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C지회 파업투쟁 승리 위한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 개최

▲ 민주노총이 KEC지회 파업투쟁 승리 영남권 노동자대회를 개최해 사측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사진=공공운수연맹

▲ 금속노조 KEC지회가 파업 63일, 공장 앞 천막농성 50일째를 맞았다. 회사는 노조 모든 요구를 묵살한 채 교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직장폐쇄와 교섭해태 등으로 노조무력화를 획책하는 자본에 맞서 싸우고 있는 금속노조 KEC지회 투쟁 승리를 위해 민주노총이 팔을 걷어붙였다.

‘KEC지회 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가 18일 오후 3시 경북 구미시 공단동 소재 KEC 공장 앞에서 개최됐다.

오늘 대회 참가자들은 KEC 회사의 직장폐쇄를 규탄하고 회사 대표와의 면담 등 노사교섭을 통한 사태해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은 대회사를 통해 “KEC 투쟁이 이렇게 장기화되고 있는 것은 이명박 정권 고향인 이곳에서 민주노조를 하기 때문”이라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랑스런 노조 깃발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본과 정권, 조중동 찌리시들은 마치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해서 이 싸움이 길어지는 것처럼 호도하지만, 실상 저들의 내심은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노동자를 대변하는 금속노조 자랑스런 지회를 걷어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훈위원장 "사태 조속히 해결 안되면 KEC비호세력인 대삼성 대엘지 투쟁 벌인다" 
"면담요청 거부한 사측에 응당한 책임져야, KEC지회 반드시 승리해 구미지역 모범으로 우뚝 서라"

▲ 김영훈 위원장은 KEC 투쟁을 민주노총이 받아안겠다며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KEC 비호세력인 삼성을 상대로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사진=공공운수연맹

김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815경축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말하고 탈세, 매관매직, 공천헌금을 받은 이들만 815특면사면했다”고 말하고 “민주노조 민주인사들이 기자회견을 하면 5분 간격으로 확성기를 틀면서 힘없고 어려운 여성노동자들이 겁탈당할 때 경찰은 공권력을 발동하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민주노조를 싹쓸이하려는 권력과 KEC자본을 비호하는 자본이 있음을 알고 있다”고 전한 위원장은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민주노총은 비호세력인 원청, 즉 대삼성·대엘지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또 “노조는 이미 대화를 통해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노총 이름으로 면담을 공식요청했지만 저들은 거절했다”면서 “민주노총은 마지막 교섭재개요청을 거부한 사측에 대해 응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며 회사는 이 거부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KEC 조합원들을 향해 “지도부를 중심으로 조합원들이 일치단결하면 구미지역 새로운 모범을 만드는 승리하는 투쟁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이전락 경북본부장 "투쟁하지 않고 승리할 수 없다"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이전락 본부장도 “이명박 정부의 얼토당토한 정책을 빌미삼아 20년 지켜온 소중한 단협, 민주노조 깃발을 송두리째 빼앗으려고 한다”고 말하고 “투쟁하지 않고 승리할 수 없다”면서 “이제까지 달려온 63일이 아니라 앞으로 험난하고 힘든 630일이라도 어깨 걸고 함께 가자”고 성토했다.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깨어서 투쟁하는 노동자가 있는 한 금속노조 깃발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자본은 ‘농성 풀고 항복하고 들어와 가족처럼 오순도순 잘살자, 민주노총·금속노조와 같이 하면 신세 망친다’며 달콤한 유혹을 하지만 발레오만도가 어떠했느냐?”면서 자본의 기만성을 고발했다.

박 위원장은 “발레오만도 노동자들이 농성장을 이탈해 현장으로 돌아갔지만 16명 해고, 13명 정직, 66명 감봉, 300여 명 견책과 경고를 당해 620명 중 400명 넘게 징계에 내몰렸다”고 전하고 “단협개악과 엄청난 임금삭감뿐만 아니라 아직도 조합원 24명은 현장에서 일하지 못하고 화장실 청소, 제초작업, 페인트칠 등 인간적 수모를 당하고 있다”고 분노를 표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KEC뿐 아니라 민주노조 깃발 든 우리 모두의 투쟁"

박유기 위원장은 금속노조 이후 결의된 투쟁계획을 설명하고 “먼저 노동탄압을 자행한 자본가들로부터 교훈을 얻은 KEC 자본에게 무릎 꿇으면 노동자들 미래는 명확하다”면서 “민주노조와 인간적 권리를 지키기 위한 이 투쟁은 KEC뿐만 아니라 민주노조 깃발을 든 우리 모두의 투쟁”이라고 목소리 높여 외쳤다.

