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300명 3보1배...민주노조사수·노동탄압 분쇄 결의

 

▲ 14일 오후“KEC 노조말살 국정감사 촉구 3보1배"에 나선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 건물을 떠나 산업은행 본점으로 향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14일 오후“KEC 노조말살 국정감사 촉구 3보1배"에 나선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 건물을 떠나 국회 앞을 지나고 있다.이명익기자

이명박 정권의 반노동자정책과 사용자의 노조말살 기도로 인해 KEC 노사갈등이 장기화로 치닫고 있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파업투쟁이 9월14일 현재 90일째를 맞았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가 노조탄압 분쇄와 사태해결을 위한 대규모 상경투쟁에 나섰다.

KEC지회는 14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야4당,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국정감사와 노동법 재개정을 촉구했다. 이어 오후에는 3보1배와 문화제를 통해 KEC 사태 조속한 해결을 위해 국회와 정치권이 나서야 함을 호소했다.

KEC지회 조합원 300여 명은 오늘(14일) 오전 일찍 구미에서 상경해 서울 시민과 국회, 언론을 향해 노동조합 투쟁의 정당성과 민주노조 사수 의지를 천명했다.

회사의 노조 무력화에 맞서 민주노조를 지키고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노동자들의 외침이 온 여의도 일대를 뒤덮었다.

KEC 노동자들은 오후 2시30분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에서 출발, 서울교 입구, KBS 본관 앞을 거쳐 산업은행 앞까지 약 1시간 30분 동안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3보1배를 진행했다.

“KEC 노조말살 국정감사 촉구 3보1배_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라고 적힌 현수막과 KEC노조 깃발, 방송차를 선두로 300여 명 조합원들이 5열 횡대로 늘어섰다. 3보1배 행렬은 100m가 넘게 이어졌다.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이전락 본부장과 금속노조 구미지부 김준일 지부장, KEC지회 현정호 지회장과 홍정원 수석부지회장이 조합원들 앞에 섰다. “강고한 투쟁으로 기필코 승리하자!”는 구호에 이어 조합원들 입에서 파업가가 터져 나왔다.

“노동탄압 분쇄!”, “민주노조 사수!”, “국정감사 촉구!”, “파업투쟁 승리!”, “성실교섭 촉구!”라는 구호에 맞춰 세 걸음을 내딛고 일제히 팔을 높이 올려 “투쟁!”을 외친 후 절을 했다.

머리가 희끗한 50대 후반 노동자부터 20대 초반의 꽃다운 여성노동자들까지 KEC 민주노조를 지키려는 의지와 일념으로 여의도 국회 주변 아스팔트 바닥에 이마와 손바닥, 무릎을 맞댔다.

▲ 14일 오후“KEC 노조말살 국정감사 촉구 3보1배"에 나선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 건물을 떠나 여의도 산업은행으로 향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14일 오후“KEC 노조말살 국정감사 촉구 3보1배"에 나선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 건물을 떠나 여의도 산업은행으로 향하고 있다.이명익기자

KEC지회 조합원들은 “노조탄압 박살내고 현장으로 돌아가자!”, “KEC 곽정소회장을 국정감사장으로!”이라고 씌어진 몸자보를 입고 여의도 일대를 3보1배로 돌며 절박하게 투쟁하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전달했다.

조합원들 맨 뒤에는 “KEC는 용역을 철수시키고 정문출입을 허용하라!”, “노조파괴 전문가가 판치는게 ‘공정한사회’인가?”, “KEC는 직장폐쇄 철회하고 교섭에 나서라!”고 적힌 현수막이 뒤따랐다.

여의도 길거리를 지나던 시민들도 KEC지회 노동자들의 3보1배 행렬을 바라보며 무슨 일인지를 묻고 머리를 끄덕이거나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늦여름 햇볕이 따가운 가운데 1시간30분이나 3보1배를 진행하면서 조합원들은 지칠대로 지쳤지만 산업은행 앞 종결지까지 “투쟁!”을 외치는 목소리는 끝까지 우렁찼고, 절 하는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3보1배에 앞서 KEC지회 조합원들을 격려하고 향해 “KEC 사태는 단사의 문제를 넘어 이명박 정권의 대표적 노조탄압 사례”라고 말하고 “회사가 표면적으로는 타임오프를 내걸었지만 그 본질은 대구경북지역 민주노조를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조를 무력화한 후 아웃소싱과 분사, 구조조정을 하려는 자본의 음모를 폭로하고 이명박 정부의 노조파괴 의도를 국민에게 각인시켜야 한다”면서 “많은 국민이 동지들의 3보1배 투쟁을 지지할 것이며, 민주노총도 승리를 결속할 때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파업 90일에 이르면서 노동조합은 KEC 노조탄압 수법이 경주의 발레오만도 사례와 너무나 유사함을 알게 됐다.

발레오만도에 투입됐던 용역들이 KEC에 들어와 노동자들을 때려잡고 있다. 직장폐쇄와 용역에 의한 24시간 카메라 감시, 업무복귀 노동자에 대한 의식개조교육과 교섭거부까지 똑같다.

노동조합은 치밀하게 계획된 노조파괴 프로그램이 KEC 사태 장기화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소위 ‘발레오만도프로그램’이라 일컬어지는 노조파괴가 진행 중이며, 이를 실행하는 노조파괴 전문가들이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노조가 수소문한 끝에 창조컨설팅의 심종두란 자가 그 장본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14일 상경한 조합원들은 서울시 문래동에 있는 창조컨설팅을 찾아갔다. 노무사란 직업을 내걸고 노조파괴를 일삼는 심종두는 노동자가 300여 명이나 몰려가자 겁을 먹고 문을 잠궜다.

이어 노조 대표 몇 명을 만난 자리에서 그는 “발레오만도는 내가 그랬다. 영남대병원도 내가 했다, 하지만 KEC는 아니다”라며 발뺌했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는 오늘 상경투쟁에 이어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10월4일까지 상경투쟁 등 강도 높은 투쟁을 벌여 기필코 KEC 곽정소회장을 국정감사장에 불러내게 하겠다는 각오다.

▲ 14일 오후“KEC 노조말살 국정감사 촉구 3보1배"에 나선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조합원들이 휴식시간에 물을 나눠마시고 있다.이명익기자
▲ 1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KEC 문제 해결을 위한 야4당 공동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KEC문제를 다뤄 줄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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