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라 동지여!” 김준일지부장 쾌유기원 촛불...KEC노동자들 상경

▲이명박 대통령이  KEC 사태에 직접 개입해 문제해결을 가로막고 있음이 드러났다. 사진=노동과세계
“김준일동지 힘내세요!”, “책임자를 처벌하라!”, “직장폐쇄 철회하라!”, “전태일정신 계승하자!”, “KEC투쟁 승리하자!”, “현장으로 돌아가자!”, “김준일동지 모범따라 민주노조 사수하자!”

경북 구미 KEC 노동자들이 상경해 김준일 지부장 쾌유를 기원하며 촛불을 밝혀든 자리에서 KEC 사태에 청와대가 개입해 문제해결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구미지부에 의하면 청와대가 민주노조를 말살하려는 KEC 사측을 부추기며 사태 해결을 봉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EC는 지난 9월부터 공장에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정부가 우리를 밀고 있다, 노조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며 노동자들의 저항을 조롱했다.

민주노총 구미지부는 “대통령이 한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전쟁을 선포하느냐?”면서 강력히 규탄하고 “정권은 짧지만 우리 노동자는 영원히 싸울 것이며, 정권이 명운을 걸겠다면 한 번 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 구미지부장 김준일동지 쾌유기원 KEC투쟁 승리 문화제’가 5일 오후 7시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한편 KEC 사측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KEC는 교섭을 통해 사태를 해결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김준일 지부장의 분신과 이후 조합원들의 결의를 담은 영상 상영에 이어 이시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지부장 분신 전후 상황을 설명하고 “현재 김준일 동지는 다행히 기도를 확보해 위급상황을 넘겼다”면서 “공장 안, 그리고 화장실에서의 폐쇄에 대한 두려움, 분노, 울분으로 가득차 매우 위험한 정신상태”라는 의사 소견을 전했다.

이시욱 부위원장은 “G20회의를 한다며 국격을 말하지만 하루에 46명의 노동자서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 사회가 정상이냐?”면서 “전태일동지와 김준일동지의 뜻을 이어받아 투쟁하자”고 역설했다.

▲ 정권은 짧다, 노동자는 영원히 싸운다, 정권의 명운을 걸겠는가? 사진=노동과세계
배태선 민주노총 경북본부 구미지부 사무국장은 “정권과 자본의 심장부인 이곳 서울에 왔다”면서 “9월부터 현장에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회사는 ‘정부가 우리를 민다, 노조는 절대로 우리를 이길 수 없다’고 했으며, ‘교섭해도 노조는 안을 내지 말라’며 망발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사업장 노동자들을 상대로 대통령이 전쟁을 선포해도 되느냐?”고 반문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KEC 노동자들을 만만히 보지 말라, KEC를 짓밟아 대구경북지역 민주노조의 씨를 말리겠다면 상대를 잘못 골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사무국장은 “정권을 내려앉히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무릎꿇지 않을 것이며 정권의 명운을 걸겠다면 해보라”고 말하고 “정권은 짧다, 우리 노동자는 영원히 싸운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KEC 노동자들의 강고하고도 완강한 투쟁을 경고했다.

이혜선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김은주 진보신당 부대표, 유원일 국민참여당 의원, 김영대 국민참여당 최고위원 등 야당 대표들이 무대에 올라 기업과 정부의 노동자탄압을 규탄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금속노조는 KEC 투쟁 승리를 위해 오는 11일 수단과 방법과 가리지 않고 총파업을 조직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몸을 불태운 김준일 동지의 불굴의 정신과 뜻을 이어 민주노조 깃발을 지키자”고 성토했다.

이어 “G20 회의를 할 때 우리는 파업투쟁으로 국격을 말하자”면서 “저들은 분열책동으로 노동자들을 갈라치기하지만 동지를 믿고 끝까지 함께 한다면 KEC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고 “현장으로 돌아가 촘촘히 동지들을 조직하고 서로 기대며 투쟁승리를 약속하자”고 격려했다.

노우정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40년 전 전태일과 함께 지금 우리 심장에는 김준일동지가 있다”고 말하고 “김준일동지는 KEC 조합원들의 생명과 기쁨, 보람을 위해 온몸으로 항거했다”면서 “김준일동지에 대한 의리를 다한다면 우리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부위원장은 KEC 조합원들과 함께 “김준일동지, 사랑합니다. 김준일동지 힘내십시오.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 KEC 사측과 이명박의 민주노조 죽이기가 김준일 지부장 항거분신을 불러왔다. 사진=노동과세계
KEC지회 조합원들은 오늘(5일) 곽정소 회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양재동 한국전자홀딩스를 찾아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전달하고 서울 한강성심병원을 들러 김준일 지부장을 만났다. 김 지부장은 지난달 30일 밤 구미 KEC 1공장 농성현장에서 사측과 경찰의 교섭제의를 빌미로 한 강제연행에 항의하며 시너를 붓고 분신했으며 오늘로 분신 7일째를 맞고 있다.

KEC 사측은 김준일 지부장 항거분신 후 민주노총과 야당들이 나서서 교섭을 중재하자 마지못해 3일 본교섭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섭에 앞서 점거농성을 먼저 해제하라며 버텼고 노조는 농성을 해제했다.

본교섭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는 점거 14일째 1공장 점거농성을 해제했지만 KEC 사측은 약속을 이행치 않고 있다.

노조 측 교섭위원 6명이 3일 오후 4시 본교섭 장소에 들어가자 회사는 “다음주 수요일(10일)부터 교섭하자, 매주 두 차례 하면 된다”면서 교섭일정을 무조건 미뤘다. 교섭을 통한 조속한 사태 해결을 원하는 노동조합은 성실교섭을 촉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어제(4일) 오전 10시부터 재개된 교섭에서도 같은 입장만 되풀이했다.

KEC지회 교섭위원들은 이신희 사측 교섭대표에게 “김준일 지부장 분신 사태 관련해 사과하라”고도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사과할 게 없다”며 뻔뻔스러운 태도로 일관했다. KEC지회 조합원들은 사측의 기만적이고 오만불손한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김준일 지부장 분신 후 지난달 31일부터 서울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매일 지부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금속노조는 오는 11월11일 KEC 투쟁 승리를 위해, 또 G20을 규탄하며 전국 총파업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KEC 사태 배후는 청와대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KEC 노사문제에 개입해 민주노조를 말살하려 KEC 자본을 부추겼던 것이다. 대구경북지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투쟁하고 있는 민주노조 씨를 말리기 위한 이명박 정부의 노동자탄압 행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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