금속노조는 오는 20일 전국지회장 결의대회에 이어 31일과 9월1일 전국 확대간부 5000명이 참가하는 1박2일 농성투쟁을 서울에서 전개한다. 노조는 민주노조 전 사업장을 향해 조여드는 탄압 고삐를 박살내고 하반기 민주노총과 함께 노동탄압에 맞서 노조법 전면 재개정, 파견법·근기법 개악을 저지해 노동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사수하는 투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 "직장폐쇄 철회하라!" KEC는 지난 6월30일 여성기숙사에 용역 수 백명을 투입해 온갖 폭력을 저지르고 조합원들을 쫓아낸 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사진=공공운수연맹

홍희덕의원 "지난해 쌍용차노조를 와해시킨 자본이 올 여름 KEC지회를 겨냥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홍의원 의원은 “박정희 독재정권 고향, 전두환·노태우 군사독재 정신적 본산인 대구경북에서 민주노조를 짓밟아 이명박 정권이 탄생했다”고 전하고 “권력이 자본가를 앞세워 민주노조를 탄압하는 이 사태의 본질에 맞서 KEC노조가 강고히 싸우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지난해 쌍용차노조를 와해시키고 발레오를 박살내더니 올 여름 KEC노조를 겨냥하고 있다”면서 “민주노동당도 자본가를 대표해 탄압공세를 퍼붓는 이 문제에 혼신의 힘을 다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고 함께 하겠다”고 역설했다.

금속노조 KEC지회 현정호 지회장은 “파업 63일차, 직장폐쇄 50일을 겪으며 자본의 잔인함과 비열함을, KEC도 노동자의 피를 빠는 자본임을 온몸으로 절절히 느꼈다”고 말하고 “KEC 자본은 새벽 2시 용역을 투입해 성폭력을 자행한 것도 모자라 단전단수, 화장실 사용도 못하게 하고, 부모님들에게 온갖 협박과 회유을 하며 조합원들을 파업대오에서 이탈시키려 혈안”이라고 규탄했다.

현정호 KEC지회장 "우리 손으로 공장 빗장 열고 KEC 접수할 것"

“지난 20년 간 민주노조는 이 자본주의 현대사회 속에서 우리 숨쉴 공간을 만들어줬고, 직장 내 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 삶에서 작으나마 행복을 꿈꿀 수 있게 했다”면서 현 지회장은 민주노조 소중함을 상기하고 “그런 민주노조를 송두리째 빼앗아 우리를 20년 전 노예생활로 돌아가게 하려 한다”고 분노를 표했다.

현정호 지회장은 “회사가 해고를 통보한 상집이 삭발로 결의했고, 대의원도 죽음과 삶을 바치겠다며 민주노조 사수의지를 다지는 지금 우리는 두려운 것이 없다”고 말하고 “노동자의 전부인 민주노조 깃발을 우리는 절대로 놓을 수 없으며, 끝까지 투쟁해서 공장 빗장을 풀고 KEC를 접수하러 갈 것”이라고 결의했다.

KEC지회 조합원들과 오늘 결의대회에 연대한 노동자들이 마주보며 투쟁을 다시 결의하는 가운데 결의문이 낭독됐다.

KEC 조합원들은 민주노조 사수·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이후 투쟁을 더욱 강력히 준비하고 결사항전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또 전국 민주노총 동지들 연대에 화답하고, 현재 투쟁하는 모든 동지들과 함께 KC자본에 맞서 싸울 것을 다짐했다.

KEC지회는 또 동지와 지도부를 믿고 민주노조 깃발 아래 동지들 손을 움켜잡고 현장으로 돌아갈 것을 재차 약속했다.

▲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도 영남권 노동자대회에 참석해 KEC 투쟁승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공공운수연맹

오늘 대회에는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 KEC지회 조현호 지회장은 민주노총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신희대표’, ‘노동탄압’, ‘직장폐쇄’라고 적힌 대형얼음을 햄머로 깨뜨려 부수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KEC 지회 조합원들과 이 투쟁을 연대하기 위해 전국에서 달려온 노동자들은 “직장폐쇄 철회! 민주노조 사수!”라고 적힌 손펼침막을 팔이 아프게 흔들며 민주노조를 뺏길 수 없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투쟁하고 연대해서 반드시 승리하자!”, “민주노총 총단결로 총파업투쟁 승리하자!”고 구호를 외치며 KEC 투쟁 승리를 재차 결의했다.

KEC 사측, 용역 동원해 여성조합원 성폭행 등 온갖 폭력 자행...노조 전면파업 63일째

금속노조 KEC지회는 타임오프제 시행에 따른 전임자 현행유지 요구안과 임금, 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된 후 지난 6월9일부터 전면파업을 벌여오고 있다.

