰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용산경찰서 ####다. 여러분은 집회 장소에서 벗어나 불법행위를 하려고 한다. 경고를 듣지 않을 경우 이후 시간에도 계속해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며 노동자들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진중공업 본사를 향해 노동자들의 절박한 생존권을 외치기 위해 대열을 가다듬던 조합원들은 "우리는 충돌을 원치 않는다. 당신들이 우리 요구를 해결해 줄 수 없음을 우리도 알고 있다. 단지 우리의 절박한 요구를 회사에게 이야기하려는 것 뿐이다. 경찰은 누구를 위해 우리를 제재하는가?"라며 경찰 처사를 비난했다.

■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김상욱 수석부지회장 현장인터뷰

▲ 김상욱 한진중공업지회 수석부지회장. 사진=노동과세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지난 겨울에 이어 다시 투쟁에 나섰는데=그렇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월 노사협의를 체결해 놓고 그것을 뒤집었다. 교섭하자고 해놓고는 지난 약속조차 모두 없었던 듯이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다.

정리해고, 단협개악, 인력감축, 무파업 선언. 이것이 회사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노조는 지금 시기 무조건 투쟁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회사 측 입장은 어떤 것인가?=한 마디로 말해서 노조에게 백기를 들고 항복하라는 것과 같다. 이같은 요구를 노조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휴가 전 1주일간 집중교섭을 앞두고 사측은 “휴가 전에 모든 것을 끝내자”고 했다. 우리도 회사가 조합원을 위하는 마음에서 진정으로 나서면 고통을 분담할 각오를 갖고 교섭을 시작했다. 그러나 교섭과정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회사는 오로지 자기들 입장만 되풀이 반복했을 뿐이다.

△회사가 강요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 해달라=먼저 인력감축 부분에서 회사는 지난 2월 사무직 30%를 감축했다. 당시 생산직도 9% 정도 감축했는데 200명을 더 정리해고해 20%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또 임금을 15% 삭감하겠다고 한다. 지난해 성과급이 없었기 때문에 이미 20% 임금이 삭감된 상태에서 더 낮추겠다는 것이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이밖에도 단협 개악안을 받아들일 것과 무파업선언을 강압하고 있다.

△최근 영도조선소 수주물량이 거의 없다고 알려졌는데=지난 2008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만 2년 여 동안 수주물량이 전혀 없다. 지금 작업 중인 수주잔고량은 내년 4월이면 고갈될 것이다. 수주가 없다보니 우리 조합원 32명이 일하던 성각공장(직영)은 이미 휴업 상태다.

그런 반면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배 23척을 수주했다. 국내 동종업체들도 이미 올해 수주물량의 70%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올해 목표량 100톤 중 70톤을 수주했다. STX와 미포조선도 마찬가지로 수주물량을 초과달성했다.

영도조선소는 콘테이너선에서 경쟁력을 가졌고 해운업계 수요도 많은데 수주를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다른 회사와 비교해 수주경쟁력이 부족하다면서 인원을 감축하고 임금을 깎아 경쟁력을 맞추겠다는 발상을 우리는 절대로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

△한진중공업지회는 어떤 입장을 갖고 교섭에 임했으며 무엇을 요구하는가?=우리는 지난 겨울 사측의 무자비한 인원감축과 영도조선소 설계본부 외주화 방침에 맞서 투쟁했고 어렵게 노사합의를 이끌어냈다. 당시 김진숙 지도위원도 목숨 건 단식투쟁으로 정말로 절박하게 한진중공업 투쟁을 엄호했다.

우리 노동자들은 영도조선소 폐쇄방침에 단호히 반대한다. 이는 우리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소속 협력업체 노동자 수만 명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한진중공업지회는 회사가 소식 조합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진정성 있게 나온다면 고통을 분담할 각오가 돼 있다. 그러나 사측은 그런 노동조합의 최대한의 양보마저 외면하며 걷어차 버렸다.

부산시민들, 더 나아가 온 국민에게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한국 조선업과 우리 생존권을 기필코 지켜낼 것이다.

△한진중공업 사측이 노조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강요하고 있다. 회사가 무엇을 의도한다고 보는가?=회사는 모든 수주물량을 수빅조선소로 몰아줘 영도조선소를 무늬만 남기려는 속셈이다. 궁극적으로는 영도조선소를 폐쇄하려는 것이 저들의 의도라고 본다.

△큰 투쟁을 앞둔 현장 조합원들 상황은 어떤가?=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등 상급단체에서 강사를 초빙해 조합원 교육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조합원 정신무장을 새롭게 다질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수많은 투쟁을 경험한 조직이다. 우리 사업장에 열사가 세 분이나 계신다. 우리에게는 선배열사들의 유훈과 선배노동자들의 투쟁경험이 있다. 이 싸움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반드시 이길 것이다.

조합원 동지들이 비록 어렵고 힘들지만 지도부를 믿고 잘 따라준다면 우리는 무조건 승리한다. 한진중공업은 결국 무릎을 꿇을 것이다. 끈질기게 투쟁하는 것만이 전체 조합원이 살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지난 구조조정 때 우리가 두 달 간 싸움을 전개했다. 당시 경험을 통해 여론을 얻지 못하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는 이번 상경투쟁 과정에서 시민선전전 등도 대대적으로 벌일 것이다. 부산시민과 뜻을 모아 국민 여론에 힘입어 우리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다.

△투쟁을 승리하려면 지역 주민들 여론도 중요한데=부산에는 제조업 사업장이 그리 많지 않다. 부산의 대표기업으로 73역사를 자랑하는 영도조선소가 폐쇄된다면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사회적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이것을 부산 시민들이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에게=이명박 정부 하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생존권 위기에 내몰리며 어려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산하 다른 사업장들도 많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부산양산의 대표적 기업인 한진중공업 투쟁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적극 결합해 준다면 엄청난 힘이 될 것이다.

△한진중공업 사측에 대해=회사가 오늘 부산지역 일간지 등에 대문짝만하게 광고를 실었다. 언론 광고를 통해 자신들의 속셈인 노조 무력화를 거리낌 없이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영도조선소를 폐쇄하려고 한다는 것을 한진중공업 직원뿐만 아니라 영도시민, 부산시민들도 다 알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말라. 지금까지처럼 노동자 죽이기로 일관한다면 영도조선소 뿐만 아니라 수빅조선소 역시 정상가동하기 어려울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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