KEC 사측은 지난 6월30일 새벽 여성기숙사에 수백 명 용역을 투입해 잠자고 있던 여성 조합원들을 향해 무차별적 폭행을 일삼고 수 시간 감금한 후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심각한 성폭행이 자행됐다.

조합원들을 밖으로 끌어낸 회사는 당일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KEC 노동자들은 7월1일 공장 밖에 천막을 치고 50일일 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KEC지회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지는 오늘로 63일을 맞는다.

KEC는 천막농성장에서 통하는 물과 전기까지 모두 끊었다. 화장실 사용은 물론 조합원들의 공장 출입까지 봉쇄했다. KEC지회 조합원들이 공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회사는 정문을 닫아걸고 용역들을 고용해 지키고 있다.

노동조합의 요구와 투쟁이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교섭을 거부한 채 조합원과 가족을 개별적으로 협박해 업무복귀를 종용함으로써 공장 가동을 강행하고 있다. 8월 초 사측은 또다시 새벽 시간 천막농성장에 용역을 보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잠자던 여성조합원들에게 위해를 가했다.

▲ KEC 사측이 경비실 앞에 내건 '업무복귀 안내문'. 회사는 조합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부모님들에게까지 찾아가 온갖 회유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KEC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출입방해금지가처분’ 조정에 합의한 후 조정성립 하루 만에 이를 뒤집어 또다시 비난을 샀다. 조정조서는 정문에서 최단거리로 노조사무실에 출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회는 신청내용 많은 부분을 양보하며 조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회사는 조정성립 만 하루만에 ‘회사 내 출입자 준수사항’을 일방 통보하며 합의를 파기했다.

금속노조는 사측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후 KEC 공장 앞에서 두 차례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투쟁 승리를 지원했다. 또 조합원 생계비 지원을 위해 4억 원 상당 투쟁채권 발행을 결의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노조는 진보정당 의원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대해 KEC지회 사태해결을 위한 개입을 촉구하는 등 정치권을 향해서도 호소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오늘 결의대회에 앞서 사태 해결을 위한 노사면담을 요구했으나 KEC는 대표이사가 부재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KEC 노사갈등이 사측의 교섭해태와 노조말살 음모로 인해 장기화되면서 노동자 가족들도 나섰다. KEC지회 조합원 가족들은 가족대채위를 구성,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구미시가 KEC 사태 조속한 해결을 위해 나서라고 촉구했다.

KEC 회사의 오만함에 분노를 표한데 이어 가족들은 "죄를 지어도 벌하지 않는 세상에서 가족들이 회초리를 들 수밖에 없었다"면서 "구미시장은 6월30일부터 지금까지 KEC에 한 번 오지도 않았다"고 규탄하고 "지금이라도 구미시가 책임있게 사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KEC 사측은 투쟁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용역을 보내 온갖 성폭력까지 저지르고 있다. 사진은 18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막아선 공장 정문 안 용역들. 사진=노동과세계

한편 사측이 고용한 용역들은 KEC 경비실 위에서 노동자대회 참가자 대오를 촬영하는 등 불법 채증을 일삼았다.

구미시 공단동 KEC 맞은편에는 코오롱이 있다. 코오롱정투위는 자본의 노조말살, 정리해고에 맞서 5년 째 장기투쟁을 잇고 있다. 코오롱 해고노동자들이 내건 “현장으로 돌아가자”고 적힌 현수막이 KEC에서도 수없이 보인다.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절대로 KEC지회 투쟁을 코오롱처럼 만들 수 없다며 승리를 위한 연대와 결의를 새롭게 다졌다. KEC지회 조합원들도 “투쟁하지 않으면 노예가 된다, 우리 삶이 비참해진다”면서 지도부를 중심으로 파업대오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오늘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과 임원·사무총국,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과 당원들, 영남권 민주노총 각 지역본부장과 조합원들, 전국학생행진 등이 참가했다.

또 현재 부산지역에서 사측의 인원감축과 임금삭감, 단협개악, 무파업선언 강요 등에 맞서 투쟁을 전개하는 한진중공업 조합원 수백명과 발레오만도, 대구경북골재원노조 등 투쟁사업장 조합원들도 대거 참가해 KEC지회 투쟁을 응원했다.

▲ KEC 공장 앞 일대에 KEC지회 투쟁을 지지하는 수많은 현수막들이 내걸렸다. 민주노총은 18일 영남권 노동자 대회를 개최해 KEC 파업투쟁을 받아안겠다고 다짐했다. 사진=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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